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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지수 Aug 31. 2021

삶 속에서 하농 같은 반복이 가져다 주는 것

오늘이라는 하농 하나를 무사히 완곡했다






어릴적 피아노 학원에 가게 되면 선생님은 항상 하농 30분 치기 부터 시키셨다.

하루에 10개씩 할당량이 있었는데 악보 1개를 끝낼 때 마다 연필로 1개씩 동그라미를 채워가며 하나씩 치기 시작했다.


악보를 볼 필요도 없이 그저 손가락을 동일하게 반복적으로 움직이면서 비슷한 운율을 만들어내는 행동이 지루했다. 하농을 다 치고 재밌는 곡을 치고 싶어서 손가락이 근질거렸고 하농을 치면서 그 피아노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이 인내심이 극에 달했다. 이 연습이 끝이 나길 바랬고, 틀리거나 실수를 하지 않는 것보다 어떻게든 빨리 그 순간을 끝내는 것에 목적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 30분간의 지루하고 따분한 손가락 운동은 이후 다양한 음을 구사하는 악보를 칠 때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음을 이어나가는 것에 에 꽤 효과가 있었다. 그때서야 난 하농을 친 것에 대해 보람을 느꼈던 것 같다. (그것도 아주 찰나였지만 )



살면서 이렇게 반복적인 행동을 하루하루 반복해서 만들어진 습관의 근육이 불러오는 힘은 크다.

그 순간순간은 별 것이 아니고 이것을 반복적으로 하는 것이 보잘 것 없이 보이지만 물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내가 의도한 계획대로 하루를 만들고 노력이 필요한 어려운 일을 할 때 묵묵함의 힘이 나타난다.

힘을 많이 들이지 않고 조금의 노력만으로 목표를 성취하는 하게 되었다는 것을 맛볼 때, 하루하루 작은 인내의 힘이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켜켜이 쌓인 반복의 행동들이 나를 만들어준다


조금 인내를 가지고 동그라미 하나를 지우는 것에 집중하다보면, 동그라미를 하나씩 세지 않아도 그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잊은 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할 때가 있다. 딱 그쯤에 변화가 필요함을 느낀다. 그럴 때는 새롭게 몰입할 수 있는 것들이나 챌린지가 필요하다.

 하농은 오랜 시간에 걸쳐 효과가 나타난다면 이런 챌린지는 단기간에 아웃풋이 나타나는 재밌는 새로보는 악보들이다. 하루는 반복적인 하농같은 악보도, 새롭게 재밌게 칠 수 있는 악보도 필요하다.

재밌는 하루하루를 위해서는 악보처럼 규칙적인 운율속에 과 변주가 있는 나만의 리듬을 찾는게 중요한 것 같다.


반복되는 스케줄 속에 내가 하고 싶은 조그만 변주를 하나씩 넣어보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연습 중이다. 나의 리듬을 찾아가는 중이다. 누구에게나 각자 개인에게 맞는 리듬이 있다. 이러한 리듬을 찾아나가는 것은 바로 당장보다 조금은 더 멀리 볼 수 있게 하는 여유가 찾아온다. 내일 하루도 정성껏 살아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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