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고 성읍, 두려움에 벌벌 떨던 라합이라는 여성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살던 성읍은 어떠한 적군이 처들어와도 막아낼 수 있는 천하의 요새였고 당시 먹고 사는 문제의 원천이 되었던 ‘물’의 공급도 원활했던 곳이었습니다. 풍성한 곡식이 추수되는 것은 물론이었고요. 그런데 어느 한 군대가 겁도 없이 이 여리고를 점령하러 온다고 합니다.
라합은 정신이 나갔는지, 적군의 정찰꾼들을 보호해줍니다. 아군에게 거짓말을 해가면서까지요. 들어보니 라합은 이들의 전적을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 시대는 족속마다 다양한 신들을 의존하며 살았었는데, 이들의 전투 중에는 바다가 마르는 기이한 사건이 있었고 다른 신들을 섬겼던 두 족속의 왕이 처참히 박살나니, ‘뒤에 뭐가 있다.’ 라고 생각했던 것이죠. 그들이 섬기는 신은 ‘여호와’, 하나님이었습니다.
결국 이 겁도 없는 군대의 뒤에 있는 하나님이라는 신 앞에 이 여리고는 몰살당하고 맙니다. 그 높은 성벽을 오르지도 않고, 바다가 말라 승리했던 기이한 전투처럼요. 아, 이 라합과 그 가족들, 그리고 그 집에 숨었던 사람들 빼고요.
라합은 당시 하나님께 택함을 받았던 이스라엘 백성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하나님에 대해 듣고, 그 사실을 믿었는지 몹시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를 믿는 정탐꾼들이 왔을 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얘 건들면 뭐 된다.’라며 그들을 숨겨줬던 게 아니었을까요. 하나님을 두려워했던 덕에 그녀는 여리고에서 유일하게 살아 남았고, 부모님과 가족들, 그리고 자기 집으로 피했던 이웃까지 살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