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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에이티브 런던 Oct 15. 2019

은행도 팬덤을 만들수 있다?

머리아픈 은행업무라는 고정관념을 뒤엎은 유럽의 핀테크 리더들

DIGITAL BANK


한국에도 최근 랜딧, 카카오뱅크와 같은 디지털 금융서비스가 생겼다는 소식을 작년에 아마 처음 접하고 꽤 놀랐던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카카오가 있어서 가입하고 싶었지만, 한국 모바일 서비스 가입자가 아닌 나는 불가능해서 안타까웠다. 아무튼 서비스들이 어느만큼 대중적이고 이용자들에게 가까운지는 모르겠지만, 전통적인 은행이 제공해주지 못하는 서비스를 디지털, 인터넷을 통해 해결하는 접근방식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영국 런던에 사는 내게 온라인 뱅크 카드 사용이 일상적으로 자리잡은지 2년이 넘었다.

Monzo, N26, Revolut 이 가장 흔하며, 나는 당시 친구들사이  Monzo 붐이 일때 처음 사용한 디지털 은행이었다. 이후 사용편의성으로 굳이 다른 서비스를 찾을 필요가 없어서 계속 Monzo를 이용중이다.

지난 2년여간 진화를 거듭하면서 3개사가 제공하는 기능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이다. Revolut 은 블록체인 거래관련 서비스가 있다는 차이가 있지만, 굳이 내겐 필요없으므로 매력을 못느꼈다.

이 디지털 은행이 대중화되면서, 전통적인 은행들도 정말 허접하기 짝이 없던 앱들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개발하면서 기능을 향상시켰다. 현재 나는 한개의 전통은행을 주 수입용 (월급 및 저축) 로 사용하고, Monzo 를 주거래용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 세개 은행의 공통점은 전통적은행에서 가장 기본기능인 체크카드식의 서비스가 메인이라는 점이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렇게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그럼 돈은 어떻게 벌까?


2019년 현재 영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3개의 디지털 은행의 현재에 대해 마케터 & 창업바라기의 입장에서 정리해보았다.

(정보는 영국의 미디어 및 언론의 기사를 바탕으로 정리)



사용자의 입장에서 디지털 뱅크를 좋아하는 이유


매우 명확한 USP 를 가지고 있는 서비스이다.

[전통은행들과는 다른 서비스]

음. 술 거하게 마시는 날에는 미리 한도 설정해놓고, 카드도 정지해놓읍시다....! 몬조의 DRUNK 모드


- 수수료가 매우 투명하다

- 실시간 알람으로 내 거래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바로바로 화인된다

- 일부 온라인 거래는 (비정기적) 내가 모바일로 승인을 해줘야 결제된다.

- 도난시 바로 앱의 클릭 한번으로 카드정지 가능하고, 새 카드를 받을 수 있다 (빠른 배송)

- 월간 저축액과 소비액 관리를 한눈에 보고 관리하게 쉽게 만든다.

- 외국에서 사용이 매우 편리하다 :

1) 결제시 수수료 없음

2) 현금인출시 일정금액까지 무료 가능

3) 정직한 환율 적용: 가장 환상적인 혜택이다. 해외에서 사용할때 현지 통화로 결제하면 환율이 매우 정직하게 적용된다. 10만원 사용시 몇천원 정도의 환율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수준이다.

*일부 거래시 현지통화로 결제할지, 영국파운드로 전환된 상태로 결제할지 선택하는데, 무조건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게 이득이다.

- App 과 카드 디자인이 세련되었다. :)


[영국의 전통적 은행의 엄청난 문제점들을 해결해주는 서비스]

- 빠른 응대!!! 영국에선 절-대 생각못함!

- 차별없는 은행서비스!!! : 신분만 증명되면 외국인이라고 차별을 두지 않는다.

나처럼 이런 영국의 오만한 은행서비스들에 대비해 편리함과 고객중심의 사용성을 보장하는 방식때문에 많은 팬들이 금새 생겼다.

