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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지훈 Aug 03. 2023

페미니스트 판타지아(ft. 필리스 슐래플리)

신간 안내

페미니스트 판타지아

Feminist Fantasies




            

책소개     


미세스 아메리카의 귀환     


ERA를 아시나요?     

Equal Rights Amendment의 약자로, 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기 위한, 미국 헌법수정안을 가리킨다. ERA는 1972년에 미국 의회에서 통과된 이후, 최소 38개 주의 비준이 필요했다. ERA 비준에 동의한 주가 충족될 거라고는 평이 대세였다. 한마디로 ERA 수정안이 헌법에 포함된다는 건 기정사실이었다.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동일한 권리와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성차별을 금지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으니 누구라도 동의할 법했을 것이다.     


센 언니들도 ERA 찬성 운동에 대거 합류한다. "미즈Ms"라는 호칭을 만들어낸 글로리아 스타이넘과, 흑인 여성으로는 최초로 대통령 후보 경선을 치른 셜리 치점, 페미니스트 철학자 겸 베스트셀러 작가(여성의 신비) 베티 프리던, 페미니즘의 대모 벨라 앱저그 의원 등, 쟁쟁한 셀럽들이 ERA 운동에 적극 참여하고 로비도 벌인다.      


이때 여섯 명의 자녀를 둔 엄마가 등장한다. 이름하여 ‘필리스 슐래플리.’ 미드 "미세스 아메리카"에서 여주 케이트 블란쳇이 연기한 그분이다. 『필리스 슐래플리 보고서』를 통해 ERA에 관한 소신을 널리 알리면서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진다.     


성평등을 이루겠다는 게 뭐 그리 나쁜 거라고 다둥이 엄마가 나섰을까? 필리스 슐래플리는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인재로, 레이건과 트럼프 대선 당시 킹메이커 역할을 했고 정치와 군사 등, 지식도 해박해서 책도 많이 썼다. 그녀가 쓴 『선택하라A Choice Not An Echo』는 미국에서 무려 300만 부가 팔렸다.     

슐래플리의 작품 중 『페미니스트 판타지아Feminist Fantasies』를 최초로 소개한다. 그녀가 ERA를 적극적으로 저지했던 이유가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쟁쟁한 셀럽들과의 한판 대결에서 승리하게 된 원인은 현대인들이 곱씹어볼 만한 교훈이다.         


 

작가소개 



필리스 슐래플리     

미국의 여성 인권 운동가 겸 정치 활동가로 20세기 후반에 미국 정치와 사회에서 주목을 받은 인물이다. 1924년에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났으며, 2016년 별세하기 전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다. 슐래플리는 보수적인 입장으로, 1970년대 "Stop ERA" 캠페인을 주도하여 "성평등헌법수정안(ERA)" 반대 운동을 벌였다. ERA가 되레 여성의 특권을 침해하고 가족의 구조를 약화시킨다는 소신 때문이었다. 그녀는 보수성향의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으며 미국의 여성 인권 운동에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감수해제 


오세라비     

저술가/칼럼니스트/강사/사회평론가/독립연구자/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저서 

『그 페미니즘은 틀렸다』(2018)

『그 페미니즘이 당신을 불행하게 하는 이유』 공저(2019)

『페미니즘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공저(2020)

『성인지감수성 트러블』 공저(2020)

『도박에 빠진 청소년』 공저(2020)

『사지로 내몰린 청소년들』 공저(2023)          


옮긴이 


유지훈      

전문번역가. 저서로 『남의 글을 내 글처럼』과 『베껴쓰기로 끝내는 영작문』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좋은 사람 콤플렉스』를 비롯하여 『월드체인징(개정증보판)』, 『아빠의 사랑이 딸의 미래를 좌우한다』, 『성공의 심리학』, 『왜 세계는 가난한 나라를 돕는가?』, 『전방위 지배』, 『퓨처 오브 레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미 정보기관의 글로벌 트렌드 2025』, 『걸어서 길이 되는 곳, 산티아고』, 『베이직 비블리칼 히브리어』, 『팀장님, 회의 진행이 예술이네요』외 다수가 있다.               



차례     


추천의 글

앤 코울터 

    

1부 혁명은 끝났다     

남편만 얻으면 된다

여성해방이라고?

필리스 슐래플리의 애국가

엄마도 일을 해야 할까?

남자아이는 원래 총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오페라를 공연한 밤

『미즈』, 인간의 본성을 발견하다

성혁명의 패배자들

포스트페미니스트 커리어 우먼

성폭행범, 영웅이 되다

행운은 ‘트로피 와이프’의 손을 들어준다

「워킹 걸」, 페미니스트의 통념을 박살내다

오지라퍼와 울보족

페미니스트의 정체성 위기

백악관 농장의 주인

힐러리 클린턴은 페미니스트의 영웅인가?

