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싸이트 Mar 23. 2023

60만 뷰, 댓글 2천 개의 무게

쏟아지는 관심에 잠시 짓눌렸다

앞서 발행한 '직원 귀한 줄 모르는 회사가 몰락하는 과정' 글에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이 글은 브런치에서 30만 뷰를 기록했다. 브런치북을 출판한 인기 작가님들에게는 흔한 일이겠지만, 글을 쓴지 고작 한 달이 넘은 내게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브런치 조회수 돌파 알림


이 글은 확인한 것만도 30개가 넘는 커뮤니티, 카페, 블로그에 퍼 날라졌다. 이렇게 많은 커뮤니티가 있는지도 처음 알았다(출처를 쏙 지운 글은 언제 봐도 꼴 보기 싫다). 추적 가능한 조회 수만 어림잡아 60만 뷰에 댓글은 2,000개가 넘게 달렸다. 특히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는 11만 회 조회가 되며 좋아요 1,800개, 댓글 1,200개가 달렸다. 듣기로는 여러 회사 사내 게시판에도 올라갔다고 하니 정확한 반응 규모를 확인할 길은 없다.


처음엔 글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꼈다. 그런데 대부분의 댓글에서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기업들에 다니는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회사 이야기다", "쓴이 우리 회사 출신이지"라는 이야기로 도배가 됐다. 모두가 자기네 회사라고 하는 상황에 어떤 이는 "대한민국 모든 회사가 똑같나 보다"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했다.


어떤 이들은 오버랩되는 회사에 대한 분노 혹은 자조를 했다. 이직을 준비하던 어떤 이는 댓글을 보고 "거기마저 그렇다고?"라며 당황했다. 누군가는 이 글을 경영진이 봐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러 회사 사내 게시판에 퍼 날라졌다니, 일부 회사 경영진들은 이 글을 봤을 수도 있겠다. 그들의 반응도 천차만별이었을 것이다. "다른 회사도 다 똑같다니 다행이네"라고 생각했을 수도, "너네 입장만 생각하냐? 투자에 경쟁에 우리도 어려워"라고 읊조렸을 수도, "아무리 성과급을 챙겨준들 직원들은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할 거야"라고 합리화했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회사를 겨냥해 썼는지를 추측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회사 같다고 느낀 것은, 의도적으로 글을 그렇게 썼기 때문이다. 말이 나온김에 이야기를 하자면 현재 재직 중인 회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이미 오래전 겪고 느낀 바에 상상력을 더해 썼다. 안심해도 좋다. '우리 회사' 이야기가 아닌 가상의 이야기다. 특정 회사를 겨냥할 목적도, 저격하고 싶은 의도도 없었다.


찝찝함이 남기 시작했다. 작성하고 있던 다음 글을 쓰기가 어려워졌다. 어느 정도는 이런 반응이 나오리라 예상했고 의도한 바도 맞지만, 중요한 다음 단계가 빠져 있어서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각자 처한 상황에 따라 여러 의미로 해석하고 사고를 확장해 자기만의 시사점을 찾기를 희망했다. 재건을 위한 파괴가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지금껏 써온 글 중에 처음으로 결론을 도출하지도, 의미나 해석을 덧 붙이지도 않았다.


어느 누군가는 글을 읽고 자신의 거취를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준비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렸으면 했다. 골똘히 생각해 본 적 없던 '만족'이라는 개념을 고찰해 볼 계기로 다가왔으면 했다. 나는 얼마를 받으면 행복할까에 대해 생각해 보고, 돈과 일이 갖는 궁극적인 의미와 가치를 떠올려 보기를 바랐다. 회사를 경영하는 누군가에게는 이루려는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를 되짚어보는 계기가 됐으면 했다. 각자에게 다가오는 의미가 무엇이든 발전적인 방향으로 닿았으면 했다.

 

앞으로 써 내려갈 글의 방향을 며칠간 생각했다. 내가 이런 고민을 할 만큼 영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제넘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작은 행동에도 이유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변화의 계기가 되거나, 생각해 본 적 없던 것과 마주하는 울림이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고심 끝에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다시 키보드를 두드려야겠다고 결론 내렸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의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글을 읽고 생각의 변화가 생기는지 궁금해졌다. 여러분의 생각을 더 듣고 싶어졌다.


그런 의미에서 소통 채널을 더 늘려보기로 했다. 유튜브 채널도 개설했다. 최근 제안이 왔던 헤드라잇이라는 플랫폼에도 글을 올려보기로 했다. 나중에 글을 모아 책으로도 출간해보려 한다.


나는 살면서 마주하고 알게 되는 것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스스로에게 필요한 변화가 무엇인지를 찾고, 변화를 만들기 위해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끝에는 행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자 해야 할 전부라고 믿는다. [끝]


유튜브 채널 주소는 https://www.youtube.com/@outsiders.insight 입니다. 구독, 좋아요, 알림설...

'헤드라잇'은 모바일 앱을 다운받아 사용 가능합니다. '아싸이트'를 검색하시면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AI 시대 직장인이 뛰어나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