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문제일까? 내 의지의 문제일까? 물론 나는 귀찮고,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열심히 플래너를 사용하는 것이 맞지 않을 수도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문제의 해답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 해답은 ‘프레임' 이었다.
그리고 플래너에 대한 의문을 던졌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나날을 프레임 속에서 살아간다. 프레임은 우리의 시야를 넓히기도, 좁게 만들기도한다. 그만큼 어떤 프레임으로 대상을 바라보느냐는 질문은 중요하다.
시간 관리와 플래너를 나만의 프레임으로 봐야했다. 우선 시간 관리에 대한 프레임이다. 수많은 플래너가 있다. 수많은 자기계발서가 있다. 수많은 방법이 있다. 그중에서 시간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하루 24시간은 모두에게 존재한다. 그러니 이 24시간을 어떻게 쓰는 게 좋을지에 대해서는 인류 탄생 이래 계속 고민했을 것이다. 하는 말은 모두 같다. 목표를 잘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할 계획을 잘 설계하고, 시간을 잘 계산해서 달성한다.'라는 것이다.
이때 대부분은 시간을 더 세세하게 나누고, 모든 시간을 철저하게 관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나도 이런 방법을 계속 배웠고, 주입 받았다. 그런데 도저히 안 됐다. 그렇게 해보려고 해도 언제나 작심삼일이었다. 나에게는 마치 새벽 5시 기상과 같은 미션이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니 자기 불신까지 생길 정도였다. 다들 잘하는데 나만 못하는 것 같았다.
나만의 방법을 찾고 싶었다. 뇌과학에도 관심이 생겼다. 상대성이론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물론 상대성이론을 이해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내 삶의 목표 중 하나는 상대성이론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누군가 아인슈타인에게 상대성 이론을 쉽게 설명해달라고 했다.
아인슈타인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당신이 아름다운 여성과 1시간을 함께 있다고 생각해보라. 그 1시간은 1분처럼 짧게 느껴질 것이다. 반면에 아주 뜨거운 불 위에 1분 동안 올라가 있다고 생각해보라. 그 1분은 1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다. 이것이 상대성 이론이다"
시간은 모두에게 같지만 다르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시간에 대한 프레임을 바꾸게 됐다. 그리고 더불어서 뇌과학에대한 관심도 생겼다. 물론 어려운 이론과 학문적인 것은 뒤로하고, 우리 뇌의 작동원리를 알고 싶었다. 뇌에 대한 인간의 관심은 무한하다.
하지만 그만큼 뇌를 아는 사람도 드물다. 뇌를 알지 못하면 수많은 자기 계발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의 뇌를 스스로 알아야 한다. 이렇게 뇌를 공부하면서 - 공부라고 하기에는 부끄럽고, 정확하게는 몇몇 책을 읽으면서 - 나는 나름대로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은 다르다’는 것이다.
마치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처럼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모든 상식은 단순하다. 문제는 그 단순함을 자신 스스로 느낄 수 있는지다.
모든 사람은 다르다. 당연하다. 뇌과학 측면에서 봐도 흔히 말하는 좌뇌형, 우뇌형이 있다. 좌뇌형에는 세분된 계획과 일정에 따른 진행이 맞다. 그런데 이런 것이 우뇌형에는 고통이다. 우뇌형은 더 직관적이다. 감수성이 풍부하다. 예술가적 성향이 많다. 꾸준히 하는 것보다 몰아붙여서 하는 것을 선호한다. 그런데 우리는 보통 꾸준히 하는 것만 최고의 가치로 여기지 않는가?
나는 우뇌형 인간이다. 물론 이것을 우뇌만 쓴다고 생각하진 말자. 우뇌가 좌뇌보다 더 활동성이 강한 것이다. 이런 정도에 따라서 우리를 나열하고 보면 똑같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 사람은 다르다. 아니 모든 사람의 뇌는 다르다.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플래너 작성 방법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음 사례를 보자. 내가 좋아하는 책 ‘뇌를 읽다’ 에 나오는 내용이다.