(한국에 비해, 영국은 정말 은행업무가 불편하다. British Efficiency 라는 비꼬는 말로 영국의 비효율성의 극치를 경험하려면 영국 전통은행 지점에 가보면 된다.)


고객 커뮤니티의 강화와 팬덤의 형성

전통적 은행에서 부당하다고 은근하게 느꼈지만 당연했던 서비스들이 개선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부당하다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서비스가 설계되었다.

은행거래에 사람이 빠지면서, 직접적이고 직설적으로 서비스 흐름을 만들었다는 아주 심플한 혁신이었다.

팬덤이라고 까지 말하는 이유는,금융 회사로서 타격을 입을만한 고객정보 해킹이슈였음에도 불구하고 가입자 이탈률도 적었고, 가입자는 여전히 증가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고객정보에 대한 불안함이 있긴 했지만, 전통은행도 해킹등으로 카드 정보 도용 피해가 만연하고, 피해도 늦게 처리된다. (적어도 영국에서는) 그러나 이들 은행은 오히려 문제 발생시 정직한 문제 발생 공지 및 추후 해결점을 공개하면서 빠르게 대응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니 이슈가 되도록 크게 떠든다.

구글 서치와 트위터 팔로워 숫자 결과 N26는 주로 독일, 나머지 3개사는 영국기반이다. 인스타그램의 팔로워수도 대략 비슷한 비율이다.

매력적이고 워너비 롤모델이 되는 창업자들의 철학과 스토리또한 밀레니얼세대에 어필한다.

85년생 CEO 톰 블롬필드와 대표 디지털 뱅크별 CEO의 주목도 (출처 : 더 타임즈 & Buzz Data)


Deep Customer Connection & Transparent Transaction  고객과의 연결 & 투명한 거래

다른 유럽국가는 모르겠지만, 영국에서 은행 서비스를 사용해본 사람들은 공감할것이다.

은행 서비스 프로세스나 서비스가 얼마나 정이 떨어지고 멍청하게 설계되었는지. 간단한 거래내역서 받는것 조차 참으로 힘들게 한다. 또 쓸데없는 우편은 얼마나 많이 보내는지 모른다.  

무엇보다 결제 즉시 바로바로 앱을 통해 내 거래내역을 확인하는 것 또한 엄청난 편리함이다.



사람보다 App 선호. 슬프지만 비대면적인 방식으로 고객과 마주하는 앱에서 고객 관여도가 크다.

훨씬 더 고객 Engagement 가 강하다. 가장 간단하게는 고객 커뮤니티의 활성화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커뮤니티 담당자가 가입자와 소통하고 의견을 나눈다.

서비스를 시작할때도, 내 편의와 목적에 따라 앱 기능을 커스텀할 수 있다.

디자인적으로 강한 브랜드인 N26의 경우 가입자중 약 25%가 본인의 카드 디자인 컬러 선택에  꽤 시간을 들인다고 한다. 그리고 기능으로 승부하는 Monzo는 최근에 조인트 계좌 서비스가 새로 생겨서, 나와 남자친구는 굳이 은행에 갈 필요없이 바로 Monzo 조인트 계좌를 다시 만들어서 나의 기본 계좌에 추가함으로써 한번에 관리할 수 있게되었다. 그리고 나는 현재 3개의 목적으로 다른 계좌가 있는데, 나의 재정상황에 맞춰 커스텀하여 사용하고 있고, 관리 내역 및 출처등을 세세하게 보느라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매력적인 디지털 은행

투자자 입장에서는 언제나 밀레니얼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은 환영한다. 전통적인 서비스의 파워가 강한 은행이라는 인더스트리에 젊은 브랜드 정체성과 함께 Fan 과 커뮤니티문화가 조성된 강력한 서비스라는 점은, 기존의 은행이 제공하지 못했던 매력적인 가치이다.

