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정년이> 10화에서
영화 <서편제>가 언제 적 영화였던가…
극장에서 자막이 다 올라가도록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 큰 극장, 그 많던 관객은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청소도구를 들고 좌석 청소를 하는 아주머니들을 발견한 건 한참 후의 일이었다.
그날의 감동을 기억해내고 말았다.
난 몇 번이고 그 장면을 리플레이했다.
소리는 잘 모르지만 우리의 소리는 아마도 우리의 ‘한’을 품었음이 분명하다.
서편제의 감동을 이렇게 기억해 낼 수 있다니…
<정년이> 10화 마지막 부분에서 문소리(정년 모 역) 소리와 배경, 배우 이덕화와 어린 정년 모의 모습을 그려낸 배경이 마침 익숙하게 보였다.
혹시? 설마~ 청산도였을까?
전남 청산도는 서편제 배경이 된 곳으로 명소가 되었고 한때 슬로시티 열풍의 중심이 되기도 했었다.
2000년쯤이었던가…
지리산 악양 마을에서 소리꾼과 술자리를 할 기회가 있었다.
그는 동편제 마지막 전수자라 했다.
우리 것에 문외한인 내게 서편제도 아닌 동편제의 걸쭉한 소리는 충격 그 자체였다.
그날의 술은 참 달디달았다.
당시 청학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하셨는데 이십 년이 훌쩍 지난 지금은 무얼 하고 계실라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