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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ihyun Aug 17. 2022

삼 형제는 이제 만나셨을까

5형제 중 셋째인 아버지는 69세의 나이, 만 67세에 돌아가셨다. 만 68세 생일을 몇 달 앞두고.


아버지의 첫째 형님, 우리의 첫째 큰아버지는 그로부터 9년 뒤인 올해 6월 세상을 떠나셨다. 큰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뵌 게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쇠약해지시는 큰아버지의 떠남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준비하게 된 것도 같다.

 

지난 6월 장례식장에서 아버지의 둘째 형님은 정정한 모습으로 당신 큰형의 장례까지 잘 치렀는데, 두 달도 지나지 않아 형님을 따라 떠나셨다. 갑자기 몸이 안 좋아지시고 한동안 입원해 계시다가.......


불과 두 달 전에 장례를 치르느라 모였던 가족, 일가친척들이 다시 모이게 되었다. 이리 황망할 데가....


내가 태어날 때부터 세상에 계셨던 분들... 내 나이만큼 알고 봐 왔던 분들. 어른들. 든든한 바람막이 같았던 분들이 하나둘 떠나시니 마음이 이상하다. 우리 할아버지와 그 형제분들이 떠났을 때도 아빠와  큰아빠는 우리 같은 마음이었을까.... 그때 그 기분을 이젠 우리가 느끼는 걸까....


중년의 나이가 되어도 마음속엔 여전히 아이가 살고 있는데....  이런 큰 일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고 낯설고 서툴다. 이런 마음으로 큰 일을 몇 번 겪어야 비로소 어른이 되는 것인가.......


삼 형제는 이제 만나셨을까. 9년 만에 두 형제가, 그리고 두 달만에 세 형제가 하늘에서 만나 마음을 나누고 있을까.


우리 다음 세대는 우리가 하나둘 떠날 때 이런 마음을 느끼게 되겠지. 그땐 어떤 세상이려나.

차례차례 제 역할을 마치고 떠나는 무대.

어떤 역할이든 잘 소화하고 가야겠다.

누구나 한 번은 떠나야 하는 무대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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