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5일간 베트남에서 느낀 것들을 정리해 봤다.
만약 혼자 여행이었다면 이 앞에서 10분 이상을 머물렀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내가 음식에 관심이 많아서였는지 모르겠지만 난 음식이 문화의 척도라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좀 다르다.
문화의 척도는 음식에만 있지 않다.
흔히 배워왔던 인간의 기본인 의식주.
그중 하나였을 뿐인데 얕고 짧은 지식과 생각에 스스로를 가둬둔 게 문제였다.
이번엔 25년을 건축설계 업종에 몸 담았던 분과 함께 했던 일정이었기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지 않나 싶기도 하다.
문화라는 건 소통이 가능한 지역에서 각기 다른 성향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일종의 스타일인 거다.
(내가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그 스타일이 괜찮다 싶으면 인접지역에서 따라 하게 될 것이다.
그게 유행이겠지 싶다.
한류?
난 한류가 국격이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의 많고 많은, 교과서에서도 본 기억이 없는 국가에서 아무리 아름답고 리듬에 잘 맞는 댄스를 한다고 해도 알려지기 어렵다.
물론 잘 알려졌다 해도 유행을 타기도 어려울 거다.
국격 때문이다.
내가 어릴 땐 홍콩영화를 봤고, 일본 여배우는 물론 소피마르소 등 유럽 여배우를 동경했었다.
후진국에선 접하기 어려운 경외로운 문물이었기 때문이었다.
40은 잘 모르겠고, 50 이상은 부모님 세대, 조부모님 세대 덕분에 편하게 산 걸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난 이번에 베트남에서 많은 걸 느꼈다.
특히 지금은 최상류 층에 있음에도 베트남전 직후 최고 어려운 시절을 겪었던 시절을 얘기하던 기업가들의 경험담을 들으며 우리의 지난 6.25 직후 최악의 상황을 겪었던 우리 부모, 조부모님의 삶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
아시아의 신흥 선진화 국가. 베트남.
관심이 없었던 내가, 그들을 겪으며 나름의 생각을 이렇게 정리해 볼 생각이다.
어차피 내 글은 일기니까. ㅎㅎ
베트남 역시 아열대 지방이다.
당연히 과일이 흔할 거다.
솔직히 귤은 너무 맛이 없더라.
(귤은 제주가 갑! 내 경험이 부족하여!)
용과는 20년 전에 처음 접했었는데 이젠 매력이 없다. ㅎㅎ
이 외에도 아직 우리가 잘 모르는 과일이 정말 많다.
일반 관광객들은 별생각 없이 다녔을 거다.
동남아시아 관광을 다녀본 사람들은 이 사진을 보며 알 수 있을 거다.
물론 관련업계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아스팔트 도로는 후진국에서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산유국이라도 말이다.
게다가 패인 곳 없이 고른 아스팔트 도로란...
이것 말고도 한국과 비슷한 음식이 많다.
하지만 이걸 꼽은 건, 추운 겨울에 호호 불며 먹던 호빵 대신 따뜻하게 덥혀 판매하는 만두 때문이다.
내가 방문한 시즌이 쌀쌀했기 때문이었을까?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는데, 그들의 가을은 우리의 겨울과 비슷한 체감 아닐까 싶다.
국내에도 흔하고 흔한 게 카페지만 베트남엔 프랜차이즈보다 일반 카페가 많다.
베트남에서 커피 가지고 논하지 말라고 하더라.
아무래도 베트남의 그 유명한 G7커피(난 별로 ㅎㅎ)의 원산지도 그렇고...
info) 커피는 고산지에, 기온차가 크고 습하며 일조량이 높고 노동집약적인 지역에서 가능한 작물이다.
십 년 내에 (노동집약적)에서 (AI작물관리) 머신으로 갈아타게 될 거다. (아님 말고.../ 난 백퍼라고 봄)
기후 문제로 커피 수확량이 줄어 커피 가격이 비싸질 거라고들 하는데 난 아니라고 본다. 믿거나 말거나.
현재 베트남 GS25는 한국 기업이 아니라고 들었다.
엄청난 수익을 낸 사업이지만 사실상 철수하며 베트남 기업에 지분을 넘겼다고 한다.
