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에서 출발해 내가 안 가본 곳, 가고 싶었던 곳으로 가는 항공편을 날짜에 맞춰 Sky scanner 앱에서 찾아보니 직항으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사라예보가 있었다.
워낙 급히 구한 아부다비 왕복항공권이라 사라예보-아부다비 왕복티켓을 예매했다. 말 그대로 듣보잡 항공사.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발칸반도의 3개국을 돌아보자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보스니아는 우리나라에서 선호하는 관광국가도 아니고 여행상품도 많지 않다.
일단 아부다비-사라예보 왕복항공권이 30만 원도 안 되는 가격이다. 소요시간은 편도 5시간 30분 전후.
' 저가항공인가 보다...이 정도면 정말 싸고 좋지.'
하지만 티켓팅하다 보니 짐값이 따로 있다. 20킬로 짐 1개에 15만 원 정도. 그래서 결국 50만 원 정도로 지불된다.
아부다비 정규항공사는 에티하드. 저가항공사는 Wizzair. 이 항공사의 기착지는 생각 외로 꽤 많은 도시를 운항한다. 티라나(알바니아 수도), 예레반(아르메니아 수도) 코카서스, 아랍국 등등.
내겐 정말 낯선 항공사라 아랍지역에 대한 몰이해를 깨달은 후 검색한 결과다.
항공기 외부는 깔끔하다. 3-3 배열이고 모두 일반석으로 운행되었다. 꽤 좌석이 많았음에도 빈좌석이 없었다. 여행객이 아랍인뿐만 아니라 유럽인들이 더 많아 보이고 중국관광객 10명 내외.
이륙 후 안전벨트등이 꺼지자 갑자기 사람들이 웅성웅성한다. 다들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고 있었다. 잠시 지난 후에야 그 이유를 안다.
저가항공이라 이륙 후 착륙까지 주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카트에 커피. 주스 간식 등등을 팔며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난 물을 에비앙 브랜드로 사 마셨다.
그리고 5시간 동안 너무 심심했다. 보통 좌석 앞의 모니터를 통해 영화라도 보는데 이 항공기에 없었다. 그냥 창밖만 본다. 당연히 좌석도 좁은 편.
배낭 하나 메고 오간다면 30 만원도 안 되는 가격으로 다닐 수 있는 항공사라서 그런지 다들 먹을 거를 따로 준비해서 탑승한 것.
면세품도 카트로 밀고 다니며 판매도 한다.
이동하는데 아무 불편함이 없었다. 공항에서 버스로 입국장까지 데려다준다. 뭐 상관없고.
저가항공을 이용한다면 기내에서 좀 더 시간을 잘 보내기 위해 간식. 게임앱 등을 챙긴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라예보에서 아부다비로 왔을 땐 짐이 너무 늦게 나오더라. 밤 1시 도착했는데 짐은 2시 이후에 찾았다. 이유가 저가항공이라서 그런지는 알 수 없다. 그냥 우리나라 사람들이 부지런하고 빠르기 때문에 그 시스템에 익숙해 다른 상황에 부닥치면 에구구...한숨이 난다.
여긴 우리나라 아니야. 기다려. 기다려
하고 속으로 되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