(이런 부분에서, 한국의 현대카드 시리즈가 성공했을때 인더스트리에 가져온 혁신을 생각하면 더더욱이 디지털 시대에 한국 핀테크가 인터넷을 잘 이용한 서비스 확장이 없다는게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초기 투자비용이 낮아 리스크가 덜하다는 점이다. 로열티를 구축하기 어려웠다면, 낮은 창업비용으로 진입장벽이 낮아져 블루오션이 사라질 수도 있었을것이다. 그러나 한번 만들어진 강력한 커뮤니티는 후발주자들이 이들을 뛰어넘지 못하게 하는 강력한 진입장벽을 만들어주었다.


현재는 베를린 베이스의 N26이 가장 많은 투자와 크라우드 펀딩 (약£538M) 을 이끌어 냈고, 영국 런던 베이스의 Monzo Revolut 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1M 이 약 14.9억이다.


가입자 정보에 대한 내용은 아래 기사로 대체하겠다.


아직 수익모델은... 매출은?

Monzo 의 경우 2018년 적자가 약 £47M 으로 그전년도 2017년의 £30M 에서 약 50%가 늘었다.

Revolut 은 2018년 내역은 아직 미공개되었다. 동유럽으록 기술팀이 있어 인건비가 적어서 그런지 2017년 공개 적자액은 £6.5M 수준이지만 그 전년도 2016년에 비해 역시 50% 정도 적자폭이 늘어났다.

현재 Revolut 은 미주, 아태지역 진출을 준비하고 있어 2019년의 투자금액은 더 늘고, 적자도 더 커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 3개사를 닥달하지 않는다. 이들의 투자포인트는 당연히 디지털 기반의 가입자와의 강력한 연대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 핀테크사들도 서비스 초기에는 App 서비스인 만큼 마케팅 비용을 크게 쓰지 않았다. 그러나 투자금액이 늘어나면서 가입자수 = 잠재수익으로 인식되면서 점점 많은 비용이 마케팅에 쓰여지고 있다.

올해부터인가? 가입자 지인 추천시 커미션을 주기 시작했다.  옥외 광고는 물론, 2019년 처음으로 TV 광고까지  시작했다.


전통적인 은행도 가만히 있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은행은 Monzo 의 디자인 스타일을 완전히 배낀 App 을 출시했다. 일부 영국 전통의 지역은행은 연합을 통해 공동 디지털 앱 출시를 준비중이다.



일단 기존은행의 대출이자 및 예금, 투자 등의 방식과는 다른 수익모델을 발굴중이다.

1) 파트너쉽을 통한 수익채널 모색

보통 뱅커와 은행은 악마처럼 묘사되기도 하는데, 요즘의 디지털 뱅크들은 조금 더 다르다.

보다 윤리적이고 모든 사람을 향한 디지털 서비스.


우리가 은행 정보가 필요한게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자.

다달이 나가는 청구서들. 고지서들. 매달 결제일을 정한다.  

몬조의 경우 그들의 철학을 함께하는 회사와 파트너쉽을 맺고 해당 회사의 서비스를 몬조를 통해 결제하는 가입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자연친화적 에너지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Octopus Energy 와 OVO 와 파트너쉽을 맺고, 해당 회사로 몬조를 통해 가입할때  파트너사로 부터 커미션을 받는 형식이다. 전형적인 제휴 마케팅이다.

그리고 해외 송금서비스는 이들과 같이 환율 적용과 수수료가 투명한 Transferwise 를 플러그인 서비스로 제공하면서 영국내에서만 한정되는 거래와 현금서비스를 확장하고 역시 일정 (적은) 수수료를 커미션으로 받는다.  아니 정확하게는 전통적인 은행회사들이 쉽게 제공하지 못하는 서비스에 대항하는 연합군을 구성하여 수익을 나눈다.


2) 프리미엄 유료회원 금융서비스

또한 유료가입서비스를 (프리미엄) 통해 보험, 증권 등에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역시 그들 핀테크와 같은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과의 연합이다.

N26은 현재 독일에서만 한정되어 있지만, Auxmoney 라는 대출 핀테크회사와 파트너쉽을 맺고 대출 서비스를 제공한다.

Monzo 는 유료서비스는 아니지만, 일부 충성고객을 대상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사용자이자 투자자가 되는 방식도 취한다.