테러리즘, 페미니즘을 만나다

꼭대기가 다 행복한 건 아니다     


2부 미디어트렌드의 거울인가선구자인가?     

「크레이머 대 크레이머」

아기와 남편이 감당할 수 있을까?

매디슨 애비뉴와 모성

더러운 일을 대신 한다는 것

자유로운 성관계는 누가 원조일까?

법정 강간과 데이트 강간

소심한 사나이

고기는 썬다

논페미니스트 소설

초록은 동색이다

신화에 가려진 괴물

가족을 개조하다

「로즈 부부의 전쟁」


(중략)


페미니즘 이데올로기와 육아

아이가 있어야 할 곳은 가정이다

마미트랙과 선육아후취업

보육정치

이혼으로 해방되는 사람은 누구인가?

페미니스트가 기혼 여성을 공략하는 이유

결혼세 개혁의 두 얼굴

어린이집이 온 마을을 뒤흔들다

UN 아동권리협약 

추천의 글 | 해제                


    

출판사 서평     


2020년을 후끈 달아오르게 한 미드, 「미세스 아메리카Mrs. America」를 뒤늦게 시청했다. 최근 디즈니 플러스로 독점 방영권이 넘어왔는데 그에 코가 꿰인 이후(정말 「미세스 아메리카」만 보려고 했는데), 정기 구독료를 아직도 내고 있다.   

  

제작자를 자세히 확인하진 않았지만 리버럴 성향의 감독이 만든 드라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매우 부적절하고도 불쾌하게 주인공을 폄훼하고, 사실이 아닌 허구로 보수 여성운동가를 능멸하기까지 하니 말이다. 드라마를 보면, 실제로는 토론에서 밀리는 법이 없던 슐래플리 여사가 젊은 법조인 부부(와이프는 레즈비언)에 속절없이 수세에 몰리고 남편에게마저 수치를 당하는 장면이 있어 눈살이 찌푸려졌다. 논리 싸움으로는 안 되니 상상력을 발휘해서라도 ‘어그로’를 끌며 이기고 싶은 욕구가 발동하지 않았나 싶다. 작가는 여사가 의회에 입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겨냥해 그녀를 권력에 눈이 먼 여성으로 묘사했다.   

  

실제로 필리스 슐래플리는 6남매를 키우고도 학사‧석사는 물론이거니와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변호사에 사회운동까지, 하고 싶은 건 다 해본 여성이다. 그녀를 불러낸 페미니스트는 상대를 제대로 골라 정말 볼만한 싸움을 벌였다. 관전하는 국민도 ‘팝콘각’이 아니었으리라. 여사는 애당초 군사 이슈나 정치에 몰입해온 터라 성평등헌법수정안(ERA)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지만 지인의 당부에 못 이기는 척, 반대 패널로 출연한 것을 계기로 미국 사회에 만연한 여성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 이를테면, 전통적인 가정을 해체하고 여성의 특권을 되레 빼앗으려는 페미의 잘못된 사상에 맞서 여성운동의 대모로 부상한 것이다.     


실화에 바탕을 둔 드라마는 허구는 짜내도 팩트를 바꿔선 안 된다. ERA 부결은, (리버럴 페미 입장에서는) 배가 아프겠지만, 뒤집을 수 없는 사실이었다. ERA는 비준에 동의한 30개 주를 끝으로 10년 만에 폐기된다. 38개 주는 비준 동의를 얻어야 통과되는데 시한을 3년 더 연장하고, 글로리아 스타이넘을 비롯한 페미 셀럽들의 활약에도 ERA는 끝내 부결되고 만다.     


슐래플리의 여성운동은 대한민국에도 큰 귀감이 되고 있다. 유교 문화권에서 전통적인 가정을 중시하다 서양의 페미 문물을 접하면서 여성의 권익이, 권익에 머무르지 않고 권력이 되고 남혐이 만연하고 자유로운 성관계가 여성해방으로 인식되는 기현상을 우리는 목도하고 있다. 페미니스트와 PC(폴리티컬 코렉트니스)주의 및 좌파 사상은 초중고 교과서에도 침투해 학부모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중차대한 시기에 한국에도 슐래플리 여사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두 명 정도만 나와도 나라가 달라질 것이다. 과감한 전투력을 가진 여사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이는 가정의 생존뿐 아니라 자손의 안녕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아직도 여성이 해방되기를 바라는가? 이 책을 읽으면 어린이집이나, 남의 손에 좌우되는 육아가 마냥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도, 여성의 안위와 인권을 정말 걱정하는 사람도 판가름 난다. 누굴 생각하든 페미니스트는 아니다.     


