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각 26일 3대 지수는 모두 초록불을 켜냈습니다. 긍정적인 경제지표와 테슬라가 호실적으로 급등한 점이 전반적인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진 모습인데요.
실적 시즌이라 그런가 거시 경제 뉴스보다는 기업 뉴스가 더 많은 날이었네요. 그래도 오늘 가장 중요했던 미국의 4분기 GDP부터 짚어보겠습니다.
#1. 美 4분기 GDP 속보치 2.9%↑…예상 상회
미국의 GDP는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이렇게 3번에 걸쳐 발표되는데요. 오늘 발표된 건 속보치로,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 경제는 작년 4분기에 2.9% 성장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미국의 4분기 GDP는 예상보다 견고했습니다. 물론 3분기 확정치인 3.2%에서는 둔화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2.8%을 웃돌았는데요. 또, 흐름상 작년 1분기와 2분기에는 역성장하며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웠지만 3분기와 4분기에는 2분기 연속 플러스 성장했습니다.
민간 재고 투자, 소비자 지출, 연방 및 주 정부 지출, 그리고 비주거 고정투자가 증가하면서 4분기 GDP가 견고한 흐름을 보였는데요.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 지출이 2.1%를 나타내며 GDP에 가장 크게 기여했습니다.
GDP가 긍정적으로 나오자 미국 경기 침체 논쟁은 뜨거워졌습니다.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쪽과 경제 전망이 불확실해졌다는 쪽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건데요.
연착륙가능하다는 쪽은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잘 버티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높은 회복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데요.
하지만 반대쪽에서는 소비 흐름을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소비는 이번에 2.1%로 견고한 수준을 나타냈지만, 지난 분기의 2.3%보다는 증가세가 둔화했고 예상치 역시 밑돌았는데요. 소비는 경제 성장의 근간인 만큼 소비가 둔화한다면 경기 전망도 불투명해진다는 거죠.
외신 보도를 종합적으로 보면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쪽의 목소리가 더 큰 것 같네요.
#2. “셰브론 자사주 매입으로 백악관・정유 업계 긴장 고조”
어제 셰브론이 대규모 자사주 매입 소식을 발표했습니다. 분기 배당금도 상향 조정했는데요.
1) 규모는 750억 달러로, 시가총액의 22%이며 연평균 자사주 매입액의 5배에 해당하는 수준입니다. 2) 주당 배당금은 3월에 전 분기보다 6.3% 늘리기로 했습니다.
백악관은 셰브론의 이런 결정은 비판했습니다. 압둘라 하산 백악관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주장한 회사가 750억 달러를 경영진들과 부유한 주주들에게 지급하겠다고 한 건 확실히 이상하다고 강조했는데요.
휘발유 가격은 작년 여름 고점에서 많이 꺾였습니다. 당시 갤런당 6달러 이상으로 올라가면서 인플레이션의 주원인이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는데요. 지금은 갤런당 3.48 달러로 내려왔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휘발유 가격이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건데요.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은 정유 업체의 초과 이익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습니다. 휘발유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정유 업체들이 시설 투자를 늘리는 등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고 '에너지 횡재세'를 도입하겠다고 언급하기까지 했죠.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지지율 하락에 기밀문서 사건. 그리고 휘발유 가격 상승까지... 정치적으로 악재가 여럿 있다 보니 셰브론의 자사주 매입에 발끈할 수밖에 없었던 건데요.
이를 두고 바이든 행정부의 정유 기업 견제는 계속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2. 美 기업 감원 증가 불구 빠듯한 노동시장
정리해고 움직임이 빅테크 기업을 너머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헤드라인입니다.
최근 다우, IB, 그리고 3M이 감원 소식을 발표했죠. 감원 규모는 기업 크기에 비해 그리 큰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을 너머 이제 다른 분야로까지 감원 움직임이 번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 볼 만합니다.
감원에 나서는 이유는 역시나 경기 침체 때문입니다. 기업들이 수요 둔화해 대비하기 위해 비용을 줄이고 있는데... 우선순위에 따라 감원에 나서게 된 거죠.
이렇게만 본다면 미국의 노동시장이 드디어 냉각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동 시장이 둔화한다는 건 연준이 강조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잡힐 거란 걸 시사하니까 증시 차원에서는 긍정적이죠.