지금까지는 아직도 가입자 유치 및 마켓 확장에 집중하는 편이지만, 이제 늘어난 가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수익모델 개발중에 있다.

체크카드로 시작해서, 사용자 경험을 강화하여 팬덤을 만들어 가입자를 만든후, 다시 이 플랫폼에서 두터운 가입자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수익모델 발굴을 시도하는, 조금은 장기적이고도 단계적 성장을 꾀하고 있다.

전통적인 은행이 담당하던 영역을 바로 목표로 하고 경쟁하지 않는다. 바로 전통적인 은행들이 외면하거나 크게 생각하고 있지 않던 영역을 개척하고 있기 때문이다.  면대면이 아닌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 경험중심으로 만들어진 서비스인 만큼, 그 기본 가치 역시 쉽고, 빠르고,  효율적인 금융서비스. 은행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몬조의 미션은 다음과 같다.

Make Every Money Work for Everyone         
평등하고 투명하고 편리하게 돈을 관리하게 하는것.

 

비록 현재는 적자지만, 두꺼운 가입자층과 장기적인 비전과 잠재력을 보고 투자하고 있기에, 비용을 써서 더 많은 가입자가 플랫폼에 올라앉는것을 기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역시 데이터의 힘

데이터를 다루는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나는 Monzo 카드의 이용자로서 대부분의 거래를 이 카드로 하고 있다.내 소비습관의 정보를 내가 App 을 정기적으로 살펴보면서 파악할 정도로 엄청난 정보를 관리하고 보여주는데, Transaction 데이터가 지니는 엄청난 마케팅적 가치를 생각할때, 데이터 사용의 법적이슈에서 어떤 장치가 마련된다면 이 회사들은 구글은 좀 어렵겠지만, 페이스북보다는 더 높은 가입자의 마케팅 가치가 평가될것이라 생각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이 내 개인에 대해 연말정리를 해주고, 스포티파이가 올해의 음악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 이들 디지털 은행은? Year in Monzo. 바로 올한해의 나의 소비습관과 패턴을 보여준다.



데이트 앱에 내가 직접 작성한 나의 프로파일보다 내자신에 대해 더 잘알고 있다는 몬조.




I will MONZO you50,000 won.
내가 몬조할께. 5만원 돈 보낼께.

이말은 실제로 영국에서 친구들사이에 쓰고 있는 말이다. Monzo. 돈을 보내다 또는 거래하다 등.

우리가 검색하다라는 말대신 I Google it.이라고 한다. 이제 구글은 정보검색 관련된 행를 통칭하는 동사처럼 쓰이는 것이다.


평등하고 투명하고 편리하게 돈을 관리하게 하는것.

당연한데 우리가 은행은 뭔가 돈을 다루고 권위도 있어야 하니까, 마치 정부기관 대하듯 그렇게 어렵고 불편해도 감수해야하는 대상으로 대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밀레니얼은 당당히 아닌것을 아닌것이라 말하기에 이런 문제점을 해결한 디지털 은행 서비스가 빠르게 확장되는것이 아닐까.  




어찌보면 현대카드같은 스타일 컨셉을 이미 도입한 한국. 게다가 은행업무의 효율성.  거래의 투명성만 해결한다면, 한국의 기술의 질적 수준이 집약되서 엄청난 글로벌 핀테크가 나올것 같다.

외국에서 들어온 이상한 블록체인같은거나 다른 디지털 금융서비스로 인해 유튜브에 잠식되듯 한국 금융회사가 잠식되는 디지털 세상이 오지 않기를 바란다. 아니, 반대로 한국에서 글로벌 마켓의 메인플레이어로 활약할 수 있는 핀테크 서비스가 나오기를!

독일의 N26이 유럽국가 전체적으로 잘 확장된것 처럼, 개발은 한국에서하고 글로벌향의 마켓을 대상으로하는 핀테크가 나올수도 있겠다는, 자신감 부족한 확신을 가진다.

런던에 살면서 기획하는 한국인으로서, 마지막은 조금 느끼한 국뽕으로 마무리.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의 강국 스웨덴에서 출시된 후발주자 핀테크  Northmi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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