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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리인 Apr 12. 2023

나도 모르는 나를 찾아서

새로운 일을 해보면 어떨까?


 몇 년 전 회사의 가장 큰 행사인 “실적 평가 콘퍼런스”에 참가했다. 부서마다 몇 명씩 초청해 전년도 성과를 공유하고 노고를 격려하는 자리였다. 다양한 프로그램 막바지에 유명 가수가 율동과 함께 히트곡을 부르니 축제의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었다.


 뭐니 뭐니 해도 하이라이트는 조직과 개인 시상이었다. 그 해에는 유독 개인에 눈이 갔다. 작년에 근무했던 지점 L대리의 영업 성과가 출중해서 기대가 컸던 것아다.


 업무별로 수상자를 발표했다. 영업 분야 3위, 2위 발표 후에, 최우수 영업사원으로 선정된 L대리가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단상으로 올라간다.


 영업 1년 차에 1등이라니 대단하기만 했다. 그의 열의와 실행력을 잘 알기에 힘껏 박수를 쳤다.




#1  적성을 찾아보면

 

 전년도에 K지점으로 발령을 받았을 때, 업무 배치가 최우선 과제였기에 고민이 많았다. 지점이니 영업이 최우선이지만, 영업지원이나 운영 업무가 원활하지 않으면 부담이 되기에 적절한 균형이 필요했다.


 문득 영업소 운영을 지원하는 여사원들에 시선이 갔다. 영업사원의 실적 관리와 각종 서무가 주 업무였다. 대부분 오랫동안 변화 없이 지원이나 고객 상담 업무를 하고 있었다.


 그중 L대리가 눈에 띄었다. 활달한 성격이 영업소 운영에도 어울리지만 ‘새로운 업체와 고객을 상대하는 제휴 영업에 오히려 더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영업요? 한 번도 안 해 본 일인데, 제가 할 수 있을지...뜻하지 않은 이야기에 망설인다.


 “누구나 처음에는 안 해 본 일이야. L대리의 적극성과 추진력이면 잘할 수 있을 거야.”


  L대리와 함께 P대리까지 영업 직무로 배치해 6명 중 3명이 여사원이었다. 영업 선임 차장에게 A부터 Z까지 다 알려주라 일렀지만, 적잖이 걱정도 되었다.


 몇 달 후, 걱정이 기우였을 정도로 누구보다 신나게 일하는 그들을 보고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활기찬 표정과 밝은 태도가 영업 실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때만 해도 전국 1위를 할 줄은 몰랐는데...


 “사장님. 사무실에 계시지요? 제가 2시에 찾아뵈면 될까요?”


 L대리의 시원시원한 통화 소리가 지점의 분주한 하루를 알렸다.


  

 시상식 며칠 후 집에 택배가 왔다. 딸기 박스였다.


 “어머니가 딸기 농사를 해요.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려서요.”


 농사의 어려움을 잘 알기에 그리 받을 수는 없는 일, 어머니의 노고를 생각해서도 값을 쳐야 한다고 하고 입금을 했다.


 열성적으로 전화하고 발로 뛰는 영업을 하며 일을 즐기니 1등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의 숨은 재능(?)을 찾은, 이제는 차장이 된 그는 올해도 어김없이 상을 받았다. 7년 연속 수상이다. 이제 회사 최고의 영업사원이 되었고 승승장구 중이다.




#2  변화가 필요해


 조직에서 최고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서는 적절한 업무 분장이 중요하다. 수학이나 영어 등 특정 과목을 잘하는 이들이 있는 것처럼 성향과 스타일에 맞는 업무를 적절히 수행하면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해당 업무에 경험이 많고 오래 했다거나 다른 직원이 하면 실적이 저하될 거야’ 는 생각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부서로 이동하면 특히 업무 분장에 주력했다. 잘 모르는 직원들은 전임자나 주변인을 통해서 강약점과 스타일에 대해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영업 성과와 안정적 운영 측면에서 최적안을 도출하기 위해 업무와 직원들을 놓고 몇 가지 안(案)을 도출해 주말에도 고심하곤 했다.


 오래전에는 영업 전문직원 수십 명을 관리하는 영업소장을 비정규직 직원으임명하거나 고객창구 전담직원을 남직원으로 해서 성공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때로는 믿고 배치했던 직원이 생각과는 달라서 판단을 그르친 적도 있다.

 


 회사마다 직원들에게 희망 업무 의견을 청취하는 시스템도 있지만 부서에도 다양한 업무가 있는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업무별 특징과 팀원의 강점을 매칭해 보자.


 드러나지는 않지만 구성원의 역량 강화도 가치있는 일이다. 팀의 성과와 개인의 성장을 위해 최적의 업무 배치에 더 신경을 써보자.



 

 직장에서 경험한 새로운 업무는 또 다른 나의 가능성과 적성을 찾는 길이 될 수 있다. 뜻하지 않게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다면, 직장에 대한 만족도도 달라지고 이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다양한 업무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확대하게 하고 역량을 강화시킨다.


 의외로 실마리는 가까운 데 있을지도 모른다. 의욕이 없거나 매너리즘에 빠져 있다면 새로운 업무는 어떨지 고민해 보고 실천에 옮겨 보는 것은 어떨까?



이미지 출처 : 제목 - 중쇄를 찍자 Netflex  #1,  #2 – 픽사베이


#직장 #1등 #적성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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