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읽으면서 배우고, 쓰면서 성장하는]
몇 개월 전에 허리 통증이 점점 심해졌던 시기가 있었다. 허리 통증으로 매번 병원을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허리를 아픈 명확한 이유와 원인은 찾기 힘들고 한 번의 치료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거 같다. 그렇기에 의사분들도 정확한 치료 방법이나 시술을 주기보단 꾸준한 운동이나 자세에 대한 피드백을 주는 게 대부분이다.
가령 통증이 너무 극심한 경우 수술을 권하는 경우도 있지만 참을만하면 되도록 수술은 권장하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상처가 난 직후에는 상처가 난 부위에 대한 통증은 즉각적으로 오기보단 약간의 텀을 두고 내가 상처가 났다는 것을 인지를 하게 되면서 점점 통증의 크기가 커져나가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오늘도 설거지하다가 상처가 났는데 베였을 직후에는 아무런 감각이 없다가 피가 나는 것을 보고 상처가 났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한 후 점점 통증이 올라왔었다.
여기서 통증이라는 것은 신체에 문제가 있었을 때 즉각 반응하는 것이 아닌 것인데 그럼 통증이라는 감각은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통증은 뇌에서 ‘감지’되는 것이 아니라 뇌가 통증을 ‘만드는’ 것이다. 통증이 존재하려면 우리의 의식적 자각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전신 만취를 받을 때 통각은 우리에게 의식이 있을 때처럼 똑같이 일어나지만 통증 자체는 생성되지 않는다. 뇌가 없으면 고통도 없다. - <고통의 비밀 p33>
현대의 통증 연구자들은 위 내용과 같이 통증은 뇌가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밝혀냈다. 즉 의식적인 자각을 통해 뇌에서 통증을 만들어내는 것이고 이 사실을 깨닫게 되면 상처가 났을 때 우리가 느끼는 통증의 과정이 이해가 될 것이다.
여기서 질문이 또 생기는데 도대체 뇌는 왜 상처나 몸에 문제가 있을 때 통증이라는 감각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통증은 우리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반응이다.
통증은 우리 몸이 어떤 위험에 처해 있거나 손상이 일어나 보호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느낌이다.
<고통의 비밀 p34>
통증은 손상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을 보호해라 라는 신호를 주는 역할인 것이고 한편으로 실제로 위험에 처하거나 손상이 입은 것과 통증은 별개의 문제일 수 있다.
사실 통증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 볼 일이 전혀 없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머리가 띵 하는 느낌을 들었다. 정말 짧고 명료하게 이유가 정리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통증이 없다면 우리의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이 무엇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가령 내가 운동을 하다가 뼈나 인대가 다쳤을 때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면 다친 몸을 혹사하며 지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통증이라는 것 자체는 우리에게 불편한 느낌을 주는 경험이지만 몸을 보호할 수 있는 축복이라고 봐도 무방한 거 같다.
더 나아가 이걸 이해하면 통증에 대한 많은 의문들이 해소가 되는 거 같다. 가령 통증이라는 것은 정서적 경험이 수반되는 감각이기에 기대와 예측 속에 하는 행위 (예를 들어 약을 먹는 것) 등에 대해서 어느 정도 통증이 완화되는 가령 플라세보 효과에 대해서도 이해가 되고 내가 매번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갔을 때 의사분들께서 명확한 원인을 찾아주지 못하는 것들이 다 이해가 된다.
결국 통증이라는 것은 단편적으로 손상에 의해 발생했던 것이 아니라 몸을 보호하기 위한 신호로써 동작하는 정서적 경험이기에 설명하기 어렵고 생각보다 더욱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운동은 단계적으로 강도를 높여 부드럽게 행하면 가장 좋은 진통제 중 하나가 된다. 적절한 운동은 뇌에서 항염증 호르몬과 진통 호르몬을 분비시켜 뇌로 이동하는 위험 신호를 억제하고 신체 조직의 치유와 영양분을 공급을 돕는다. - <고통의 비밀 - 258p>
운동은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에서도 너무나 강조되고 있다. 움직임의 힘 서평에서 이야기했는데 인간의 뇌의 목적이 움직임을 유발하기 위함이라 표현할 정도로 운동이 뇌에게 주는 긍정적인 역할은 생각 그 이상으로 크다.
통증도 결국에는 뇌를 통해 정서적인 경험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운동이 통증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인 거 같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통증이라는 것은 신체 / 마음 한 곳에 찾을 수 없고 그 사람 자체에서 일어나는 감각인지라 단 하나의 정답은 없다.
느리지만 꾸준히 신체 / 마음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것이 통증에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일 수밖에 없는 거 같다. 그 관점에서 운동을 하는 것이 안 하는 것보다 수십 배 신체적으로 긍정적인 자극을 줄 뿐더러 움직임의 힘을 통해 이야기한 그룹운동 등 다른 사람들과 함께 연결되는 느낌을 주는 운동은 신체 / 마음에 모두 좋은 자극을 줄 수 있기에 정말 훌륭한 치료 방법이 되는 것이다.
통증이라는 것 자체가 불편한 감정일 수 있지만 우리의 몸을 보호하는 관점에서 인간에게 꼭 필요한 감각이며 축복이다. 그렇기에 통증을 겪는 것 자체에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단 통증을 이해하기 위해 학습하고 내 몸과 마음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것들을 끊임없이 채워나가는 훈련이 필요한 거 같다.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