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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시 Jun 02. 2022

메뚜기월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영화 [쥬라기 월드 : 도미니언] 후기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쥬라기 월드 : 도니미언]은 상당히 아쉬운 영화라고 하고 싶습니다. 영화를 보는 어느 순간까지는 괜찮은 모습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나 오웬이 오토바이를 타고, 공룡을 따돌리는 장면에서의 속도감은 상당히 괜찮았고, 그 속도감에서 오는 서스펜스 또한 상당히 좋았습니다. 

다만, 이 영화가 어딘지 모르게 아쉽게 느껴지는데, 제가 생각하는 그 원인은 깔끔하지 못한 스토리 라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어딘지 모르게 걸리는 부분들이 존재합니다. 저에게는 메뚜기의 존재가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공룡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간 영화에서 공룡보다는 메뚜기가 더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것이죠. 특히나 이 메뚜기가 개량 품종이라서 영화에서 조금 혐오스럽게 연출되는 부분이 있는데, 곤충에 대한 심한 공포가 있는 분들은 이 점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영화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메시지의 관점에서는 메뚜기가 충분히 등장할 수 있습니다. 영화 속 공룡이라는 생명체 자체가 유전자 조작으로 인해서 태어난 것이기에 누군가가 그런 유전자 조작을 통해서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영화의 설정 자체는 크게 무리가 없습니다. 실제로 바이오산업과 관련하여, 그런 윤리적은 문제는 항상 거론되는 문제니 그럴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그 이야기에는 공룡이라는 존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극 중에서 공룡이라는 존재는 그저 인물들에게 위협을 제공하는 공포의 존재로만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공룡이 아닌 사이코패스 범죄자들로 대체한다거나 포악한 사자, 호랑이, 곰으로 대체하더라도 이야기 전개에 크게 무리가 없다는 것이죠. 결국 공룡이 주인공이 되어야 할 이야기가 메뚜기, 조금 더 정확하게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생명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입니다. 결국 공룡도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생명체이니 같은 존재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까요?


그 외에 극 중 공군 파일럿 출신의 인물로 나온 케일라라는 인물의 존재가 단순히 이야기의 전개에 필요해서 억지로 넣은 인물이라는 느낌도 많이 들었습니다. 비행기를 조종하는 것 이외에는 큰 역할이 없어 보이기도 하죠.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러닝타임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2시간 27분이라는 꽤나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는 영화인데, 러닝타임이 길다고 무조건 안 좋은 영화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러닝타임이 긴 영화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14년에 개봉했던 [인터스텔라]는 2시간 49분이라는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음에도 극장에서 3번을 관람했습니다. 그만큼 영화에 따라서 긴 러닝타임은 큰 제약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죠. 하지만 [쥬라기 월드 : 도미니언]의 러닝타임을 말하는 것은 이 영화의 장르가 공포, 스릴러의 요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긴장을 한다는 것은 꽤나 큰 에너지 소모를 유발합니다. 그렇기에 긴장감이 강한 영화에는 긴 러닝타임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지치게 만들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관객들이 영화를 보다가 지치게 된다면, 긴장감을 유발하는 장면이 아니라면 크게 집중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팝콘 무비로써는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다양한 공룡을 볼 수 있다는 기대에는 어느 정도 만족을 시킬 수 있는 영화는 맞습니다. 최근 공룡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등장했는데, 그중 하나가 공룡에게 깃털이 있었을 것이라는 가설입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영화에 반영하여, 일부 공룡은 깃털로 덮인 모습으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여담이지만, 이번 영화의 화면비가 2:1 비율로 기존 영화에서 많이 사용하지 않은 비율을 사용했습니다. 그래서 극장에서 이것을 어떻게 상영을 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는데, 상하좌우에 모두 레터박스가 있는 상황으로 상영이 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극장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최근 영사기사를 없애고 극장 슈퍼바이저와 매니저들이 영사기 관리를 같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부분에서 기술적인 디테일이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저는 돌비 시네마관에서 관람을 했는데도 말이죠.


이렇게 [쥬라기 월드] 시리즈가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는데, 저는 이렇게 마무리하기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이 아쉬움이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에서 오는 아쉬움이 아니라, 시리즈의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것에서 오는 아쉬움입니다. 엄청 매운 떡볶이가 먹고 싶었는데, 순한 맛 떡볶이를 먹은 듯한 느낌이랄까요? 


공룡을 흥미롭게 다루는 것보다는 공룡을 이용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표현하는 것에 조금 더 앞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 유전자 조작 사업의 윤리 등과 같이 사회적인 메시지를 그려내는 과정에서 스테레오 타입의 캐릭터들을 활용하여서, 기존에 비슷한 메시지를 가진 영화들과 비슷한 문법으로 풀어낸 듯한 느낌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드는 영화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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