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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라이터 Jan 06. 2021

삼성이 요즘 해외에서 듣는 말

서울라이터즈레터 12월 30일호

"사람을 좋아한다는 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정신질환이랑 비슷해." 


하루키의 신간 소설 [일인칭 단수]에 나오는 문장인데요. 이 말을 살짝 바꿔 보자면, 

"새해를 맞는다는 건 보험적용이 안 되는 모험을 떠나는 거랑 비슷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021년은 인류의 대반격이 시작되는 해입니다. 답답했던 마스크를 벗어던지고, 폐허가 된 생활을 재건하는 희망의 시간이 될 거라고 믿어요. 2020년은 제 인생에서도  님의 인생에서도 오래 기억될 해일 텐데요. 코로나가 떠나간 후 우리에겐 어떤 변화가 찾아올까요? 또 어떤 모험을 떠나게 될까요? 모든 것이 불확실 한 시대에 한 가지 분명한 건 이글을 읽는 라이터님에게도 분명 올해보다 나은 날들이 찾아올 거라는 거예요! 2021년이라는 모험을 떠나기 전, 함께하고 싶어서 월요일이 아닌 수요일에 찾아온 서울라이터의 편지, 오늘은 동심을 자극하는 사례들 위주로 소개할게요. 


삼성이 요즘 해외에서 듣는 말

https://www.youtube.com/watch?v=98GXzGYwtn4

출처: Samsung


올해도 어김없이 정말 많은 브랜드들이 홀리데이 광고을 선보였는데요,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브랜드가 있었으니 바로 삼성입니다. 영화 UP을 연상시키는 친근한 얼굴의 남자가 주인공인데요. 얼마 전 은퇴한 후 갈 곳도 할 일도 없어 풀 죽은 남자 앞에 귀여운 토끼가 등장해요. 네 얘가 바로 진짜 주인공 엑시노스입니다.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마법 같은 기술로 남자의 새로운 도전, 새로운 출발을 응원해주는 엑시노스! 


근데 엑시노스가 뭐지? 새 폰이 나오는 건가? 테크라면 세제밖에 모르는 저는 궁금해졌어요. '엑시노스는 삼성의 스마트폰용 통합칩이다'. 칩이라면 감자칩 밖에 모르는 저는 또 검색을 해봤어요. 그리고 사뭇 비장한 기사를 발견했습니다. "엑시노스는 삼성전자가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하기 위해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핵심 사업이다. 최신 삼성 엑시노스 프로세서는 5G 모뎀을 탑재해 고해상도 영상 등 대용량 스트리밍 서비스를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 신경망 처리장치(NPU)가 적용돼 지능형 카메라, 가상·현실을 연결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확장 현실(Extended Reality, XR) 같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환경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 드럽게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을 따뜻한 인간미 뿜뿜하는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표현했다니 정말 광고 만든 팀 칭찬해~ 제목도 <Exynos : Thank you>, 연말연시 분위기에 얼마나 시의적절한가요. 댓글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인데요. 그 와중에 'I love Samsung'이라는 댓글들이 종종 눈에 띄어요. 세상에나, 내 새끼 밖에서 칭찬받는 걸 보기라도 한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는 건 왜일까요. 영상을 보며 살며시 국뽕에 취해보았답니다. 