슐래플리에 버금가는 행복한 페미니스트 롤모델이 있는가? 6남매를 훌륭히 키워낸 (올해의 어머니) 슐래플리와, 페미계의 여왕 스타이넘 중, 누가 엄마였으면 좋겠는가? 페미를 선택한다면 당신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한국 사회에 만연한 페미니즘의 열기를 식히고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맞추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책속에서     


교육 트렌드에 뒤처진 사람들은 이런 교육열의 실태를 알게 되면 충격을 받을 것이다. 게슈타포 검열관처럼 작전을 수행하는 페미니즘 조직은 초등 독서교재와 학교 교과서 및 진로 안내자료 등을 샅샅이 뒤져 청소년의 타고난 성적 특징을 언급한 글을 삭제해버렸다.     


1970년대 후반, 맥밀런과 맥그로우힐 등, 교과서를 발행하는 대형 출판사들은 ‘성차별 철폐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 향후 모든 교과서에서 검열‧삭제될 어구와 삽화와 개념을 조목조목 규정해두었다. 이 뻔뻔스럽고도 졸렬한 관행은 교자재를 통해 아무런 견제 없이 질주했다.     


예컨대, 여자아이가 뱀을 갖고 놀고, 사내아이가 헤어스프레이를 쓰는 사진을 보여줌으로써 성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고, 심지어는 학생에게 ‘3인칭 남/녀he/she(s/he)’ 같은 중립형 대명사를 강요함으로써 언어를 왜곡하려는 시도에도 인간의 본성이 변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 성 정체성을 바꾸려는 노력은 되레 청소년을 혼란에 빠뜨리고 어른에게는 좌절감을 키울 뿐이다. (1부 남자아이는 원래 총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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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많은 미디어가 ‘성해방’이 ‘여성해방’의 일환이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설득하는 걸까? 성혁명으로 여성들은 난잡한 플레이보이식 라이프스타일을 수용하면서 위험을 대부분 감수해야 했다.     


미디어는 대부분 낙태를 여성의 권리라고 말한다. 성행위는 두 사람이 벌이지만 ‘실수’에 대한 위험, 이를테면 몸이 망가지는 위험과 아울러, 아기를 살해하는 정서적인 트라우마까지 감내해야 하는 쪽은 여성이다. 여성은 착취를 당한다는 괴로움만 남게 될 것이다. 피임약도 대개는 여성해방의 또 다른 표상으로 선전하지만 재차 밝혀두건대, 걱정과 불안, 부작용에 따른 신체상의 위험은 여성이 감당해야 한다.     


질병은 어떤가? 여성이 더 많은 진통을 겪는다. 문란한 성생활은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난치성 헤르페스(포진)에 따른 궤양은 통증도 심하고 지속기간도 꽤 길다. 또한 성병은 나중에 태어날 아기에게도 피해를 줄 것이다. (2부 자유로운 성관계는 누가 원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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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제도가 여성에게 유리한 이유는 한둘이 아니다. 사람이 인생에서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랑을 하고 사랑받는 것 아닌가? 인류는 한평생 서로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더 좋은 보금자리는 찾지 못했다. 물론 성취감을 바랄 수도 있다. 남성은 30~40년을 노력하면 직장에서 성취감을 만끽하고, 여성은 젊을 때 아기를 낳아 진정한 성취감을 누릴 수 있다. 아이를 낳아 잘 길러내면 우쭐해질 만큼 인정도 받는다. (3부 여성의 평등권에 무슨 문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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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수용한답시고 잠수함을 개조하면 생활 수준이 더 낮아지거나 작전 장비가 제거될 수도 있다. 이때 투입될 수백만 달러는 준비태세나 사기진작보다는, 미 국방부의 민간 페미니스트를 만족시키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또한 가임기 여성은 잠수함에서 질병이나 상해에 노출되기도 한다. 잠수함 내 공기가 지속적으로 재순환되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와 같은 대기 중 미량 원소가 걸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성인에게는 비교적 안전하지만, 태아에게는 유독할 수밖에 없다. (4부 여성은 잠수함을 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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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텔레비전 방송 스튜디오에서 한 젊은 여성 피디가 “슐래플리 여사님, 『신데렐라 콤플렉스』라는 책의 논지를 믿으시나요?”라고 물은 적이 있다. 이때 나는 “네, 여성은 대개 자신을 부양하고 보호해 줄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하죠”라고 답했다. 그러자 “맞는 말씀이지만, 그 생각을 떨쳐버리려고 노력 중입니다”라고 하더라.     


피디는 20대로 젊은 데다 외모도 예쁘니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극복할 필요는 없다고 귀띔해주었다. 언젠가는 왕자님이 나타날지도 모르니까. 가슴은 내 말이 옳다고 하지만, 해방된 정신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5부 신데렐라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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