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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lly 샐리 Feb 04. 2023

나 답게, 나에게 맞게..그렇게 올해도 떠납니다.

직항이 이럴 줄 몰랐지..

새벽 6시..성가시게 울려대는 알람 소리에 핸드폰을 보며 최대한 밍기적 거리다가 결국 몸을 일으켰다. 거의 대부분 저녁 항공편을 타다 보니 오랜만에 타는 오전 항공편은 아침에 일어나는 것 조차 쉽지 않게 느껴졌다. 이불 밖은 위험해를 몸소 느끼며 선 잠을 든 듯 하다 성가시게 울려 대는 알람 소리에 밍그적 거리기를 5분..밤새 보일러를 켜 놓지 않고 잔 탓인지 슬며시 들어오는 찬 공기와 빛 하나 들어오지 않은 커튼 사이를 보니 아직 새벽 임이 분명했다. 오랜만에 오전 비행기를 예약한 덕분에 이른 새벽 기상과 함께 나머지 짐을 하나씩 챙기며..

‘아 나는 왜 또 바리바리 바리스타가 된 것일까?’

하는 생각을 또 하고 말았지만 2023년 새해를 맞이하고 딱 10일만에 떠나는 이 여행이 오로지 여행이 아님에도 설렘을 조금씩 느꼈다.


28살에 첫 유럽 여행은 일반적인 유럽여행 시작 나이에 비하면 늦게 느껴질 나이지만, 그럼에도 이때의 도전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음에 감사하며 이번 출장도 무사히 그리고 또 하나의 도전이 되길 그려본다.

새벽 6시 54분 집을 나서며 아직 해가 뜨기 전의 캄캄함을 느껴 본게 얼마만인지 꽤나 낯설게 느껴졌다.

겨울 출장 길에 느끼는 이 낮설음은 또 하나의 시작이 시작 됨을 알려주는 듯 했다.

무심하고, 애틋함과는 거리가 먼 그렇지만 또 신경이 쓰는 그런 관계가 나와 오빠의 관계다.

이런 관계에도 이 새벽에 출장 길에 나서는 날 위해 약 1시간 30분의 인천공항 길에 기꺼이 함께 해주는 거 보면 가족은 가족이다를 느낀다. 물론, 괜한 한 마디는 날아오기 마련이지만..


별 시덥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요즘의 근황을 묻기도 하며 결국에 뭐든 쉽지 않고 그렇지만 열심히 살아야 함을 오빠와의 대화 속에서 느낀다.

살갑고 애틋함은 찾을 수 없는 대화지만, 우리의 관계에는 더없이 제격이었다.

공항에 다 다르며 느끼는 설렘 그리고 공항 입구를 들어서며 작년과는 또 다른 활기가 이제 조금씩 더 여행이 살아나고 있음을 느끼게 했다.

사실 이번 여행과 출장의 변수가 있었다. 경유 항공편보다 저렴하게 구입한 항공권이 아시아나항공 이었다는 점, 티켓 구매를 하고 보니 직항으로 무려 14시간 30분이 걸린다는 것..이 2가지의 변수가 이렇게 비행기에서 글을 쓰게 만들었다. 


하나의 항공편 내에서 오랜시간 있는 다는 건 고역이 아닐 수 없지만, 경유가 아닌 직항임에 조금 편하게 갈 수 있음에 스스로에게 위안을 하며 앞으로 남은 약 3시간에 행복을 느끼며 글을 끄적이고 있다. 

직항이기에 이번 비행은 만석이고, 코로나가 안정화 된 후의 겨울 방학과 함께하는 스페인 여행이라 그런지 가족 단위 여행객도 꽤나 눈에 띄었다. 그러고 보면, 출장으로 인해 나는 사실 좋은 호텔에서 좋은 곳도 가며 보내지만 이번 출장에서는 문득 좀 더 부모님 모시고 다녀야 겠음을 느꼈다. 

코로나 전 부모님과의 2차례 여행은 서로가 맞지 않음을 또 한 번 느끼게 했고, 부모님과의 여행은 중간중간 포기도 있어야 함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문득 가족이 함께하는 모습을 볼 때면 다시 한 번 다짐한다..조금은 내 부모님을 이해하고 내려놓고 함께 하는 시간을 더 만들기로..


코로나 이후로 비행기를 타면 가능하면 창가 자리를 선택한다. 언제 또 예측 불가능한 일에 하늘에서 비행기 창문을 통해 담을 수 있는 하늘 위의 모습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말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비행기 창밖 모습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사람이 어우러지며 꾸며진 그곳만의 모습이 참 매력적이게 느껴진다. 특히나, 인간이 다룰 수 없는 자연을 통해 보게 되는 모습은 이루 말 할 수 없는 아름다움임에는 분명했다. 많은 이들이 사람에게도 말하지만 인위적인 아름다움은 어느 순간 식상하고 익숙해지기 마련이지만,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은 익숙해지더라도 어느 순간 세월의 흔적이 더해 또 다른 아름다움을 준다고…

내 인생도 그랬으면 좋겠다. 인위적인 아름다움이 더해진게 아닌 나 답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며 그렇게 나만의 아름다움을 갖춘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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