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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노트 Mar 18. 2022

웹 3.0, 어떠한 현실을 선택할 것인가

책, 공간 웹

번역서
· 도서명 - 공간 웹: 웹 3.0 시대의 기술이 삶, 비즈니스, 사회에 미치는 영향 (2021)
· 저자 - 가브리엘 르네, 댄 메이프스, 역자: 심주연
· 출판사 - 에이콘출판

원서
· 도서명 - Spatial Web: How web 3.0 will connect humans, machines and AI to transform the world (2019)
· 저자 - Gabriel Rene, Dan Mapes

 웹 3.0, 블록체인, NFT... 나는 한 발 늦게 알기 시작했다. 세상에는 배워야 할 게 왜 이렇게 많은지. 마침 이 주제로 독서 모임이 오픈되어 참석했다. 나는 이 책을 읽고 '공간 웹'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정도 기대로 첫 번째 모임에 참석했는데 멤버들의 폭넓은 의견 틈에 말 한마디 못 했다. 어떤 멤버는 이 신기술이 디스토피아를 초래할 수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내가 이해한 방향은 '우리가 선택을 잘해서 이로운 변화를 만들자'였는데. 내가 읽은 것도 맞고 디스토피아 의견도 모두 책에 있다. 각자 솔깃한 쪽에 치우쳐 읽었나보다.


독서 모임에서 돌아와 책을 다시 읽으며 놓쳤던 부분을 눈에 담았다. 이 책을 읽으면 이 신기술이 가져오는 사회현상과 가치 변화 논쟁은 기술이 아닌 논리의 문제이며, 다가오는 미래가 아닌 이미 일어난 현실이므로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할지, 또는 선택이라는 것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다.



'그래서 웹 3.0이 뭐야, 공간 웹이 뭐야?' 의문을 품은 분에게 추천한다. 다만, 눈에 보이는 실체가 아닌 개념 이해가 필요하므로 몇 가지 기술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세계가 3차원인 것은 알고 있지만, 4차원과 5차원은 수학에서는 존재하되 손으로 만져지지 않아 어려운 것처럼, 디지털 세계와 우리 실제 현실의 경계를 찾으려고 애쓰지 않고 새 개념을 이해해본다.



책 속의 문장과 메모


들어가며

웹 1.0은 정적 문서와 PC의 읽기 전용 데이터로 구성됐다.
웹 2.0은 사용자 생성 멀티미디어 콘텐츠, 대화형 웹 애플리케이션, 그리고 멀티 터치 스마트폰의 소셜 미디어를 도입했다.
웹 3.0은 AR과 VR 헤드셋, 스마트 안경, 웨어러블과 센서가 등장한다. 공간 웹은 이로써 우리 주변의 정보와 생각, 상상력을 세계에 투영하고 이를 모든 대화로 엮어낼 수 있으며, 우리가 일하고, 배우고, 살아가는 장소에 표시한다. 직관적으로 배치된 정보, AI 지원 인터랙션, 암호화된 정보, 디지털 결제 등 새로운 네트워크 형태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웹이 바로 세계가 되는 곳 말이다.
- 36p


21세기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지금, 올바른 사회적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미래의 암울한 <블랙 미러> 버전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생략). 다행히 웹 3.0에는 공상과학소설에서 잘 다루지 않는 긍정적인 미래인 '화이트 미러' 버전도 있다. 그곳에서 우리는 의도적이고 의식적으로 컨버전스의 힘을 활용한다.
- 39p

웹 2.0에서 기업과 정부는 데이터를 중앙 집중화했다. 웹 3.0에서 기대하는 것은 탈중앙화인데, 우리는 과거 시스템과 권력을 떠올리며 '진정한 탈중앙화가 가능할까?' 우려하고 있다. 웹 2.0에서 물리적으로 보이는 기업과 정부에서 데이터 소유와 통제로 권력을 누렸다면, 웹 3.0에서는 보이지 않는 세력이 만든 현실에 갇히는 디스토피아를 예상할 수 있다.

우리는 미래를 살아보지 않았어도 과거의 부작용을 기억하기 때문에 디스토피아에 더 많은 설득력이 실리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말하는 디스토피아의 전제는 '올바른 사회적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이다. 부작용의 원인을 공부해 두면 의도적으로 긍정적 미래를 유도할 수 있지 않을까.


 1장 공간 웹 > 웹 3.0 스택의 세부 내용

(웹 3.0)의 분산 원장 기술은 모든 신원, 계약, 거래 및 화폐를 신뢰하고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신뢰성은 분산 원장 기술의 고유한 아키텍처에서 생겨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중앙 기관 역할을 하는 기업, 정부 등 유사 기관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 83p
웹 2.0에서는 우리도 모르게 신뢰한 제삼자 회사가 개인 정보를 온라인과 모바일 기기로 수집해 '클라우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하고 각 데이터를 해킹에 취약한 상태로 남겨둔 채 이를 추적하고 판매하는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 84p

  

