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20대 초반의 남자회원이 친구들과 풋살을 하다 다쳐왔다. 간단하게 응급처치를 받아왔는데, 발목과 엄지손가락에 부목을 댄 채로 절뚝이며 걸어 들어왔다. 사실 이 회원은 바디프로필 촬영을 얼마 남겨두지 않았을 정도로 운동을 잘하는 회원이다. 다치거나 아프면 병원 가기 전에 먼저 오라는 얘기가 생각났는지, 수업일정에 맞춰 몸상태를 상의하러 나온 것이다. MRI(자기 공명영상, 강한 자기장 내에 위치시킨 인체에 라디오파를 전사해서, 반향 되는 자기정을 측정하며, 영상을 얻는 진단 검사)를 예약해 놓고 온 걸로 봐서는 꽤 통증이 심했고, 의사에게 수술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매우 걱정을 하고 있는 듯 보였다. 다친 지 삼일 정도 지났고, 대화 중 찡그리는 표정 하나 없는 걸 보면 뼈의 문제는 아닌 듯 보여 재활을 해 보자고 제안했다. 5분간의 재활을 통해, 발목과 엄지손가락 모두 인대손상 및 단순염증으로 인한 통증으로 보여, 발목과 엄지손가락의 가동범위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종아리운동(Standing Calf Raise)과 손목운동(Wrist Curl)을 실시하였고, 그 즉시, 증상이 호전되어 스케줄대로 하체수업을 하였고, 다음날은 엄지손가락의 가동성을 다 회복하기 위해 팔운동을 하였다. 수술까지 생각했던 증상은 해프닝으로 끝이 나며, 단 이틀 만에 완치되었다.
나쁜 움직임을 통해 얻은 부상은 좋은 움직임으로 고쳐야 한다
인대와 같은 조직의 손상으로 인한 통증은 대부분 염증이 신경을 건드려서 온다. 때문에 환부와 가장 가까운 근육의 가동성을 만들고 저항을 주는 운동을 실시하면 그 근육으로 피가 쏟아져 들어오는 대사를 하기 때문에 쉽게 재활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원처방은 움직이지 못하도록 고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다시 다칠 때처럼 잘못 움직일까 봐 그렇게 처방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사실 잘못된 처방임은 분명하다. 부목이나 깁스로 고정을 하면 근육이 줄고, 오히려 대사를 못하기 때문에 염증도 오래간다.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거나 근육량이 적은 사람들일 경우, 매우 빠르게 관절이 굳게 되어 그 부위의 가동성이 심각하게 줄어들 수 있다.
스포츠 행위는 동작의 반복을 통해 생긴 근육때문에 버텨줄 뿐 관절의 건강은 영원하지 않다
우리가 흔히 운동이라고 착각하는 스포츠 행위들을 예를 들어보자. 과연 그 행위들이 관절에 좋은 움직임일까? 당연히 아니다. 익스트림 스포츠와 같이 관절의 유연성이 많이 요구되는 움직임일수록 우리의 관절은 그 행위를 원하지 않는다. 단, 계속 움직여, 그 움직임을 위한 근육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문제없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대부분 부상으로 인해 그 움직임을 멈추게 되고, 그로 인한 근손실로 이전과 같은 동작이 불가능하게 되면, 그 스포츠에서 은퇴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근육이 손실될 나이가 되면 자연적으로 근육이 빠져 관절이 보호받지 못한다. 즉 부상이 오는 것이다. 대부분의 스포츠 선수들의 은퇴가 빠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상대적으로 관절의 쓰임이 적은 골프조차도 편측스윙을 계속하기 때문에 그 스윙을 위해 사용되었던 근육이 손실되는 시점에서는 부상이 올 수밖에 없다.
관절이 좋아하는 움직임을 알 수 있다면,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우리 몸에는 187개의 관절이 존재한다. 우리가 매우 자주 쓰는 손가락 관절을 보자. 한 손가락을 움직일 때도 3개의 관절이 작동한다. 이 손가락 관절이 좋아하는 움직임은 간단하다.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는 단순 직선의 움직임만을 좋아한다. 그래서 필자는 40대부터는 비닐봉지에 무게를 담고 오랫동안 쥐고 다니지 말 것을 권한다. 비닐봉지를 잘 쥐었다 할지라도 시간이 흐르면 손가락모양이 흩뜨려 져, 손가락 관절이 좋아하는 움직임을 벗어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집안일(특히 요리, 설거지 등)을 할 때, 물건을 쥘 때도 좋은 관절자세를 취하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다. 손목은 어떠한가. 태권도 지르기 자세에서의 손목동작을 보면 답이 있다. 새끼손가락과 손목이 일직선을 이루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손목을 잘못 사용하고 있다.
관절이 좋아하는 방향 (새끼손가락 쪽 정열이 일직선이 되어야 한다)
관절이 싫어하는 방향 (손목과 손가락 관절이 고통받고 있다)
때문에 연령이 증가할수록 손목과 손바닥에 염증이 쌓여 관절염이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관절의 움직임을 바꾸기보다는 정형외과에서 주는 스테로이드 주사치료에 빠져드는 것이다. 말 그대로 신경을 괴사시켜 순간적으로 통증이 없어진 것인데, 주사를 맞은 사람들은 통증이 없어졌기 때문에 완치된 줄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곧 더 큰 통증과 마주하게 된다. 스테로이드 주사로 인해 통증이 사라져 잘못된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더 많은 염증이 쌓일 수밖에 없다.
재활의 정석은 주사나 수술이 아니라 잘못된 움직임을 제거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내 관절들이 좋은 움직임의 관성을 가지도록 노력하는 것이 먼저다. 그러한 관성이 관절을 지지하고 견인하는 근육 성장을 만들면 완치가 될 것이다. 때문에 의사는 완치시킬 수 없지만 근육은 완치시킬 수 있다. 근육생성과 관련된 의사들의 임상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좋은 방법을 유도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얘기하면 대부분 사이비 취급을 할 것이고, 그 또한 필자가 감당해야 될 몫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 특히 한국사회의 의료시스템은 의사의 말 한마디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권이든 제발 의료민영화를 이뤄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