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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정 Jul 11. 2024

지금 떠오르는 책 다섯 권

읽단쓰기클럽 240630

1. 『3개의 소원 100일의 기적』 - 이시다 히사쓰구

내 인생을 바꿔준 단 한 권의 책을 꼽으라면 나는 이 책을 꼽을 수밖에. 내 삶에서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건 헤어스타일을 바꾸는 일뿐이라 믿었던 나에게, 그렇지 않다고 말해주었던 책. 그 덕에 나는 읽고 쓰는 사람이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과 지금을 비교해 본다면 사실 별반 다를 건 없다. 부자가 되지도 않았고, 유명인이 되지도 않았으며, 미인이 되지는 더더욱 않았다. 유일하게 달라진 하나라고 한다면 삶을 대하는 태도. 이것만으로 충분하다. 아니 사실 더할 나위 없다.


2. 『단어의 집』 - 안희연

2024년 6월 30일 버전 나를 빚어낸 책에 당연히 들어가야 할 책. '시'라면 학을 떼던 나를 시의 세계로 안내해 준, 그러므로 또 다른 차원의 세상을 내게 선물해 준 책. 여전히 시를 읽는 건 너무 어렵고,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만, 그럼에도 이제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음을 감사하게 만들어준다.


3. 『울고 나서 다시 만나 (새드‘엔딩’ 이야기)』 - 권민경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최근 들어 자꾸만 생각하는 책. 올해 초 책장을 정리하면서 알라딘에 팔아버려서 남아 았지도 않은데, 유독 하나의 문장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돈다. 다행히도 그 문장은 내 인스타그램 2023 하반기 독서 결산에 남아 있었는데, 바로 이 문장. "새드엔딩을 받아들이는 마음이 마치 인생의 비극을 받아들이는 태도 같기도 하다."


4. 『고통을 말하지 않는 법』 - 마리아 투마킨

오늘 이야기를 하다가 다시금 떠올리게 된 책. 이 책으로 "책과 밤" 모임을 했을 당시에도 너무 좋았지만, 문정님의 또 다른 해석을 듣고 다시 한번 좋아졌다. 동시에 나는 사람들이 읽기 힘들다고 말하는 책을 좋아하는 내 모습을 좋아하는 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던.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이 여전히 너무나 사랑스럽다. 고통을 말하지 않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기다리지만, 오늘 "고전을 왜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 나눈 이야기 때문인지 그런 세상은 지구가 소멸할 때까지 절대 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그래서 더 소중할 책.


5. 『난생처음 독서모임』 - 김설

어제 처음 만나 읽기 시작한 책. 사실 제목만 보고 나는 나름 독서모임에 짬바가 있는 사람이라고 자부하는지라 재미가 있을까 싶긴 했는데, 그런 편견이 와장창 깨져버렸다. 종종 나 자신을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책을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곤 하는데, 이런 마음이 책 전반에 고루 설명되어 있어서 너무 좋았다.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 감정을 자꾸만 생각하게 된다는 것과 새로운 이야기를 들으며 기존의 지식을 깨부술 수 있다는 건 모임을 해야 알 수 있는 것. 역시 책 읽는 사람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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