당시엔 자국으로 수익을 빼 갈 수 없었다고 한다.
(요즘엔 조금 완화되었다고~)
시내에는 롯데, CGV 등 대기업을 어렵지 않게 만난다.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어서 그런지 시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매우 흔한 편이다.
특히 한인타운이 있는 미딩 지역에 가면 어지간한 유명 한국 식당을 볼 수 있다.
동남아 지역을 다녀보면 비슷한 유럽풍 발코니 주거문화를 볼 수 있다.
베트남은 프랑스 식민지였는데 1858~1945년까지 무려 87년이었다고 한다.
100년이면 3세대를 거치기 때문에 문화가 바뀌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처음엔 이게 뭔가 했는데 잘 지켜보니 택배사무실이었다.
우리로선 이해할 수 없는 풍경이지만 베트남에서는 이런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길거리 음식점이야 그럴려니 했지만 택배는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지만 그들의 길거리 상업은 경계가 없는 듯하다.
신발 수선점도 있었다.
변변한 공구함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지만 길거리에서 뚝딱 수선이 가능하다.
많이 낳아 키우던 시절은 가고, 한두 명 정도만 낳아 집중해서 케어하는 시대가 왔다고 한다.
교육열은 우리나라를 방불케 할 정도라고 한다.
심지어 아이를 태워다 주고 태워오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정부에서는 학교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6.25 전쟁 후 교육 관련하여 대대적인 투자를 했던 우리나라 모습과 다르지 않게 보였다.
베트남의 교육열은 그대로 학구열로 옮겼다.
국제학교도 볼 수 있었는데 베트남 사람들은 차라리 외국으로 유학을 보내는 게 저렴하다고 할 정도.
대개 외국기업 주재기업의 자녀들이 다닌다고 한다.
썩 괜찮다 싶은 유치원의 경우 우리 돈으로 월 200만 수준이라고 한다.
우리처럼 유치원이 기본처럼 정착되진 않았다고 한다.
우리 파트너사 중 한 기업은 베트남에서 키즈파크와 유치원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로 현지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베트남 거리는 쓰레기로 몸살이다.
계몽되지 않은 시민들은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린다.
아이들도 아무렇게나 쓰레기를 바닥에 던진다.
본 대로 배우는 거니까 그럴려니 했다.
우리나라도 아직 멀었지만 베트남 역시 시민의식이 높아지면 좀 더 깨끗한 거리가 되지 않겠나 싶다.
밤이 되면 음악을 크게 튼 쓰레기차가 다니며 수거한다.
흥미로운 모습이다.
말레이시아와 비슷한 걸 느낄 수 있었다.
건물은 신축이지만 유지보수를 하지 않는 건물들.
1975년 베트남전이 끝난 후에 지었을 건물과 2000년대 이후에 지어졌을 건물이 부조화스럽게 조화롭다.
25년 베테랑 건축설계사도 카메라를 들게 만들었던 매력적으로 설계된 건물도 더러 보였다.
베트남의 성장은 우리의 성장과정과 엇비슷하다.
건물 전면을 넓게 쓰려는 우리와 달리 베트남은 건물을 뒤로 길게 빼서 전면을 서로 공유하는 건축문화를 갖고 있다.
건물은 뒤로 20~30미터에 달한다.
재밌는 구조 아닌가?
그리고 대부분이 상가주택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골목 구석으로 가도 1층에는 대부분 상가로 되어 있다.
물론 고급 전용주거지에 가면 얘기가 다르지만.
작정하고 간 곳이 아니라 규모는 좀 다를 수 있겠지만 선진국의 대형몰과 다르지 않다.
내부 입점업체와 문화가 조금 다를 뿐이다.
그런데 재밌는 건, 대한민국 브랜드 음식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역시 동남아지역 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즉석에서 과일을 깎아주고, 즙을 내주는 이동식 간이상점.
과일을 딱히 즐기지 않아서 사 먹지는 않았지만 과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을 거다.
물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지만 베트남 사람들은 특히 호수를 좋아하는 듯했다.
정확한 개수는 알 수 없지만 3천 개가 넘는다고 들었다.
재밌는 건 인공호수도 많다는 거다.
주거지역을 개발할 때 호수를 먼저 파고 주변으로 건축한다는 걸 보면 말 다했다.