본격 동심 파괴하는 컨셉 천재

https://www.youtube.com/watch?v=AiY-n6tqsAw

출처: Liquid Death


컨셉에 진심이기로 유명한 생수 스타트업, 리퀴드 데쓰 아세요? 저는 처음에 패키지 디자인만 보고 흑맥주나 데킬라 같은 건 줄 알았는데요. 그냥 캔에 담아 파는 생수 브랜드래요. 물을 플라스틱이 아니라 캔에 담아 파는 이유는 플라스틱보다 캔이 훨씬 더 재활용되기 때문이래요. 또한 판매금액의 5센트를 환경을 위해 쓰는 이 천사 같은 브랜드의 컨셉은 지독한 악마입니다. 컨셉 과몰입이 얼마나 심한지, 할로윈에는 주술사를 불러서 물에 온갖 저주를 퍼붓기도 하고, 아이 이름을 악마로 지어주는 이벤트도 열고, 최근엔 데쓰 메탈 앨범을 내기도 했는데요. 재밌는 건 이 앨범의 전 곡이 SNS에 올라온 리퀴드 데쓰를 향한 악플들, 예를 들면 'Fire your marketing guy(마케팅 담당자를 해고해라)' 같은 내용을 제목으로 했다는 거예요. 


출처: Liquid Death


최근에는 리퀴드 데쓰가 자비 없이 동심을 파괴하는, “Cutie Polluties” 만들었습니다. 일명 '귀요미 오염이'들은 쓰레기가 바다로 들어가면서 끔찍하게 변한 봉제인형들인데요. 코에 빨대가 꽂힌 채 피를 흘리는 '트래쉬 더 터틀', 플라스틱 병에 찔린듯한 '웨이스티 더 웨일', 그리고 비닐백에 목이 졸려 질식할듯한 '서퍼즈 더 씰' 3종입니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이 인형들은 홈페이지에서 실제로 75달러에 판매되고 있어요. 수익금의 절반은 해양 보존 단체에 기부한다고 해요. 자칫 지루하게 들릴 수 있는 친환경 메시지를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전하는 일명 펀쿨섹 악마들이 요기 있었네요. 





일주일 만에 유튜브에서 난리난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t2Mth-M0jGI

출처: Ballantine’s


요즘은 나를 탐구하고 나에 집중하는 시대잖아요. 또 소셜 계정을 여러개 운영하며 본캐와 부캐로 존재하는 시대이기도 하고요. 진짜 나와 SNS에 보여지는 나는 정말 같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며 위스키 브랜드 발렌타인은 색다른 실험을 했습니다. 스페인에서 선보인 'Me and my other Me(나와 또 다른 나)' 캠페인은 일주일 만에 500만뷰 이상을 기록하며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었는데요. 


발렌타인 한 잔씩 따라 놓고 대화를 나누는 사람이 보여요. 대화 상대는 짜라란~ 바로 데이터 분석을 통해 홀로그램으로 만든 나 자신! 현실의 나와 디지털 아바타인 나에게 같은 질문을 던져 봅니다. 그런데 그 둘의 답이 일치하지 않아요. 예를 들어 '당신은 자신감이 있나요?'라는 질문에 현실의 나는 '예전엔 없었는데 지금은 자신감이 생겼어요. 나이 들수록 더 자신감이 넘쳐요'라고 대답해요. 그런데 디지털 아바타는 '(자신감이 없어서) 남자를 유혹하는 방법을 여러 번 검색해봤어요' 라고 말하고요. 또 다른 질문은 '과시하는 걸 좋아하나요?라고 물으면 현실의 나는 '사람들이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길 원해요'라고 답하지만, 디지털 아바타는 '내가 올린 사진 중 92프로는 유명인 옆이었어요' 라고 팩폭을 가하는 거예요. Stay True라는 브랜드 정신을 이야기하기 위해 실제로 이뤄진 실험영상 이었습니다. (아직 스페인어 영상뿐이라 번역본이 없어 송구스럽습니다)


명상을 하다 보면 떨어진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 꼭 안아주고 위로해주는 마음속 시뮬레이션을 반복해야 한다고 해요. 영상을 보며 명상을 통하지 않더라도 머지않아 AI로 만들어진 여러 연령대의 나와 마주 앉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어요. 크리에이티브와 데이터 과학의 결합, 정말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요? 




