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 행복을 담보할까요?
Tired of Growth
요즘은 개인적인 여가 시간마저 사업 기회로 삼는 흐름이 대세인 거 같아요.
그게 “갓생”이고 똑똑하게 사는 거라고요. 그러다 보니 흐름에 뒤처질까 봐 초조함을 느끼거나 혹은 시간을 낭비한다는 죄책감이 들 때도 있는 거 같아요.
저도 고생을 사서 하는 타입이긴 한데…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을 믿지 않아요. 우리 사회는 분주한 삶을 칭송하고 스트레스와 번아웃, 수면 부족을 영광의 상처로 여기잖아요? 그렇게 살아야 성공한다고 믿고요. 고생은 중독성이 강해요. 힘들어야 성취감이 들고, 잠시라도 쉬면 뒤쳐진다는 불안을 느끼잖아요. 이게 바로 금단 현상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해요.
한병철의 《피로사회》에서는 우리가 타인으로부터 해방되었지만 여전히 자유롭지 않다고 말해요. 뭐든지 열심히만 하면 해낼 수 있다는 과도한 긍정성이 끝없는 노동으로 우리를 밀어 넣는다고요. 저자의 말에 따르면, 자기 자신을 끝이 없는 가능성의 세계에서 노예로 부리느라 번아웃과 우울증이 창궐했다고 합니다.
번아웃과 우울증이 사회현상이라면... 이 문제를 해결할 방도가 존재할까요?
우리가 사회를 갑자기 뒤바꿀 수는 없지만요, 각자가 스스로를 구할 수는 있어요.
그 방법도 매우 단순해요. 바로, "무리하지 않기"입니다.
무리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상태를 잘 살피고 의도적으로 휴식해야 합니다.
성장에 지친 도시인들을 위한 책 2권
우울증은 성과주체가 더 이상 할 수 있을 수 없을 때 발발한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일과 능력의 피로이다.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우울한 개인의 한탄은 아무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더 이상 할 수 있을 수 없다는 의식은 파괴적 자책과 자학으로 이어진다. 성과주체는 자기 자신과 전쟁 상태에 있다.
"뭐든 할 수 있다는 믿음이 번아웃의 원인이라고요?"
저자는 "불가능이란 없다"라고 믿는 사회가 개인을 소진시킨다고 말해요.
누구나 할 수 있는 세상에서는 못 하는 게 스스로를 자책하게 만들고 끝없는 자기 계발에 자기 자신을 착취하다가 소진되어 버린다고 해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자기를 착취한다는 것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거예요.
이러한 자기 착취는 스스로 선택한 자유라는 느낌 때문에 끊기가 더 어려워요. 그래서 자기 자신을 망가질 때까지 성장에 집착하다가 이상에 도달하지 못하면 우울해지고 마는 거예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저자는 개개인이 과도한 긍정성에 경각심을 갖고 피로를 충분히 누려야 한다고 해요.
모든 것을 마친 후 찾아오는 나른한 피로, 그것이야말로 번아웃을 방지할 거라고요.
그래서 이 책의 이름이 "피로사회"랍니다.
그럼 잘 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설령 하루도 빠짐없이 전력 질주할 수 있을지라도 그래선 안 된다. 인간이 경험하는 멋진 일들은 대개 쉼과 성찰과 회복의 한복판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충분히 쉬는 것 같은데 늘 피곤한가요?
일이 힘든 건 아닌데 번아웃에 빠졌나요?
그건 휴식의 양이 적어서가 아니라 질이 문제이기 때문이에요.
우리 사회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느라 휴식의 중요성은 잊어버리고 말았어요. 어떻게 쉬어야 에너지가 충전되는지 잘 몰라요. 남들이 좋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맞지 않는 여가를 시도하다 스트레스만 받기도 하고요.
이런 일 하는 것도 아니고 쉬는 것도 아닌 피로한 상태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우선, 휴식에 대한 오해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피로할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냥 쉬는 것도 좋지만, 우리 정신은 실제로는 '변화'를 바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어떤 일을 하는 게 좋은 휴식이 될 수 있다는 거예요.
저는 이렇게 쉬고 있어요 :)
책 <이토록 멋진 휴식>을 읽고, 제가 어떻게 쉬고 있는지 돌아보았어요.
효과적인 휴식의 요소 4가지를 대입해 보니, 앞으로도 쭉 이어나가고 싶은 좋은 휴식이 있더라고요.
그중 몇 가지를 추려보았습니다.
창조적인 문제 해결법은 서로 떨어져 있는 아이디어를 연결함으로써 탄생하는데요,
진짜 흥미로운 연결점을 발견하려면 잠시 일을 내팽개쳐야 합니다. 그래야 모아둔 아이디어가 알아서 섞이고 발효되거든요! (저는 이걸 발효과학이라 부릅니다)
이러한 과정에 도움이 되는 휴식법은 산책이에요.
나를 옭아매는 업무와 일을 떠올리게 하는 작업공간, 그리고 스마트폰 화면에서 벗어나 편하게 걸어 다녀요. 여유를 즐기는 동안 뇌는 오히려 활동적으로 점과 점 사이를 연결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아하! 모먼트가 찾아오는 거죠. 산책이야말로 이완과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좋은 휴식법이에요!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집중해서 받아내다 보면 잡념이 사라져요.
직감적으로 공을 때려 맞추기를 반복하다 보면 명상하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답니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간단한 룰에 적당한 난이도가 결합되어서 금방 몰입에 이를 수 있어요.
항상 다양한 일을 벌이는 저에게, 탁구처럼 잠시 일을 잊을 수 있는 몰입의 순간이 심신을 회복하는데 도움을 준답니다.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10일 코스에 다녀온 이후로, (매일은 아니지만) 저녁에 명상을 하고 있어요.
명상은 항상 가속 페달만 밟는 제 인생에 브레이크를 걸어줍니다. 아무리 재미있고 가치 있는 일도 너무 많이 하면 지치잖아요. 저는 힘든 줄도 모르고 신나게 일하다가 급작스럽게 번아웃에 빠지는 실수를 반복해 왔어요. 그렇지만 명상을 접한 이후로 속도를 조절하는 능력이 생긴 거 같아요!
여러분은 요즘 어떻게 쉬고 계시나요?
인생에 활력을 주는 나만의 휴식법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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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플레이리스트는 ANTIEGG의 뉴스레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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