호수를 끼고 노점상도 많고 카페와 식당도 많다.
우리나라 같으면 건물영업자와 노점상의 다툼이 상당할 건데 베트남에서는 별로 개의치 않는 듯했다.
신축 중인 건물 옆을 지나다가 벽돌 상태를 보고 경악했다.
10년 전 라오스에서 건축자재를 판매하는 골목에 들렀다가 깜놀한 적이 있었다.
물론 라오스보다는 상태가 좋았지만 베트남의 벽돌에서도 비슷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다 깨진 벽돌이지만 버리지 않는 듯했다.
관리, 보관 상태도 그렇지만 자재라고 할 수 없는 자재를 사용하는 걸 보니 건축물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가지 않았다.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등 대형 사고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또한 개선되겠지만.
맥주거리라는 관광지에 가봤다.
기껏해야 하노이맥주, 사이공맥주 정도만 팔고 있었던 걸 보면 왜 그런 명칭이 붙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아직 맛을 보진 못했지만 베트남 국민맥주라는 333 맥주를 만나보지 못했던 것도 의아하다.
이상하게 한국인은 많지 않았다.
하롱베이 같은 유명 관광지로 빠진 걸까?
대신 서양인들이 많이 보였고, 인도풍 사람들도 많았다.
거리를 걷다 보니 성당은 딱 한 번 봤는데 불교 사찰을 자주 볼 수 있다.
베트남은 무교와 토속신앙이 7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불교도가 제일 많고 다음이 가톨릭이라고 하는데 공산당이라 그런지 선교활동이 금지되어 있다고 한다.
여긴 실제로 기차가 다니는 것 같지는 않은데 길게 놓인 철로 옆에 상점들이 줄지어 영업하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방송 등으로 몇 번 봤던 기억이 나는데 이색적인 모습이긴 하다.
호객행위만 없으면 좋으련만...
서양인이 제일 많은데 그들에겐 특히 이색적으로 보였을 것 같다.
끝까지 걸어가면 탈출로가 없어 무조건(담을 타고 내려갈 수 있긴 하지만) 되돌아와야 한다.
건물이 빈틈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방법이 없다.
베트남 전통 모자인 논라 농을 쓴 아주머니들.
막대 지게인 돈 간을 어깨에 메게 다니는 모습도 간간히 볼 수 있었는데
그중 압권이었던 건 오토바이를 끌고 다니며 즉석으로 조리를 해주는 모습이었다.
상점이 없는 거리에 옹기종기 앉아 뭔가를 먹던 사람들이 보여 이상하다 싶었다.
대체 어떻게 주문하고, 어떻게 위치를 알고 달려와 조리를 해주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GRAB과 또 다른 배달세상인 거다.
배민이 철수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며칠 동안 하노이 골목 이곳저곳 5만 보는 걸었던 것 같다.
첫날은 신기하고 이색적이었지만 이삼일 걷고 나니 다 거기서 거기였다.
그런데 정말 재밌게 느껴진 건 바로 이것이다.
대체 저 사람들은 멀쩡한 집 놔두고 거리에서 저러고 있는 걸까?
보통 10시 넘으면 집에 가서 편하게 지내는 게 낫지 않나 싶었다.
대단한 음식도 아니고, 이렇다 할 만한 공간도 아닌 냄새나는 골목에서 왜들 저럴까?
웃자 소리로 집이 불편한가 보지, 하고 말았지만 이해하긴 어려웠다.
나중에 현지인에게 물어볼 생각이다.
베트남에서도 피해 갈 수 없었다.
많지는 않지만 좀 괜찮다 싶은 곳, 관광객 많은 곳엔 스타벅스가 있었다.
베트남커피 G7과는 다른 세상이긴 하지.
카페는 문화를 파는 곳이라던 말이 베트남에서도 먹히는 걸까?
작은 호수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고급스러움.
잘 정비된 수변시설에는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낚시를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한강에서 낚시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구석에서 바비큐를 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와는 다른... (그건 좀 부럽더라만)
특화된 지역이라 그런지 고급 호텔과 명품 백화점들이 들어서 있었다.
운동하는 사람들을 보니 그럴 만하지 싶었다.