반짝반짝 동심으로 빛난 거리


출처: Design Boom


어느 때보다 힘들었던 한 해를 마무리하며 특별한 축제를 준비한 사람들이 있어요. 스코틀랜드의 Newburgh라는 곳인데요. 도시의 가로등 디자인을 가장 어린 시민들에게  맡긴 것이죠.  바로 초등학생 어린이들의 그림을 반짝이는 조명으로 바꾸어 거리를 장식한 건데요. 루돌프부터 펭귄 산타, 천사까지 크리스마스를 맞아 즐거운 아이들의 그림을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뒤바꿨습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 좋은 위안이 되었을 것 같아요. 


더보기 https://bit.ly/37UIGH0




 

깨알 테크뉴스 선물세트

페이스북이 선보인 새로운 숏폼앱 두 가지


뮤지션과 함께 15초 콜라보를 할 수 있는 숏폼 뮤직 비디오 Collab(콜랍), 그리고  라이브 방송하는 동안 셀럽에게 디지털 선물을 사주거나 소통하고 셀피도 찍을 수 있는 앱 Super(수퍼)입니다. 유튜브도 지난여름 유튜브 숏츠라는 플랫폼으로 숏폼 시장에 진출한 바 있는데요. 틱톡의 어마 무시한 인기에 긴장탄  IT 공룡들이 속속 숏폼 컨텐츠로 승부를 보고 있네요.


더 보기 https://tcrn.ch/3rG6pTg


딥마인드 근황, 바둑 떼고 바이오로 간다


2016년 이세돌과 세기의 대결을 펼쳤던 딥마인드의 알파고, 알파고 이후에 알파고 제로, 알파 제로, 뮤제로 등 무서운 속도로 개량된 AI들을 선보인 딥마인드, 이제 바이오의 영역에 도전합니다. 인간의 생명에 필수적인 단백질과 관련하여 50년간 생물학에서 풀지 못한 문제, 단백질이 접히는 모양을 파악하는 문제를 풀기 위해 도전하는 건데요. 인공 지능이 과학의 새로운 발견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더 보기 https://bit.ly/3mXfzHa


아마존 자율주행 택시 zoox 대공개 


아마존 자율주행 택시는 기사로 많이 보셨을 것 같아요. 애플도 자율주행차를 만들겠다고 선언하면서 자율주행차 경쟁에 가속도가 붙을 것 같은데요, 자율주행차가 나올 때까지 차를 사지 않겠노라 선언했던 저에게도 드디어 새로운 차가 생길 날이 성큼 다가온 것 같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영상으로 죽스를 만나보세요. 근데 한국어로 쓰니까 죽스....라니 어쩌죠, 아마존?


https://www.youtube.com/watch?v=3r7PEl0tMSk




깍두기 코너: 콘텐츠산업 결산과 전망 자료 공유


지지지~난호에서 콘텐츠 산업과 관련된 키워드를 정리한 글 공유했었는데요. 그때 원본이 보고 싶다고 혹시 출처를 아시는 분 계신지 여쭤봤었어요. 그 자료가 이제 공개되었습니다. 2020년의 콘텐츠 관련 정리가 데이터화 되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요, 컨텐츠 관련 전분가 분들의 전망까지! 유익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아래 자료 받기를 클릭하시면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피로 연결돼 다운로드할 수 있답니다. 

자료 받기 https://bit.ly/38CHmHG


이제는 콘텐츠 주도권이 독자와 시청자에게 있는 시대라고 하죠. 트렌드도 알아야 하고 소비자도 연구해야 하고 쉼 없이 공부하고 분석해야 하는 시대라는 건데요.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가 바쁘다 진짜 바빠 데이터 사회가 될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렇지만 오늘도 함께 이런저런 트렌드를 살펴봤으니 라이터님, 우리 한 주 치 공부는 기분 좋게 끝낸 걸로 해요! 


오늘 레터에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흥미로우셨나요? 라이터님의 생각과 이야기가 궁금해요. 아래 버튼을 누르고 오늘 가장 흥미롭게 본 베스트를 뽑아 주세요. 그럼 다음 주에 또 만나요, See 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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