오늘 노동시장 지표가 하나 공개됐습니다. 매주 목요일 발표되는 주간 실업보험청구건수인데요.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18만 6천 명을 기록하며 작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습니다. 실업 수당을 청구하는 사람들이 줄었다는 건 노동 시장이 견고하다는 걸 뜻하죠.
한쪽에서는 감원을 계속 발표하고 있지만 또 다른 한쪽에서는 노동 시장이 여전히 강하다는 신호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노동 시장이 둔화하고 있는 거야 아니야... 참 혼란스럽죠?
월스트리트 저널은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재조정되고 있는 걸 수도 있다고 언급했는데요. 감원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지만 특정 분야에서는 아직 노동 수요가 강하고... 오히려 일각에서는 다른 기업들이 감원에 나서게 되면 자신들이 채용할 수 있는 인력 풀이 넓어진다고 긍정적으로 풀이한 기업인들도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노동 수요가 줄어드는 게 아니라 인력이 재조정되고 있는 과정이라는 겁니다.
다음 주에 ADP 민간고용, 12월 구인이직보고서, 1월 고용동향보고서 등 여러 노동 지표들이 발표됩니다. 워낙 노동 시장 관련 정보들이 혼재된 상황이라 이 역시 주시해 볼 필요가 있겠네요.
#3 인텔 실적 발표
인텔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주요 반도체 기업 중에는 첫 타자인데요.
EPS : 0.10달러 (vs. 예상치 0.20달러)
매출 : 매출 140.4억 달러 (vs. 예상치 144.5억 달러)
클라이언트 컴퓨팅 그룹 매출 : 66.3억 달러(vs. 예상치 76.8억 달러)
데이터 센터 및 AI 부문 매출 : 43억 달러(vs. 예상치 41.7억 달러)... 33% 감소
주당순이익과 매출 모두 시장 예상을 밑돌았습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네요. PC 수요 둔화로 4분기 연속 판매 감소를 보였습니다. 여기에 컴퓨터 반도체 관련 매출도 예상을 하회했습니다. 데이터 센터 그리고 AI 관련 매출은 예상을 웃돌기는 했으나 33%나 감소한 것으로 나왔네요.
가이던스고 안 좋습니다. 향후 1분기 매출을 105억 달러에서 115억 달러로 제시했고, 주당 순이익은 15센트 순손실을 제시했는데요. 시장 예상치에 훨씬 밑도는 수준이죠.
여기에 CEO인 펫 겔싱거는 현재 환경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며 연간 전망을 제시하는 건 어렵하고 했는데요. 적어도 올해 상반기동안은 지속적인 역풍에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4 비자・마스터카드 실적 발표
미국의 소비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두 기업.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실적도 확인해 볼게요.
먼저 장 전에 실적을 발표한 마스터카드인데요.
EPS : 2.65 달러 (vs. 예상치 2.57 달러)
매출 : 58억 달러 (vs. 58억 달러)
비자도 짚어볼게요.
EPS : 2.18 달러 (vs. 예상치 2.01 달러)
매출 : 79억 달러 (vs. 77억 달러)
두 기업 모두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지출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중국 리오프닝이 세계 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데요.
하지만 두 기업 모두 인플레이션으로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었는데요. 여기에 마스터카드는 여행 수요 감소로 이번 분기에 실망스러운 실적을 기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4. 베드배스앤드비욘드, 디폴트 통지에 22% 급락
JP모간이 미국 생활용품업체인 베드배스앤비욘드에 채무불이행 즉 디폴트를 통보했다고 합니다.
해당 소식에 정규장에서 22% 하락했는데 시간 외 거래에서도 2% 넘게 내리고 있네요(현지 시각 오후 7시 기준)
베드배스앤비욘드. 대표적인 밈주식이죠. 이달 초 회사는 유동성 부족으로 파산할 수도 있다며, 여러 가지 옵션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오늘은 JP모간이 배드베스앤비욘드에 미상환 대출의 원금과 누적 이자, 수수료 및 기타 채무 등을 즉시 지급하라고 통보했다고 하네요.
블룸버그는 통상 대출 기관이 이번과 같은 조치를 통보한 후 회사와 대출 기관이 합의에 이르지 않는다면 30일 이내에 회사가 파산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요. 따라서 이번 JP모간의 디폴트 통보는 곧 회사가 파산 신청을 할 수도 있다는 신호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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