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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석훈 Nov 05. 2021

3. 언택트가 버거운 순간

같은 상황 다른 고민

현재 조직에서 담당하는 업무 중 하나가 조직개발 프로그램인 맞춤형 팀빌딩이다. 이 팀빌딩은 새로 보임한 신임 리더들이 팀에서 조기 리더십을 확보하고 비전 공유, 소통, 협업 강화를 위한 워크샵이다. 기획 단계에서 팀장이 실제로 고민하는 부분과 팀 구성원이 체감하는 실질적 변화를 위해 핵심 이슈(Route Cause) 정의가 가장 중요한데, 이를 위해 팀장 인터뷰를 진행한다. 2020년 코로나 이후 급격히 늘어난 팀장의 가장 큰 고민은 ‘비대면 상황에서의 소통’이었다. 팀원들을 만나기조차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언택트로 소통하는데, 그 중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들은 다음과 같았다.     


‘화상회의 미팅 중에 다들 집중하고 있는지, 메시지가 제대전달됐는지 알 수가 없어요. 중요한 건데...’
‘반응도 없고 질문도 없고, 그냥 나 혼자 떠들고 끝나는 느낌이에요. 대면 미팅 때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기업의 팀장들 뿐이랴, 갑작스럽게 비대면 상황 전환으로 인해 버거움을 느끼는 이들은 정말 많다. 팀 미팅뿐 아니라 기업 교육 현장과 학교에서, 심지어는 교회에서도 언택트 상황의 어려움을 직·간접적으로 느낀다. 각 현장에서 생기는 몇 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기업 교육 현장에서교육담당자와 학습자


기업 교육 담당자가 직접 강의를 하는 경우는 적지만, 과정을 기획하고 잘 진행되도록 지원해야 하기 때문에 학습자들의 반응에 가장 민감하다. 교육에 잘 따라오고 있는지, 집중하고 있는지, 잘 참여하는지를 시시각각 챙기며 독려한다. 하지만 언택트 교육으로 바뀌면서 담당자 A는 고민이 많다. 하다하다 안되니 화가날 지경이다

‘왜 다들 카메라를 안켜는거야.’
‘카메라 좀 켜달라고 채팅으로 공지하고 따로 메시지도 보내고 전화까지 했는데, 또 껐어.’
‘(혼잣말) OO씨 도대체 뭐 하는거지. 이럴거면 교육은 왜 들어온거지?’     



학교에서대학교수(또는 선생님)와 학생들


언택트 교육의 가장 전방에 서있는 분들이다. 학생들이 언택트 교육에 들어오는 순간, 아니 과정 준비부터 끝나고 난 이후까지 모든 것이 이들에게 달려있기에 어깨가 무겁다. 언택트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적용해야 하니 버겁기도 하다.

‘오프라인 교육때는 강의 슬라이드만 준비하면 됐는데, 언택트 교육을 하려니 Zoom, OBS, 슬라이도, 패들릿 등 배워야할 것들은 왜 이렇게 많은지.’ 
‘그냥 Zoom 틀어 놓고 오프라인 강의할 때처럼 하면 안되나?’     



업무 워크샵(또는 팀 미팅)에서발표자와 참석자 


이번 발표를 위해 오랜 기간 준비했다. 수일을 밤새며 완벽하게 준비했고, 내용 또한 충실하게 준비했다. 작년과 다르게 워크샵이 언택트로 진행되지만, 준비한 발표를 잘 하면 되겠지 생각하며 언택트 워크샵으로 향한다. 하지만 워크샵이 시작하는 순간 예상과 다르게 흘러간다. 

‘왜 아무도 반응이 없는 거지?’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는데 왜 아무 질문도 없고. 다들 잘 듣고는 있는 건가?’     



교회에서소그룹 리더와 멤버


예배는 생명과 같은 것이고, 소그룹 멤버와의 교제는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데, 코로나로 만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사라졌다. 매주 Zoom으로 모이지만 갈수록 모임에 빠지는 사람도 많아지고 심지어 모임에 대한 기대감도 없어지는 것 같다. 온라인으로 모임은 모든 사람이 친해지기에 한계가 있고 마음과 상황을 다 나누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찬양하면서 기도하자고 권유해보는 순간,

‘아. 정말 이 모임에 제발 집중 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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