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lly 샐리 Apr 30. 2020

20대, 꿈을 꾸라면서 사치라고 한다.

- 프리랜서 L의 20대, 03

꿈을 가질 상황이 안 되는데, 꿈을 가져라 라고 말한다.
나도 꿈 갖고 싶다. 그치만, 내 꿈이 뭔지 나를 볼 시간을 줘야 꿈을 갖지...
정작 회사에서는 꿈은 사치다. 
한가해야 꿈도 꾸는 거야. 
꿈대로 사는 몽상가는 쓸데없는 거야.

등등...인생을 위해 꿈이 있어야 함을 직장에서 그 누구도 좋게 말하는 사람을 찾아 보긴 쉽지 않다. 

꿈...진짜 사치고, 내가 하고 싶은 걸 찾는게 배부른 소리인 걸까?


10대까지 우린 크게 다르지 않는 생활을 하고 열아홉, 20대가 되기 전에 10대의 인생을 평가 받는다. 시험이 중요하고 보여지는게 중요한 우린 '나'라는 사람을 돌아볼 시간조차 사치인 것 같이 치부되었다. 내 인생인데...내가 가장 중요한게 아닌 남의 시선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졌다. 

남들과 다르게 살면 안 되는 줄 알았고,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서 우린 10대 때 꿈, 장래희망을 물어보면 남들이 많이 작성하는 소위 말하는 ‘사’자가 들어가는 검사, 판사, 의사, 교사 등을 장래 희망으로 작성한다. 


‘꿈을 크게 가져라‘고 한다. 남을 따라서 크게가 아니라 진짜 내 꿈을 크게.....하지만, 우린 남들이 보기에 있어 보이는 장래희망을 진짜 내 꿈인 것 마냥 작성하고 스스로 혼란스러워 한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진짜 나를 찾기 전까지 나 스스로 많이 혼란스러운 생활을 했다. 그 덕분에 난 대학 생활이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다니게 된 직장은 나로 하여금 ‘나 뭐하는거지?’ 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갖게 했다. 4년제 대학교를 나와서 스무 살 시작부터 내가 원하던 대학 생활이 아니었던 난 그 시작부터 내 20대 인생이 꼬인걸까 싶은 생각도 갖게 했다. 


회사 생활하면서 가장 많이들은 말 중에 하나가 ‘원래 그래요.’ 였다. 

세상에 원래 그런건 없다. 사람이 편하고자 만든 말 중에 하나가 ‘원래 그래’가 아닐까 싶다. 

정말 원래 그럴까? ‘내가 사원일 땐 더 했어’, ‘사원은 원래 그런거야’ 등 원래 그렇다는 말로 어느 샌가 우린 쉽게 합리화 시키려고 한다. 특히, ‘하고 싶은게 뭔지 모르겠어요.’ 라는 물음에 ‘원래 다 그런거야’라고 하는 직장 상사, 동료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진짜 내가 원하는게 뭔지 찾고 싶은 내가 이상한걸까?’ 싶었다.


원래 그런거 말고, 지금 이 시간을 또 살 수 있는게 아닌데 한 번쯤은 내 인생에 중심이 내가 되면 안 되는 걸까? 진짜 나를 찾을 수 없는 곳이라면 이 번 만큼은 나를 위해...


한 번 뿐인 내 인생에 내가 없는 삶이 아닌 나를 위한 삶을 살고자 했다. 안정적이고, 규칙적인 생활, 내 나이 또래와 다르지 않는 삶이었던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진짜 나를 위해...

오로지 나로 살기 위해 내 꿈이 뭔지 알고 싶었다. 하지만, 진짜 나를 돌아볼 시간이 없었던 난 꿈을 찾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렇게 꿈을 위해 살아도 될까?부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습관이란게 참...무서운게 남의 시선을 신경 쓰며 살던 시간으로 인해 나로 살고 싶었는데도 자꾸만 남을 신경 썼다. 부모님의 시선, 친구들 등 내 시선이 아닌 남의 시선을 신경 쓰다보니 점점 예민 해져 갔다. 


‘그래서 뭐하고 싶은데?’


사실 나도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니까 궁금해서 묻는 질문에 조차 예민 해져 갔고, 어느 순간 부모님의 조언도 나를 위한 조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겁이 났었다. 아직 내가 하고 싶은게 뭔지 모르는 내 자신이 들통날까봐...

당신 딸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나의 부모님 또한 인생의 갈피를 못 잡는 날 보며 많이 불안해 하셨고, 방향 제시를 하다가 어느 순간 하고 싶은대로 하는 사람은 없어, 그냥 회사 다니 다가 시집이나 가..를 말했다. 듣지 않을거라는걸 알면서도 내 딸이 최고 였던 부모님의 눈에 어느 순간 다른 또래와는 다른 삶을 살려고 하는 내 딸이 불안했는지 엄마와 나 모두 점점 예민 해졌다. 


‘너가 하고 싶은거 다 하고 결혼 해도 되’

‘꿈이 있는 사람이 내 딸이었으면 좋겠어’


라고 말해주던 나의 엄마는 어느 순간 없었고, 자랑스러운 딸이 아닌 짐스러운 딸이 되어가고 있음을 나도 느끼게 되었다. 한 껏 기대 하고 칭찬 하며  내가 하고 싶은건 다 해주셨던 나의 부모님에게서 이젠 내가 짐이 되어가고 있었고, 그렇게 난 서서히 나 스스로 판단하고 꿈을 위해 홀로 서는 법을 터득해 갔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