골목을 장악한 오토바이와 노점상들을 떠올리니 뛸 만한 공간은 거기밖에 없었다.
하노이는 도자기로도 유명하다고 한다.
벽을 가득 채운 도자기 상점을 발견하고 다음날 다시 방문했는데 관광객도 많이 찾아오더라는.
다양한 도자기들이지만 너무 팬시적이라 고급스럽진 않았다.
약간은 투박하게 느껴져 상품으로라기보다는 기념품 정도.
물론 고급 도자기 판매점이 있겠지만 말이다.
나중에 작정하고 투어를 가볼 생각이다.
요셉성당을 둘러싼 건물 2층에는 여지없이 카페로 채워져 있다.
요셉성당이 유명 관광지라는 건 지도를 보고서야 알게 됐지만 주변의 카페는 좀.
게다가 성당 광장 주변의 노점상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야말로 이색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관광객도 많겠지만...
아마도 딱히 갈 만한 데이트장소가 없는 베트남 젊은이들이 이런 곳으로 모여드는 게 아닐까 싶었다.
소주를 즐기는 난, 밋밋한 라거 맥주에 질려가고 있었다.
외국 나가면 절대 한국 음식을 찾지 않는 난데...
그놈의 소주가 그리워 결국 한국음식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우리말을 잘하는 직원들.
음식은 그런대로 나쁘지 않았다.
가격도 한국에 비해서 저렴한 편이지만 역시 소줏값은 물 건너왔으니 인정해야지.
99년도에 일본에서 1만 원이나 주고 먹었던 진로 관광소주(사각형)에 비하면 착한 가격이긴 하다.
도시화가 진행되면 대가족 문화는 깨지기 시작한다.
가족이 분리되면 주택이 부족해질 수밖에 없는 게 당연한 순리.
결국 집을 많이 지어야 한다.
현재 한인타운이 있는 미딩 지역은 하노이에서도 변두리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보다 먼 외곽까지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메트로시티.
하노이에도 역시 부동산 거부가 많다고 한다.
순식간에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부동산 가격 때문이다.
그 안 좋은 교통환경에도 불구하고 롤스로이스, 마이바흐가 돌아다니는 정도니 말이다.
길거리 음식 중 유일하게 사 먹은 게 바로 이거다.
딱히 간을 하지 않은 듯한 바나나튀김.
줄을 서서 먹더라는.
바나나 맛 그대로 튀겨진 건데 별미는 별미다.
기름이 많은 게 문제지만 말이다.
좋은 기름에 튀기는 게 이 음식의 관건인 듯.
https://brunch.co.kr/@northalps/2987
이건 먼저 쓴 글로 대체한다.
거리엔 온통 빨간 깃발로 덮여 있다.
베트남 국기야 뻔히 알고 있다고 치고 베트남 국기의 표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들었다.
낫과 망치라고 한다.
재밌는 간판을 발견했다.
욜로와 호텔은 미딩 근처에 있었다.
호텔명에서 한국이 느껴지지 않나?
근처 미딩에 가보니 베트남 속 한국이 맞지 싶었다.
그렇게 안 보이던 한국 관광객들이 죄다 미딩에 있었다.
골프 치러 가는 사람들은 죄다 미딩으로 간다더라.
업무만 아니라면 한 번쯤은 타볼 생각이다.
촘촘하게 기획된 코스일 테니 말이다.
오픈형 2층 버스라~
이건 대체 어떻게 해석해야 하지?
애완닭인가?
33. 편의점인가?
우리나라에도 이런 상점이 있었다.
동네 골목 어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던 모습과 흡사하다.
베트남도 머지않아 편의점으로 대체되지 않겠지 싶다.
우리도 기껏해야 30년 걸렸을 테니 말이다.
지인이 내게 말했다.
베트남 한 달만 살아보면 돈이 보일 거라고 말이다.
불과 3박 5일 일정으로 다녀온 베트남.
실제로 많은 게 보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이 급속히 발전하며 겪었던 온갖 시련과 극복과정.
변화의 전개과정이 베트남에서 반복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건너뛴 베트남의 발전.
사회구조적으로 베트남에서만 가능한 것도 보였다.
어쩌면 골드러시 같은 기회의 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다음 미팅 땐 또 어떤 생각으로 이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