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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리인 May 17. 2023

잘나가는 후배들의 공통점

재미있게 하라고 했잖아요


 퇴직한 지 벌써 1년 반이 되어간다. 망각과 적응의 동물인지라 예전 일을 떠올리는 경우도 드물다.


 그게 맞는 일이기도 하다. 새로운 환경과 생활의 일상 속에서 겪는 일들이 그 자리를 어느새 비집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도 문득문득 생각나는 것은 역시 고마운 사람들과, 그들과 함께 한 시간이다. 잊고 싶지 않은, 오래 간직하고 싶은 생각이 망각에 대한 방어기제로 작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특히 생각나는 고마운 후배들의 이야기들을 떠올려 본다. 직장 생활의 황금기였던 그 시기가 그들과 함께 했기에 가능했던 것임을 잘 안다.


 회사와 일의 가치를 추구했던 공통점과 순수함이 있었기에 참으로 즐겁고 재미있었던 순간들이었다.


  “같이 일하면서 많이 성장했다”는 그들의 말은 지금도 나에게 최고의 찬사로 자리하고 있다. 


 이제는 팀장으로 한몫을 하고 있는 그들을 지켜보는 것도 보람이다.


 


#1  직장이 놀이터인 줄

 

 A팀장은 인기투표로 CEO를 선정하면, 가뿐히 될 것이다. 개그맨을 뛰어넘는 재치와 유머가 몸에 배어 있다. 본인 말로 1시간은 족히 직원들을 쥐락펴락할 수 있다고 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그가 앞에서 교육 진행을 하며 툭툭 내뱉는 말에 모두 빵빵 터진다. 슬쩍 CEO의 표정을 보면 A팀장을 바라보는 눈초리에서 꿀이 떨어진다. 세상에서 원하는 캐릭터다. 이런 그의 장점은 사실 부수적인 것이다.


 인재육성 전문가인 그는 자타공인 최고의 달인이다. MBTI, 팀빌딩, 조직문화 등 강사 자격도 다수 보유하고 있고 업무에도 효과적으로 이를 접목해 성과를 창출한다.


 

 교육 부서에 근무할 때는 현장이 강해야 한다는 나의 생각에 전폭적으로 공감을 해주고, 직무교육 등 교육체계 구축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 특히 마케팅 교육에 공을 들여 분야별 전문가 과정 등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시켰다.


 보험 영업부서에 함께 할 때, 텔레마케팅 센터의 매니저와 팀장들 대상으로 한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주요 항목과 내용을 언급했다. 그의 도움으로 과정을 개발, 운영해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어느 날, 하루하루 실적에 지쳐 있는 상담원들이 하루를 활기차게 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과 마음을 일깨우는 체조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와 골자를 말했다.


 그는 금세 이해하고 살을 붙여 완성도 높은 “Fresh Morning 체조”를 직원들과 함께 뚝딱 동영상으로 만들어 냈다.



#2  뜻을 맘껏 펼쳐가길


 B팀장은 올라운드플레이어다. 영업부서에서 3년간 같이 했는데 체계적인 전략과 디테일한 실행에 강점이 있었다. 팀의 평가지표 등과 목표 등을 수립할 때는, 점잖은 그가 때로는 평가를 주관하는 부서와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업무에 정통하고 학습도 열심히 해, 팀장이 미처 보지 못한 것을 조언해 주는 등 고민의 깊이와 수준이 남다른 최고의 참모였다.


 쇼핑업무를 할 때는 광고, 프로모션 등 새로운 관점과 시도를 원하는 내 생각을 이해하고, 논문을 찾아보고 정리해 주었다. 실무에 마침내 적용해 성과로 연결되었을 때는 뿌듯함을 함께 나누곤 했다.


 

 그는 위아래 누구나 인정하는 인재였다. 거슬리지 않게 의견을 말하고 업무적으로 완벽하니 윗사람 모두가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부하 직원들도 배울 것이 많고 인격적으로도 출중하니 따르는 후배도 많다. 조용하지만 타 부서 동료들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그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궁금하다.


 C팀장은 전형적인 맹장이다. 폭넓은 대인관계로 사내의 마당발이다. 긍정적이고 열정의 화신이다. 어려운 일도 마다하지 않고 맡겨달라고 한다.


 상사로서는 더없이 믿음이 간다. 언젠가 부서원들 평가로 고민할 때 자신은 신경 안 써도 된다고 할 때는 참으로 고마웠다.


 보험업무를 할 때는 특유의 호방한 성격과 두주불사가 빛을 발해 업계의 유명인사로 자리매김했다. 제휴처의 임원은 물론 상담원들에게도 인기가 높아 회식 때도 자주 불려 가곤 했다.


 업무적으로도 깊이가 있고 숫자에도 밝아 제휴처에서도 인정을 할 정도였고 엑셀도 전문가 수준으로, 아침에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때로는 후배들에게 따끔히 잘못을 지적하는 상남자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각기 다른 유형의 세 후배들이지만 공통점이 있다. 이것이 그들의 직장 생활을 빛나게 하는 힘인지도 모르겠다.


 1. 일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즐겁게 한다.

 

 2. 성취에 대한 의욕과 실행력이 있다.

 

 3. 상하, 동료, 타 부서 등 인간 관계돋보인다.

 

 4. 스스로를 위한 학습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5.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효과적으로 피력한다.




 

 힘든 시기도 많았지만 이런 후배들 덕분에 직장 생활에서 꿈같은 봄날을 경험했다.


 상대적으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구조적이고 장기적 관점을 추구했었기에, 쉽지만은 않은 상사였을 텐데 뜻을 이해해 주고 성과를 만들어낸 그들에게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들과 함께 한 시간은 직장을 뛰어넘어 함께 즐기고 재미있게 보낸 날들이었다. 일하는 재미와 가치를 알고 나 자신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다.


 이제 그들의 시간이다. 


 힘들 때 들어주고 조언을 해주는 것이 다지만, 업무적으로나 인격적으로나 장점이 많은 이들이기에 잘 헤쳐 나가리라 확신한다.


 이왕이면 그때처럼 재미있고 즐겁게 했으면 싶다.


 팀장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들이, 뜻한 바를 마음껏 펼치기를 응원한다.



이미지 출처 : 제목  #1  #2 – 픽사베이


#직장 #팀장 #성장 #긍정 #스태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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