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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Oct 28. 2024

공간일기 1. 여의도공원

(feat. 공간일기의 시작)

영감을 준 책 - 건축가의 공간일기

우리는 모두 공간여행자이다. 같은 공간도 언제,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비친다. 나만의 공간데이터를 축적하기 위해 나만의 공간일기를 기록해보려 한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고 [건축가의 공간일기] 작가님의 조언대로 어떤 공간에 나를 두었고, 그 공간은 어떤지 간단히 묘사하고, 내 행동과 감정의 변화를 짧게 적어보면 그것으로 충분할 것 같다. 특히나 요새 나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기록이 쌓여서 유의미한 정보가 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도 가공해서 공유해 보는 것이 목표.




첫 공간일기 -  ‘여의도공원

9월 중순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슬금슬금 다가오는 기미가 보였다. 집에만 있기 아까운 날씨라 일단 차를 타고 나섰다.


아직은 서빈이가 유모차에 누워있는 시기였던지라 (96일), 산책을 할 때도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보다는 누워서 무엇이 보일지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산책 장소를 고르고 있다. 선택지는 많지 않지만, 그나마 나무와 하늘을 유심히 보는 것 같아서 동네에서도 나무가 많은 곳을 자주 가려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날의 나들이도 높은 나무가 많지 않은 서울 식물원보다 우거지고 그늘도 많은 여의도 숲이 낫겠다 싶었다.



서빈이의 시선에서 얼마나 어디까지, 어떻게 무엇이 보이는지 평생 알 수 없겠지만 위를 보며 두리번거리다가 솔솔 부는 바람에 잠들었던 것 보면 싫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여의도 공원은 사무실 바로 앞 공간이라 임신했을 때부터 뱃속의 서빈이(구 파랑이)와 수없이도 왔던 곳이다. 그래서 익숙할 법도 한데, 서빈이와 함께 ‘유모차’를 끌고 오니 또 다르게 보였던 공간이었다. 유모차를 끌고 가기에 적합한 동선을 고민하고, 아이의 시선에서 나무가 많이 보이고 그늘이 많은 곳을 찾게 되었다. 역시 같은 공간도 언제, 누구와 함께 오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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