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지"
노아의 방주는 아라랏산에 도착했고, 마음의 방주는 여기에 도착했다.
그 '여기'의 이름을 찾기 위해 나는 정말 많이 헤매었다.
헤매는 이유는 어디에 도착하고 싶었던가를 잠시 망각하고 있어서다.
내가 도착하고 싶은 곳, 그곳은 내가 꼭 만나고 싶은 것들이 있는 곳이다.
내가 언젠가 무지개 다리 너머에서 내 고양이들을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그곳은 어디일까.
영원의 숲.
거기에서 내 고양이들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오늘날 내가 현관에 들어서면 다같이 마중을 나오듯이, 거기에서도 내 고양이들은 해맑은 눈동자로 나를 반겨줄 것이다.
나는 영원의 숲에 가고 싶다.
그리운 모든 것을 다시 만나는 곳.
영원히 함께할 곳.
마음의 방주는 이제 영원의 숲에 도착했다.
마음속 깊이 그리움을 가진 이들은, 그 아련한 느낌을 그 어느 것보다 소중히 여기고 있는 이들은, 그 느낌 하나만을 따라 길을 떠난 이들은 다들 영원의 숲을 향하고 있다.
영원이 그들의 여행길을 지키고 있다.
당신이 영원을 들여다볼 때, 영원 또한 당신을 들여다보고 있기에.
그대여, 영원하라고.
실존철학자인 마르셀은 사랑에 대해 정말로 아름다운 정의를 내렸다.
사랑은 그의 영원을 꿈꾸는 것이라고.
그런 꿈의 빛으로 가득한 여기는 영원의 숲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