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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chelle J Jun 28. 2024

나라마다 다른 인종차별

나는 그렇게 느껴요.




며칠 전에 작성했던 글에 나는 나라마다 인종차별 방법이 조금씩 다르다고 느낀다고 쓴 적이 있는데 그와 관련해 몇 가지의 이야기를 더 풀어보고자 한다.



내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외국의 사립 국제 학교였고 현지인 학생들 외에도 약 40개국의 여러 나라에서 온 다양한 학생들이 다녔었다 보니 다행히 학교 내에서 인종차별을 크게 당해본 적은 많지 않았던 거 같다.


학교 밖에서 겪은 인종차별이라고 하면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 그 나라에는 초등학교 포함 중, 고등학교에서도 제2 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우는 학교가 많아서 그런지 니하오보다는 곤니치와를 자주 들었던 정도?


그리고 이것도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 가장 흔했던 인종차별은 면허 딴 지 얼마 안 돼서 신난 고삐 풀린 미친 10대들이 차 타고 음악 크게 틀고 그룹으로 몰려다니면서 아시안 대상으로 날계란과 유리병, 쓰레기 등을 던지면서 욕과 함께 손가락 욕을 퍼붓는 거였다.


다행히 이들의 조준 실력이 형편없었는지는 몰라도 아슬아슬하게 맞을 뻔한 적은 있지만 내가 직접 맞은 적 은 없었는데 아시안 친구 중 계란 맞은 친구도 있고 또 다른 친구 중에서 한 명은 깨진 유리병을 다리에 맞는 바람에 응급실에 다녀온 경험도 있다.


그걸 몇 번 경험하고 나니까 아, 이 차에서 뭔가를 던지기 전에 던지겠다고 느낌이 오는 게 다가오는 차가 뒤에서 서서히 속도를 늦추는 게 느껴져서 대부분 미리 알아채고 마음의 준비(?)를 했던지라 놀랐던 경우도 그리 많지 않았던 거 같다.


물론 기분은 좋지 않고 그렇게 던져버리고 낄낄거리면 서 쌩하니 멀어지면 잡을 수는 없지만 혹시나 그들 상대로 욕을 했다가 재수가 없으면 차를 세우고 구타를 한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고 직접적으로 다친 적도 없었으니 그냥 내 몸 사리기 위해서 딱히 반응한 적도 없다.


학생 때라 주로 버스를 타고 다니기도 했고 주로 버스정류장이나 버스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경험하기는 했다.


그렇다고 일상처럼 자주 경험했던 건 아니었기에 그 나라와 그 나라 사람들이 싫어질 정도는 아니었던 거 같다.



그러다가 독일에 처음 오고 나서는 깡촌 같은 시골에 거주했었는데 워낙 아시안 구경이 귀한 곳이라 그랬는지는 몰라도 동네 산책만 나가도 수다를 떨며 정원을 가꾸던 아줌마와 할머니들의 시선 집중이었다.


슈퍼나 빵집을 가도 애나 어른이나 할 거 없이 대놓고 무례하게 손가락질에 소곤댈 정도였는데 그 당시만 해도 독일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하게 가지고 있는 독일과 독일 사람들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던지라 꽤나 충격이었던 기억이 있다.


시골에 거주하는 내내 밖에만 나가도 동물원 원숭이 취급을 당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안 좋았는데.. 도시에 이사 오고 나서 여러 일을 겪어보니 차라리 손가락질에 신기하게 보는 편이 나았으려나 싶기도 했다.



옐로 몽키, 칭챙총, 너네 나라 돌아가라 정도는 기본이고 그 외에도 갑자기 뒤에서 귀에 대고 이상한 소리 내고 소리 지르기, 욕하기, 건너편에서 오면서 쭉 째려보던 남자가 낄낄거리면서 머리로 향해 휘두르는 가방에도 맞을 뻔도 하고 10대 여자애가 갑자기 때리려고 겁을 주기도 하고 또 도촬도 당해 봤었다.


길거리에서 길막을 하더니 다짜고짜 나 너네 집에서 자도 되냐고 독어로 묻길래 못 알아들은 척 나 독어 못 한다고 영어로 대답했더니 욕하고 밀치고 침 뱉고 간 적도 있었는데..


길 가다가 맞을 뻔한 적은 많았어도 대놓고 밀친 건 처음이라 놀랐었던 경험이 있는데 뭐가 너무 많았던지라 다 기억도 안 날 지경이다.



하루에 여러 번 겪었던 적들도 있고 모든 일들을 전부 다 쓸 수는 없지만 정말 인간이라는 자체에 정이 떨어지는 일이 너무 많았다.


예전에는 여러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는 걸 참 좋아하던 성격이었는데 독일에 와서 지내면서 사람 만나는 걸 무서워하는 굉장히 폐쇄적이고 내향적인 성격으로 변했다.




지난 글에도 썼듯 직접 겪은 경험으로 인해서 느끼는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차를 타고 지나가며 하는 인종차별과 비교했을 때에 독일에서 겪는 인종차별은 얼굴을 마주 보고 하다 보니 기억에도 오래 남고 더 쉽지 않은 거 같기도 하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다른 분들도 나라마다 인종차별이 다르다고 생각하실지 아니면 다른 의견을 가지고 계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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