나는 개인 정보가 이미 개인 소유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물론 농담이지만, 취약한 환경을 알면서 내 개인정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한 것도 없다. 그렇게 방치한 사이 아마존 계정이 잠겼다. 비정상 로그인 시도 메일을 받은 적 있으나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누군가 내 계정과 등록된 카드로 구매를 시도했나 보다. 비정상적인 구매 시도를 감지하고 차단한 아마존에 고마워해야 할까. 그 후, 계정을 풀기 위해 고객센터에 연락하기를 미루고 있어서 아마존에서 구매한 e-book을 읽을 수 없는 상태다. 이 사건을 사회 문제로 좀 더 확대해 보면  '내가 나를 증명'할 수 없어서 금융 계좌에 접근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개인이 데이터 보안에 대응하고 위험을 예방하는 방법을 알기 전에 우리 데이터를 노리는 누군가는 한 발 앞서 전문적으로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웹 3.0의 분산 원장 기술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만, 희망과 동시에 경고하고 있는 것은 웹 3.0에서조차 보이지 않는 중앙화가 '다시'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2장 문제 > 웹 3.0의 위기 또는 기회

현재 웹과 동일한 윤리적, 기술적, 경제적 설계 원칙으로 운영되는 강력하고 실제적인 공간 인터넷의 전망은 매우 어둡다. 웹사이트와 앱이 해킹당하는 대신, 집과 학교, 드론, 자동차, 로봇, 감각, 생명 활동, 두뇌가 해킹당할 것이다.
- 106p

두뇌가 해킹당하다니... 무서운 표현이다. 웨어러블 기기로 내 건강 데이터가 수집되어 건강 관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지만, 알리고 싶지 않은 병력이 알려지거나 사람을 차별적 선택하기 위해  활용된다면? 이를 막기 위한 규제가 등장할 테니 오히려 산업의 성장을 막는 팽팽한 줄다리기는 앞으로 한참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3장 솔루션 > 공간 웹 구축

안전하고 통합된 디지털과 물리적 공간 웹을 만들려면
1) 사람, 장소, 사물을 식별하는 표준화된 방법(범용 식별)과
2) 사람, 장소, 사물의 위치를 찾아내는 방법(범용 주소)이 필요하다.
그리고 3) 우리가 보는 것과 이야기하는 사람을 입증할 방법(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기록),
4) 물리적 또는 가상 세계의 모든 곳에서 상품 및 서비스 비용을 쉽게 지불하는 방법(디지털 화폐나 웹 지갑)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5) 모든 작업을 원활하게 할 통신 방법(공간 프로그래밍 언어 및 프로토콜)이다. 이는 어떤 사람이나 기업, 정부 단독으로 통제할 수 없는(오픈소스) 범용적 인터페이스(공간 브라우저)로 기기, 운영 체제, 물리적 및 가상 도메인 전역에서 안전한 상호 운영 경험이 가능하다.
- 114p


저자는 가장 중요한 것이 프로토콜이라고 한다. 프로토콜, 즉 우리의 약속이다. 세계가 공용으로 인정하고 공감할 약속이 마련되기 전에 패러다임을 선점한 누군가의 룰을 따라가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3장 솔루션 > 현실의 공유

119p



4장 기능과 혜택 > 공간 웹에서의 신원

우리는 중앙 통제적 제삼자가 우리의 신원이나 관련 데이터를 검증하고 확인 및 인증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여겼던 지구 중심적 개념을 전환해야 한다. 사용자 계약 약관과 소유권 및 수요 창출 전략의 중요성에 따라 웹 1.0과 웹2.0 서비스 제공 업체 각자의 행성을 돌고 있는 세계관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 새로운 세계관은 우리의 지구 중심적 관점은 태양과도 같은 우리 자신을 발견하는 태양 중심 모델로 넘어간다. 우리는 태양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데이터 시스템 중심에 있는 에너지 원천이다.
(생략) 블록체인 기술은 기업과 정부의 개인 데이터 소유권을 개인에게 반환함으로써 디지털 신원의 혁신을 약속한다.
- 146p


우리는 각각 태양이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던 옛날에 비유할 만큼 우리에게 큰 인식 변화가 필요한 것일까. 여기까지 읽고 나서야 지금까지 나는 다른 사람이 준 기술과 도구의 편리함만 쫓느라, 내 정보의 소유권과 주도권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웹 2.0까지는 기업이나 정부가 데이터를 데이터베이스/서버/클라우드로 저장하고 활용했다면, 웹 3.0에서는 분산 원장 기술로 탈중앙화가 가능하다. 개인의 데이터 소유권이 개인에게 있다는 개념부터 이해하자. 그러나 과거를 거울삼아 보면 보이지 않는 세력에 의한 중앙화가 되는 그림도 충분히 가능하다.


디스토피아의 전제는 사회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하지 않았을 때다. 올바른 선택의 주어가 '우리'라고 하기에는 아직 모르는 게 많다.

가치를 만드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논리다. 부작용을 알아야 악용인지 알 수 있으니 비관론을 듣는 것도 필요하며, 남이 주도권 뺏는 것을 겁내고 비난하는데 시간 쓰는 것보다 이로운 사업을 설계하면 어떨까.


끝.



이미지 출처 및 함께 보면 좋은 자료

책 표지 이미지 출처: yes24

저자가 책을 발간하며 쓴 아티클. 책 읽은 전후로 쓱 읽어보기에 좋다.

참석중인 독서 모임. 2022.02~20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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