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베른 여행에서 마주한 모습은..
루체른에서 한국의 관광객처럼 주요 장소를 바쁘게 다니고 다음 날, 햇살이 좋은 그 자체를 즐기며 여유롭고 싶었다.
한국에서 프리랜서의 삶을 살고 있지만,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나에게 여유는 심적으로도 쉽지 않은 것이었다.
한국에서 여유는 언제부턴가 돈 많은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단어가 되어 버렸다. ‘여유롭고 싶다. 또는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많은 이들이 말한다. 배부른 소리 한다고.
왜 우린 ‘여유’가 특별한 사람만이 가진 특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 걸까?
사실 나도 한국에 있으면 분명 여유로움을 즐겨도 됨에도 그러지 못한다.
항상 바쁘게 사는 게 익숙한 한국의 생활은 나로 하여금 ‘여유’는 가지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을 갖게 만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나에게 여행은 참 많은 생각을 갖게 한다.
여유가 없던 한국의 생활에서 ‘나를 위한 여유’를 갖는 건 다양하다는 유럽인들의 삶과 생각은 나로 하여금 위안을 주는 듯하다.
햇살이 내리쬐는 따뜻한 스위스에서 햇살을 그대로 즐기며 진짜 여유를 즐기고 싶어 숙소를 나섰다.
사실 나가고 싶지 않았으나 따뜻한 햇살이 너무 좋아 귀찮음을 감수하고 베른 구시가지로 가니 한껏 여유로운 그들의 모습이 보였다.
그늘 없는 공원에 햇살 자체를 즐기며 여유로운 점심을 즐기거나 친구, 가족, 연인과 함께 그 시간을 즐기는 그들.
특별하진 않지만 그 모습 자체가 나에겐 편안함을 줬다. 공원에서 평일에 시간을 즐기는 건 우리에겐 익숙하지 않고 낯설지만 이들에겐 일상이었다.
스위스에 오기 전까지 나에게 나를 위한 시간은 낯설고 어색한 것이었지만, 이젠 나를 위한 시간이 없으면 안 될 정도로 익숙해졌다.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차 한 잔 하면서도, 길에서도, 공원에서도 그들의 모습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
여유는 모든 이들이 내 인생을 위해 꼭 필요한 일 부분이며, 특정 계층 혹은 특정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닌 일상 어디에서든 느낄 수 있는 것이라는 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