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시절 본인의 적성에 맞는 일을 찾아야 하고 비전 있는 회사와 직무를 골라야 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참 꿈같은 이야기이다. 어떤 회사에 들어가고 직무를 하든 직장인의 삶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건 진작에 깨달았다. 공무원, 공기업, 대기업 등 각 분야별 장단점이 있으며 환경도 다르지만 거의 대부분의 직장인은 경제적 자유를 평생 동안 누릴 수가 없다. 매월 지출은 거의 고정되어 있으며 수입도 마찬가지이다. 예외적인 경우로는 직장인이더라도 결혼을 하지 않고 재테크 신공에 몰두하거나 목돈(희망퇴직, 성과급 등)이 생겨 개인사업을 시작하는 경우 소득 곡선을 가파르게 올리는 사람은 소수지만 본 적은 있다.
지난 10년간 대학원, 글쓰기, 이직 등의 과정을 거치며 경제적 자유에 대한 열망은 점점 커져갔다. 여전히 직장생활을 하는 이유는 본업보다 더 큰 수입을 얻을만한 부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합리화를 한다. 사실 경제적 자유를 가져다주는 부의 추월차선을 향하는 사람들 대부분 그런 두려움과 리스크를 감수하고 배수진을 쳤기에 가능했다. 5년 전 글쓰기를 준비하며 만났던 사람 중 1명은 벌써 3권의 책을 출간하고 당당히 베스트셀러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지인의 경우 2달 전 출간한 3번째 저서는 22년 11월에도 여전히 종합 베스트셀러 10위안에 당당히 올라와있다.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업을 잠시 중단하면서까지 초고를 준비했던 결과였다.
나는 첫 번째 책을 출간하고 지금 다니는 직장으로 이직을 했으며 부의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작업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나는 회사의 승진에 민감하다. 또한 오늘 당장 회사에서 퇴직 권유를 받았을 때 확실한 플랜 B도 부족함을 느낀다.마흔을 앞둔 지금도 이러한데 5년, 10년 뒤에는 어떨까? 과연 지금의 상황과 크게 달라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자신의 미래를 담보해주는 건 회사가 아니라 직무이고, 본인만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그 어떤 무기라는 걸 절실하게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