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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na May 27. 2024

염증일기

이제 별 걸 다 쓴다..

지난 5월 19일 일요일. 퇴근 전 직장 동료들이 물었다. "안나는 발바닥 안 아파요?”


종일 서서 일하고, 하루 만보 정도 걸어야 하는 직업 특성상... 온몸 안 아픈 데가 없었지만 딱히 ‘발바닥’이 아팠던 적은 없었기에 “네, 전 발바닥은 괜찮아요”라고 호언장담 후 퇴근을 했다.


그런데 집에 와 샤워를 하며 무심결에 본 발바닥이 쌔빨간 것이 아닌가,??? 나도 모르게 “으악” 소리를 질렀고, 거실에 있던 오빠가 놀라서 뛰어왔다.


“나.. 발바닥이 이상해..”

오른쪽 발바닥, 아니 정확히는 발가락 아랫부분이 빨갛게 달라올라 있었고 누르니 아린 느낌이 들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해도 안 아팠던 발바닥이 갑자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엄청 아파왔다.


하지만 단순히 피로가 누적된 거겠지, 하고 월-화 이틀은 육지에서 친구가 놀러 와서 오랜만에 서귀포로 호캉스를 즐기다 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크게.. 심각성을 못 느꼈다.


수요일은 하나 남은 연차를 쓰고 쉬었는데, 발바닥이 전보다 더... 여러 군데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이상하다 싶어 네이버에 ‘발바닥 염증’ ‘발바닥 통증’ 등을 검색해 보니 온통 ‘족저근막염’에 대한 이야기뿐이었다. 나는 평발도 아닐뿐더러, 이렇게 하루아침에 염증이 생길 수가 있나? 여태 2년 가까이 (근무할 때 빼고는) 크록스를 즐겨 신었는데 그 영향인가? 싶기도 하고..‘좀 쉬면 낫겠지’라는 생각으로 휴일을 보냈다.


다시 출근일. 염증은 이제 육안으로 더 두드러졌지만 오래 걸었을 때의 피로감 정도라서 그냥 셀프 마사지를 하며 낫길 기다렸다. 그런데 목-금 근무 후 내 발바닥은 더 심해졌고 하필이면 토요일 아침부터 통증이 심하게 느껴졌다. 발뒤꿈치 쪽으로 염증이 옮겨간 듯했고 왼발보다 오른발 통증이 더 심했다. 오빠는 동네 911 의원이라도 가보자고 했지만, 감기의 여파로 전문병원이 더 낫다는 결론 하에 월요일까지 버텨보기로 했다.


맨바닥에 발이 닿을 때나, 딱딱한 부분에 눌리면 찌릿하고 짜릿한 통증이 느껴져서 크록스는 벗어던지고 호카를 신고 출근했다. 쿠션감이 있으니 조금 나았지만 여전히 서 있을 땐 불편함이 지속되었다. 그렇게 토-일 이틀 더 일하고 잠이 들기 전 염증에 대해 더 검색을 하다 ‘봉와직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세균성 감염증이라는데, 아니 저번에 감기도 세균성 감기라더니 그놈의 세균이 발바닥에도 침투한 건지.. 몇몇 후기들을 보니 내 증상과 비슷한 것 같더라. 월요일인 오늘도 오전 추가출근이 예정되어 있어서 병원은 다섯 시가 되어서야 갈 수 있었다.


정형외과 의사 선생님은 내 발바닥 여기저기를 살펴보시고는 “봉와직염... 같은데 우선 주사랑 약 줄 테니까 먹고 안 괜찮으면 내일 다시 오세요” 하셨다.


엉덩이 주사 맞고, 항생제 약 타서 집에 오는 길.

이제 발바닥까지 아프다니... 슬프다...


p.s 이번 달 병원비랑 약값만 178,000원 듦^^...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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