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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뤼 May 09. 2023

새로운 우상: 도파민.

가면을 쓰고 나를 조종하는 넌 누구니 

누구나 일상을 면밀히 관찰 해보면

하나쯤 우상 (중독) 이 있을 것이다.


보통 중독이라고 하면 술, 담배, 정도 생각하기 쉬운데

사람마다 자기 마음에 중심이 무엇이냐에 따라 예상 밖의 우상이 있을 수 있다. 


나는 내가 섬긴 우상을 나누는 시간에,

작년에는 나는 '와인과 맛집'을 말했었고, 올해엔 '틱톡, 쇼츠, 릴스'를 줄이겠다 선언했다. 

아 그리고 한때 나는, 호텔여왕이라는 별명이 있을 만큼, 호텔을 좋아했었다.

비현실적으로 깔끔한 공간에서 누리는 일종의 호사는,

일상을 잊게 할 만큼 좋으니까. 호텔 로비, 호텔 다이닝, 가끔 호캉스 - 참 좋아했었다. 


인스타를 열면 끝없이 나오는 음식 사진들, 

오죽하면 food-porno라는 말이 있을 만큼, 먹음직스럽고, 탐스럽고 사치스러운 음식들..

나도 그렇고 은근

나 이렇게 잘 먹고 많이 먹고 행복해 - 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이제는 먹기 위해 먹는 건지 찍기 위해 먹는 건지 모르겠지 않은가?


FOMO로 가봐야 할 것 같은 끝없는 맛집 리스트.

예약이 어렵다고 하면 할수록, 마치 대단한 quest를 부순 듯이,

비싸면 비쌀수록, 아무것도 아닌 일상이란 듯이 올려야 할 것 같은.

하여튼 기묘한 이 기전에 

어느새 나도 일상을 침범당했단 말입니다.


언젠가는 음식 사진만 보던 인스타에

짧은 영상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는데,

그 짧은 시간에 기승전결이 있고 어찌나 재미가 있는지

자기 전에 두 시간은 끄덕 없이 릴스만 보다 자기도 했었다. 휴..


그래서.


디지털 단식, 

금주,

금 탄수화물, 금 탄산. 등을 했는데.


근본은 각각의 중독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내가 깨달은 것은


나의 중독들의 뿌리에는 도파민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최근 유명해진 '도파미네이션'이라는 책도 이걸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도파민은 흥분성 뇌신경 전달물질인데 

그래서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한다. 


한때 이 '행복'이 24/7 지속되어야 하는 영원의 디폴트 느낌이라고 생각하여

매일 맛집, 새로운 곳, 여행을 미친 듯이 탐색한 적이 있다. 


그런데, 참 세상에 모든 건 밸런스가 있다고 했나.

쾌락을 느끼면 우리 몸은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고통을 생성한다고 한다. 

이 둘은 마치 시소를 타고 있어

시소 한쪽이 쾌락으로 기울면,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  곧바로 다음 고통이 오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또한, 도파민에 대한 반응은 내성이 생기기 때문에,

처음에는 한 번의 자극에도 짜릿했다면,

점점 그 빈도와 강도가 세져야지만 예전만큼 느낄까 말까 하게 되어,

일명 도파민 중독상태가 온다고 한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이 도파민 중독에서 안전할 수 있을까?


첫 번째. 싸구려 도파민 자극을 피해야 한다. 

쉽고 빠른 자극일수록 기피를 권한다.

특히 손가락만 몇 번 튕겨도 흥분되는 SNS나, 배달음식 같은

인스턴트 도파민은 

그야말로 로우 퀄리티 행복으로, 그 뒤에 따라오는 찜찜함과 무료함까지 생각하면

하나 좋을 게 없다. 


둘재, 내 마음 중심에 무엇이 있는지 관찰해야 한다.

행복은 어떤 일에 대해 따라오는 보상 감정이지, 인생의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상시에 느낄 수 있는 건강한 감정은

감사함과 평화로움, 사랑. 이런 감정이지, 쾌락이 아니다.

마음의 중심에 감사, 사랑, 평화가 있으려면 당연히,

와인, 음식, SNS를 따라다니면 안 된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 그런 마음을 줄 수 있는 것은 성령 충만함과 자연뿐이다. 


세 번째, 건강한 고퀄러티 도파민을 추구해야 한다.

쾌락의 시소가 기울면 고통이 따라오듯,

고통의 시소가 기울면 쾌락이 주어진다고 한다.

마치, 운동 자체는 힘들지만, 운동 말미엔 기분 좋음이 밀려오는 것과 같은데,

나는 이런 고생 후에 오는 보상적 도파민은 

고퀄리티 도파민이라고 생각한다. 

시험을 보는 동안, 온몸이 뻐근하고 지끈거리는 스트레스를 받다가도,

시험이 끝나면 알 수 없는 쾌감이 느껴졌는데, 이제야 이해가 된다.

그래서 장을 보고, 손수 번거롭더라도 요리를 해서 먹을 때 느끼는 행복함이

배달음식을 시켜서, 플라스틱 용기를 잔뜩 따고 먹을 때보다 더 우아한 거 아닐까.



사람은 마음의 중심에 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달라지고, 인생이 달라진다.



사람마다 어리석고 무식하도다 금장색마다 자기가 만든 신상으로 말미암아 수치를 당하나니 이는 그부어 만든 우상은 거짓이요 그 속에 생기가 없음이라. 그들은 헛된 것으로 조롱거리이니 징벌하시는 때에 멸망할 것이나

'Every man is senseless and without knowledge; every goldsmith is shamed by his idols. His images are a fraud; they have no breath in them. They are worthless, the objects of mockery; when their judgement comes, they will perish

예레미아 51:17



그렇기 때문에 과거의 도파민 쾌락 우상을 버리고

복음에서 오는 평안으로 내 마음을 채워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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