5월 5일 해가 뜨기 직전, 고든 쿠퍼는 커다란 금속 상자를 들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가 10층에서 내리자 실험복을 입은 사람들이 재빨리 그를 의자에 묶었다. 마치 비행기 화장실같이 협소한 공간이었다. 하지만 쿠퍼가 있던 곳은 화장실이 아니었다.
그가 탑승한 고깔 모양의 알루미늄 캡슐은 9만 킬로그램의 가연성 액체연료 끝에 달려있었고, 그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87만 9,000킬로미터 거리의 우주여행이었다.
1963년, 우주비행사 고든 쿠퍼는 역사상 첫 번째로 우주에 진출하는 미국인이 될 예정이었다. 즐겁기만 한 여정은 아니었다. 이전 비행에서 사소하지 않은 문제가 여러 차례 발생했기 때문이다. 종료 존 글렌은 1년 전 우주선의 열 차폐판이 헐거워져 대기권에서 전소될 뻔한 위기를 간신히 모면했다.
강인한 정신력과 풍부한 경험을 겸비한 인재만이 우주비행사로 선발될 수 있는데, 쿠퍼의 미션은 가장 용감한 우주 비행사조차도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는 일이었다. 카운트다운이 계속 지연되자 관제실의 노련한 기술자들도 큰 스트레스를 느꼈다.
그런데 쿠퍼가 또 다시 하루를 기다려야 한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그의 생체 데이터를 체크하던 의사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불가능 한 일 같겠지만, 쿠퍼는 태평히 낮잠을 자고 있었다!
쿠퍼가 우주여행을 떠나기 약 100년 전, 프랑스 릴의 작은 실험실 밖에는 턱수염을 기른 한 남자가 검은색 재킷 차림으로 복도를 서성거리고 있었다. 모두가 퇴근하고 한참이 지난 시간, 홀로 깊은 생각에 잠긴 그는 눈에 띄게 다리를 절뚝거리며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주머니 속 열쇠를 한 번씩 짤랑거렸다.그 남자의 이름은 루이 파스퇴르였다. 끊임없이 연구에 정진한 그는 의료계와 산업계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극도로 신중했던 파스퇴르는 그 무엇도 운에 맡기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연구에서 스위트 스팟을 찾기 위해 엄청난 인내력과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이 필요했다. 생각이 깊고 사색적이었던 파스퇴르를 자신의 성공 비결을 잘 파악했고, 후에 “나의 유일한 강점은 끈기였다"라고 말했다.
출처 : 뇌를읽다. P18-19
고든 쿠퍼는 미국 NASA 우주비행사로 34시간동안 우주에서 체류한 최초의 미국인이다. 그의 도전을 시작으로 미국은 유인 우주선의 기술 도약을 진행할 수 있었고, 그 결과로 아폴로 11호는 달에 다녀올 수 있었다.
루이 파스퇴르는 생물학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를 뽑을 때 항상 언급되는 인물이다. 프랑스 국민이 존경하는 과학자로, 저온 살균법과 광견병 백신등을 개발했다.
그리고 위 사례만 봐도 두 사람이 완전히 다른 뇌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지만 두 사람 모두 역사에 위대한 흔적을 남겼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는 방향을 찾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남들이 좋다는 데로 그냥 따라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자신이 어떤 성향인지는 자신이 가장 잘 알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니 나 자신이 스스로 자책할 필요가 없었다. 단지 나는 그런 방향과 맞지 않을 뿐이다. 나는 나만의 방법을 찾으면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은 다르다. 나도 다르다.'라는 단순한 관점을 얻었다.
그런데 플래너는 계획을 완벽하게 세우는 것 자체에 성과를 부여하는 것 같다. 나도 매번 똑같은 계획을 조금씩 다르게 세우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것이 성과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물론 계획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실행이다. 단순한 실행이 아니라 오롯이 집중해서 하는 실행만이 의미가 있다. 이렇게 실행하지 않는 계획은 무의미하다. 단 30분이라도 온전히 집중해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은 내가 10년 동안 뼈저리게 느낀 교훈이다. 항상 계획만 세웠지, 작은 것 하나 실행한 것이 없었다. 그래서 실행에 집중하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