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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순심 Jun 02. 2023

『어른이 되면』을 읽고 드는 생각

장애당사자가 어디서 살든 안전하길...

 이 책은 정의당 장혜영 국회의원이 발달장애인 동생이 시설에서 퇴소 이후 함께 살면서 경험한 이야기이다. 책 내용은 탈시설을 주장하고, 장애인이기 때문에 겪을 수밖에 차별은 개인이 아닌 사회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장애인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종사자로서는 이 책이 불편한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그 이유는 장애인이 시설에 사는 것은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흑백 논리를 떠나 사람들이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을 좀 더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침해받는 인간의 기본권이나 편견을 조목조목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그동안 놓치고 있었던 부분들을 다시 상기시켜 주고 있다.     


 다만 이 책이 장애인을 이해하는 데 있어 처음 접하거나, 전부라면 시설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이게 자리 잡을까 염려스럽다. 장애인은 약자라는 위치로 인해 시설에서 살든, 지역사회에 살든 인권침해를 당하는 부분이 쉽게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무조건 시설이 잘못되었다고 한다. 이 책 내용의 주장대로라면 정해진 시간에 밥을 먹는 것을 인권침해라고 주장한다면 학생들이 학교에서 정해진 시간에 급식을 먹는 것도 인권침해로 바라보진 않는다. 어떻게 시선을 가지냐에 따라 달라진다.   

 장애인 시설에 단시간에 단편적으로 바라본 것으로 일반화시켰다. 탈시설을 주장하는 그녀의 입장을 전적으로 동의하기가 어려웠다. 사람이 사는 모든 집단에는 자유가 제한될 수 있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학교를 자퇴해야 하고 우리가 다니는 회사에서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장혜영 의원에게 말하고 싶다. 딱 일 년 만 장애인 시설에서 생활하고도 당당히 책에 내용처럼 주장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부모에게나 활동보조인에게 학대당한다고 해서 그 부모의 존재가 없어져야 하고 활동보조인 제도가 사라져야 하는가? 문제를 일으킨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하는 사안이다.


  얼마 전 재가 장애인 여성이 활동지원사에게 성폭행당한 기사를 보았다. 이럴 때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시설에 살든, 지역사회에서 살든 당사자의 행복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인권침해를 당하는 것은 장소가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의 문제임을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고 싶다.  


 지금도 장혜영 국회의원은 장애인 복지정책에 힘쓰고 있음을 안다. 탈시설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자유를 위해 퇴소한 장애인이 시설로 재 입소하는 일은 없게 해 주셨으면 좋겠다. 책에서 동생을 돌봐줄 장애인 활동보조인을 구하기 어려워서 결국 지인 찬스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러한 문제점을 피부로 느꼈을 것이다. 장애인이 진정한 자유를 위해 낸 용기가 꺾이지 않도록 사회구조를 변화시켰으면 좋겠다. 장애인을 돌볼 여력이 안되어 보호자와 장애인이 동반자살해야 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의원 활동을 하셨으면 좋겠다.

   

 ‘장애’로 인해 장애당사자의 거주지가 결정되지 않길 바란다. 비장애인이 살아가는 데 큰 불편함을 느끼지 않듯이 장애인도 어디에서 살든 사회적인 시스템이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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