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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OH Jan 05. 2024

자기를 칼같이 떠나라

말레이시아 한 달 살기


여기서 한 달 살기 하는 동안 아이 둘은 스텔라 국제학교 영어 캠프를 신청해 두었다.

8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그들은 그들대로의 일정을 보내고 나는 나대로의 시간을 계획했기에  그 시간이 꽤 기다려졌다. 그러나 유이는 심한 멀미 후유증과 컨디션 난조로 오리엔테이션 첫날부터 조퇴, 다음날 나랑 함께 있었다. 셋째 날 학교에 갔지만 다녀와서 다시 컨디션이 다운됐고 급기야 어제는 학교간지 1시간 만에 전화가 와서 데리러 갔다.

유이는 먹거리나 물에 예민한 데다 멀미 후유증이 심해 쉬이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어제는 에코 보타닉에 있는 한국 슈퍼 가서 유이가 부르짖던 짜파게티도 사고 한국 과자도 사서 기분도 좀 맞춰주고 푹 쉬도록 했다.


오늘 오전이 다 되도록 그녀에게 전화가 오지 않는다.

됐다!


카페는 종종 들렀으나 본격적 여유를 부릴 준비물까지 챙겨 브런치 카페행을 하는 건 오늘이 처음!  


김영하 작가의 <오래 준비해 온 대답> 시칠리아 여행 에세이 책을 챙겼다. 이 책은 오는 비행기에서 독파하려고 했는데 예상치 못한 유이의 멀미로 한바탕 난리를 치르는 통에 다 못 읽고 넣어둔 책이다.

사람들은 각자만의 여행을 통해 무슨 생각을 할까..


푸테리 하버에 소문난 브런치 카페

☕️Ocoffee club

로스터리 카페이기도 하고 브런치 메뉴도 많아서 인기가 좋은 모양이다. 맛도 괜찮다. 커피 관련 굿즈나 선물하기에 좋은 키링도 판매한다. 선물용으로 몇 개 구매할 생각이다.


 

중국어, 영어, 말레이어와 한국말이 섞인 공간.

고요까지 바라는 건 욕심

해가 나다가 비가 오다가 한다.


창 밖 나무가 참 예쁘다.여긴 나무들이 넘 멋있다. 무성하고 짙푸른 잎, 나무 종류도 다양하고 싱싱하고 키가 속시원히도 커다랗다.

숙소인 알마스 뷰 사진을 찍어 남편에게 보냈더니 숲 뷰를 넘어서 정글뷰냐고 한다.

나무나 식물을 좋아하는 나로선 바다뷰보다 훨씬 좋다. 이 많은 나무들이 뿜는 산소들이 내 몸 깊은 곳을 통과할 거라 생각하니 숨이 제대로 쉬어진다.


사람들은 매우 여유롭다. 여유롭다기보다 느리다. 짜증스럽게 대하는 것이 없다. 대화가 엇갈려도 웃으며 기다리고 재차 설명해 준다.


때때로 내 심장이 땅바닥에 곤두박질치는 것이 아닐까 덜컹 겁이 나던 때도 있었다. 영혼이 따라오기를 기다리기는커녕  내 발과 손이 조급한 내 마음을 따라가지 못했다. 여기서 돌아가도 달라질 것은 없겠으나 내 마음이 달라지면 모든 것을 돌릴 수 있다는 가능성은 확인했다.


월화수목 책방 모임 방학이 끝났다. 오늘 5일 금요일부터 금요독서회가 진행된다.

책방지기 없이 모임이 돌아가고 시간을 단축하나마 카페가 돌아가고 있음을 cctv로 확인한다. 여태껏 없었던 성격의 웃음이 나온다. 자유함, 벗어남, 안될 것 같은 것이 되는 현실... 을 포함한 웃음이겠다.


아이들 등하교 시간에 엄마가 동행해야 하는 이유를 제외하면 시계를 확인하거나 날씨를 확인하거나 뉴스를 확인하는 일이나 카톡을 확인하는 일이 현저히 줄었다.


눈 떠서 그날의 날씨를 온몸으로 느끼고

배고프면 먹고 잠시 낮잠이 자고 싶으면 잔다.

시간에 쫓기지 않으니 멍~ 한 시간을 보내도 버리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 낯선 외국어와 낯선 이들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몇 시까지 무얼 해야 한다는

to do list 가 없으니 조바심 낼 일도 없다.


결심한 바와 같이 아니 결심을 일단 사고 치듯 손발로 옮겨놓고 보니 틀은 백날 깨려고 노력만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고 그냥 막무가내 심정으로 일을 질러놓으면 된다는 앎이 온다.

이제 슬슬 정신이 들고 기쁘고 자유롭다.


2024부터 더더욱 너의 틀을 깨는 계기를 여럿 만들기를....

그것이 사람이든, 상황이든, 내 마음이든 움찔하지 말고 지 말고 걱정하지 말고 일단 깨 부수어 버리기를....


조급함과 열심을 버리고 지내는 나의 1월 5일.

조호바루에서.


ㅡㅡㅡㅡㅡㅡ


덧.

연희샘이 응원 댓글차 쓰신 신영복 선생님의 담론 중 글이 내내 마음에 남는다. 지금 정확하게 내가 안아야 할 글이라 더 그런 것 같다.



"여행은 떠나고 만나고 돌아오는 것이다. 결정적인 것은 자기를 칼같이 떠난 후 변화된 자기 자신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_신영복_담론 中



 #조호바루 #말레이시아한달살기✈

#Ocoffeclub #PuteriHabour


#자기를칼같이떠나라

#자기를칼같이떠나라

#자기를칼같이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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