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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길동 Dec 31. 2023

1월은 우아한 백조


겉으로 보이는 물 위의 백조는 우아해 보이지만, 물밑에서는 바쁘게 발길질하고 있다고 한다. 보기에 좋은 결과를 내는 사람들에게는 남 모르는 노력이 있다는 사실을 비유하기 위해 만든 표현이다. 진실을 알려면 고요한 표면만 보아서는 안 된다. 그 안에서 일어나는 부단한 움직임도 보아야 한다. 1월이 그렇다.




1월은 년 중 가장 추운 달이다. 우리나라의 역대 최저 기온 단연 1월에 있다. 1981년 1월 5일 경기도 양평의 기온은 영하 32.6도였다. 한강이 얼고 눈이 많이 내리는 달도 1월이다. 1년의 기후를 24 등분한 절기에서 23번째는 1월 6일경 소한(小寒)이고, 24번째는 1월 21일경 대한(大寒)이다. 언뜻 대한이 소한보다 더 추운 느낌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소한이 대한보다 더 춥다. ‘대한이 소한의 집에 가서 얼어 죽는다.’라는 속담도 있다. 그 이유는 절기가 중국의 황하강 유역을 중심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최근 1월에 봄날 같은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1월의 유일한 기념일은 1월 1일 신정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음력설을 지내던 우리 민족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양력 1월 1일을 설로 지내기 시작했고, 그 흐름은 박정희 정권까지 이어졌다. 그때는 양력설에 떡국을 먹고 나이 한 살을 더 먹었다. 그러다 1985년에 음력설이 민속의 날로 지정됐고, 1989년에 설날이라는 이름을 되찾 3일간 명절 연휴가 됐다. 이후 양력설은 폐지되고 1월 1일 하루만 공휴일이다. 최근 유엔은 시아의 문화를 인정하여 음력설을 공식 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2024년부터 음력설에는 유엔 회의가 열리지 않고 유엔 직원들은 설을 공휴일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날씨는 춥고 특별한 날도 없어서인지, 1월은 멈춘 듯 조용하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움직임이 있다.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사람들은 새로운 해에 대한 희망을 품고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운다. 월별로 정해진 일정을 정리하고, 해야 할 일을 기록한다. 1월을 시작하면서 첫 번째로 할 일은 새해 인사다. 사람들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하며 행운을 빈다. 새해 인사는 서로를 응원하는 관계의 확인이다. 그렇게 1월에 뿌린 씨는 한 해의 열매로 나타난다.



1월은 정중동(靜中動)이다.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해 보이지만, 우아한 백조처럼 사람들은 멀리 보며 쉬지 않고 발길질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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