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원지의하루 Sep 07. 2018

Prologue 제 꿈은요. 끊임없이 흐르는 사람입니다

아프리카부터 미국까지. 짠내 나는 인생이란 여행




말하는 데로 이루어진다더니 항상 내뱉고 다니던 제 꿈은요. 그냥 끊임없이 흐르는 사람입니다. 라는 말데로 살고 있는 듯한데 젠장. 내가 생각한 흐르는 삶은 이게 아닌데 싶다.

아프리카부터 미국, 다시 한국까지 이어지게 된 10여 년간의 인생이란 여행기를 브런치에 정리해보고자 한다.






짠내의 시작

어느 날 집에 돌아오니 집안 곳곳이 빨간딱지들이 붙어있다.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날아갔고, 9시가 되면 물이 나오지 않는. 공용 화장실을 써야 하는 단칸방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게 된다. 그리고 나도 '남들처럼' 대학에 간다.

어느 날 문득 '아프리카에 가고 싶다' 생각과 함께 휴학을 하고 본격적으로 돈을 모았다. 변기에 앉아 울며 달력에 액스를 쳐나가는 게 그때 나의 유일한 낙이었다.



90일간의 아프리카. 여행 후의 삶


2G 모토로라 폴더폰 하나에 의지한 채 어찌어찌 90일간의 아프리카 종단기에도 마침표를 찍게 된다. 아프리카에서 구걸을 하게 될지는 상상도 못 하였지만 지금의 SNS, 스마트폰도 없을 시절이라 난 정말 특별한 경험을 한 것만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바뀐 건 없었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나도 평범하게 회사원이 되었고 어느 날 점심을 먹고 시계를 보고 있었다. 1시가 되기 전에는 1초 전이라도 절대. 일을 시작하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같을 터, 멍하게 시계를 보고 있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 10년 뒤. 그때도 여전히 1시에 시계를 보고 있는 내 모습 '
그 모습이 명확하게 그려졌고 퇴사를 결심했다.
1년만 멋대로 살겠다 소리치며 서울로 올라가 스타트업이란 것을 하게 된다. 1년만, 1년만.. 하던 것이 3년 정도로 이어졌고 그때 '존버 정신'을 온몸으로 취득한다
- 존버 정신 : 존나게 버티는 정신


그 3년 동안, 내 인생 최고 정점을 찍을 자아도취와 더불어 그들이 사는 세상을 알게 되는데.. 예를 들어 '이 바닥에서 일하고 싶지 않냐 by 높으신 분'과 같은 말을 들어보는 진귀한 경험 같은 것 말이다. 드라마에서만 일어나는 거 아닌가 싶은 게 저 윗동네에선 진짜 일어나는 것 같더라. 그래도 좋은 기억과 경험들이 훨씬 많았으니 그걸로 됐다.



우울증과 함께 다시 찾은 아프리카


인생무상이란 말이 이렇게 와 닿을 수가 있나. 우울증과 무기력증 사이에서 ' 지금의 방황 기를 영상으로 기록해보자 ' 결심한다. 이때부터 모든 일상을 유튜브에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이와 동시에 나는 5년 만에 다시 아프리카 우간다를 찾기로 한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아프리카 우간다라는 곳에서 다시 한번 창업을 시도했었다. 문화도 다르고 언어도 잘 통하지 않던 우간다라는 곳에서 마음속 깊이 사리를 키우게 되고 부처가 되기 직전 귀국. 또 한 번의 나의 일상과 같던 긴 여행이 끝났다.



그래서 이번엔 미국이냐

다시 우간다에서 한국에 들어올 때쯤. 한 지인께서 '너 잘할 것 같다' 하시며 살포시 어떤 글에 태그를 해주셨다. '한번 해볼까..'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한 것이 덜컥 합격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게 나는 팔자에도 없던 미국 LA라는 곳에 가게 된다. 아프리카에서 미국이라니. GDP 격차가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싶지만.

1년 후 귀국 예정이었지만, 7개월 뒤 나는 시카고의 한 회사에 또 한 번의 취업을 하게 된다. 그렇게 받기 힘들다는 미국 취업비자도 운이 좋게 획득. 이왕 이렇게 된 거 내 남은 인생 미국에 뼈를 묻어보겠다는 각오로 시카고로 넘어갔다. 하지만 막상 만난 회사는 생각보다 별로였고, 여기선 배울 게 없겠다 싶었다.

몇 년 버티다 미국 영주권을 딸 것인가, 그 시간조차도 아까우니 한국에 돌아갈 것인가. 하는 그런 고민들을 하게 된다. 그 고민이 내 인생 가장 오래 했던 고민인데 결국 나는 퇴사를 결정하였다.


무작정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다시 뭐 먹고살아야 할까.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긴 여행의 결말


그렇게 한국에 돌아온 뒤 우연히 여행 갈 일이 생겼다. 일본, 태국, 다시 일본, 애증의 대륙 아프리카 에티오피아까지.. 몇 년간 영상으로 기록해나갔던 인생이란 여행기는 언젠가부터 나를 여행 유튜버라 불리게 만들어 주었다. 최근 주목받는 1인 미디어라고도 하지만 여전히 고민이 많은 그런 삶.







이 짠내 나는 이야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나의 인생은 계속 방황 중이다. 그저 앞으로는 짠내가 조금 덜 나길 바랄 뿐이다.


짠내 나는 인생이란 여행기

함께 하실래요.




https://goo.gl/Sr91MC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