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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 Apr 15. 2024

쉬는 날

한문단클럽 vol.3 240406

“다음 주 수요일이 쉬는 날이라 다행이야. 덕분에 연차 하루 아꼈잖아.” 일주일간 여행을 떠난다는 동료의 에 질문 하나가 목 끝까지 차올랐다. ‘투표는?’ 동료는 말을 이어갔다. “사전투표는 아무 데서나 할 수 있더라? 제주도 가서도 투표할 수 있다니, 완전 신기해.” 목구에 걸렸던 물음 식도를 타고 내려갔다. 나는 내 주변인이 정치에 무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중한 한 표”라는 관용구가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현실이라도, 실망과 좌절만이 가득한 정치판이라도, 나는 여전히 정치가 삶을 돌보기 위해 존재한다고 믿는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느 테이블에서나 정치 이야기가 오고 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베일에 싸인 정치판을 자꾸만 양지로 끌어올려 어느 구석 하나 그늘진 곳이 없게 만들었으면 좋겠다. 모두가 정치인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각자의 목소리를 가진 유권자가 되었으면 좋겠다. 하다못해 인간의 성격 유형도 열여섯 가지로 구분하는데, 정치색이라고는 한 손에 꼽히고 마는 우스운 세상이다.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조차 불편해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나는 이 글을 무대 위에 올린다. 빛이 드는 곳엔 곰팡이가 피지 않는다는 믿음 하나를 깊이 껴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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