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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은 Nov 24. 2020

인생을 행복하게 하는 주문 "그냥"

기획자가 가장 싫어하는 말이기도 한 '그냥'.

하루 종일 소비자가 콘텐츠를 봐야 하는 이유, 아이디어가 좋은 이유, 제품을 구매해야 하는 이유, 브랜드에 관심을 갖게 할 이유, 수많은 이유들에 꼬리를 물면서 이유의 이유를 생각했다. 세상에는 복잡다단한 인과관계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미세한 이유들이 서로 얽혀 있다.

오늘따라 이유 따윈 없는 '그냥'이란 말이 괜히 멋져 보인다. 누군가 나에게 베푸는 호의에 이유의 꼬리표를 붙이면 고마움이 옅어지고, 반대로 내가 호의를 베풀 때에도 다른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일까 생각하면 옹색해진다. 그냥이란 말은 이런 복잡한 이유들을 제처 두고 포장하지 않은 본심을 떠올리게 한다.

언젠가 최인철 작가님은 이런 글을 썼다.
"행복의 수준은 관계의 수준을 벗어날 수 없고, 관계의 수준은 ‘그냥’의 수준을 벗어날 수 없다. 아무런 용건이 없어도 그냥 연락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당신은 외롭지 않다.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선물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행복한 사람이다. "

어쩌면 나이키도 오래전부터 그냥의 위대함을 알아차린 것 같다.
Just do it.
그냥의 향연이다.

비록 이유의 세상에 살고 있더라도
이유에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해본다.
내일 회의시간에 아이디어의 이유를 묻는다면 멋스럽게 말해봐야겠다.
"그냥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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