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완전한 스위스 : 우리 마을
프랑스 파리에서 스위스 추크(Zug)주의 작은 마을로 이사 온 지 4년째.
파리와 우리 동네는 그야말로 180도 다른 곳.
참 따분하고 외로운 나날들로 가득한 정착 초기였는데,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나도 모르게 여기만 한 곳이 없다고 말한다.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다.
어느덧 정착 4년 차.
이제는 내 전부가 되어버린, 나의 완전한 스위스인 우리 마을.
완전하다 :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모자람이나 흠이 없다.
딱 그러하다. 유명한 산이나 거대한 호수는 없지만 있을 건 다 있는 곳.
길 가다 마주치는 모든 이들과 인사를 주고받는 곳.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마주치며 서로 피식하고 웃게 되는 마을 사람들. 하나같이 웃는 얼굴로 행복해 보이는 마을 아이들. 이름은 몰라도 서로의 얼굴을 한 번쯤은 봐서 낯익은 사람들로 가득한, 조그맣고 정겨운 마을. 앞으로 평생을 정착하고 싶어진 나의 마을.
스위스에서 살게 될 거라는 상상은 해본 적도 없던 내가, 여기서 어떻게 몇 년을 살아야 할까 고민하던 내가, 이제는 여기만 한 곳은 없다고 외치는 이유들의 고백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