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베를린 스타트업에 입사한지 5년이 지났습니다
지금 다니는 독일 회사는 직원들의 입사 기념일마다 슬랙 채널을 통해서 축하 이미지와 함께 누가 입사한지 몇년 되었는지를 기념하는 메시지를 공유한다. 덕분에 누가 7~8년 이상을 근무하고 있는지 알수 있는데, 지난 9월 1일 금요일은 나의 5주년 기념일이었다.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2~3년만 다녀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벌써 5년이 된 것이다. 입사하고 3년간 참여했던 프로젝트가 끝나서 현재는 새로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며 올해말 내년초 출시에 맞춰 진행중이다. 회사 직원 중은 절반 가량은 그 사이에 새로 입사한 직원들이라 내가 잘 모르는 직원들도 있기는 하지만, 현재 참여하는 프로젝트의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일렉트로닉, 펌워어 개발자들은 대부분 3~5년 이상 같이 호흡을 맞춰온 동료들이라 업무 자체에서 어려움은 거의 없다. 회사의 비즈니스 플랜도 당분간은 큰 이슈가 없을 듯하니,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나 역시 7~8년 정도는 다니지 않을까 생각된다. 5년전 독일회사 취업 활동할때 꼭 가고 싶었던 몇몇 스타트업들의 경우에는 그 사이에 사업을 접고 폐업을 한 경우도 있어서, 지금 다니는 회사에 취업이 되었던 것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올해 하반기 부터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사무실에 출근해서 일을 하고 있다. (상반기까지는 주 1회만 사무실 출근) 코로나 이전에는 거의 매일 자전거로 출근을 했었는데,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거의 2년 넘게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사무실에 출근하는 날에는 일부러 편도 16km가 넘는 길을 자전거를 타고 사무실로 가고 있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을 하면 매일 사무실로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은 기분이 들어 좋고, 출근길 차량들이 정체되어 있어도 자전거 전용 도로를 타고 시원하게 달려가는 기분도 좋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시내 한복판을 가로질러 가야하는데, 그 어떤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자전거 전용 도로는 비워져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 도로를 타고 가야하는 경우에도 걱정할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물론 간혹 자전거가 오는지 확인하지 않고 우회전을 하는 자동차가 있거나, 큰 도로로 나가기 위해 대기중인 차가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막고 있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말이다.
지금 타고 다니는 브롬톤 바이크는 5년전 회사에 입사했을때부터 타고 다녔었는데, 겨우 2단 기어 밖에 없는 1200유로짜리 기본형이지만 거의 평지나 다름 없는 베를린에서는 큰 어려움 없이 탈 수 있다. 전철을 탈때는 접어서 들고 탈 수 있는 덕분에 자전거 추가 비용 없이 타고 다닐 수 있는 것도 장점. 다만, 다리가 길고 바퀴가 큰 자전거를 타는 독일인들에 비해, 다리가 짧은데다가 바퀴가 작은 바이크라 왠만하면 추월을 하지 않고 그냥 따라가면서 타는 편이다. 간혹 앞에서 느리게 가는 자전거를 추월해도, 이런 친구들은 신호도 지키지 않기 때문에 금방 앞서가게 되므로 왠만하면 추월도 하지 않는 편이다. ㅎㅎ 대신 이런 친구들을 앞에 두고 타면 좋은 것이, 혹시라도 예상치못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뒤따라가며 타는 것을 선호한다.
원래 올해 하반기에는 지금 타고 다니는 샤란 외에 뚜껑이 열리는 차를 한대 더 보유할 계획었다. 그래서 미니 컨버터블, 3세대 아우디 TT 로드스터 (한국에서 2세대를 3년간 탔었음) 또는 BMW Z4 등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지금 보유한 샤란도 많이 안타는데다가 요즘엔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있다보니 해당 계획은 눈물을 머금고 보류하기로 했다. 한국 같으면 자전거 타는게 위험해서 자전거 출퇴근은 꿈도 꾸지 않았을텐데, 베를린에서는 자동차를 몰고 출퇴근하는 것이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이 비슷한데다가 운동까지 되니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펠로톤 바이크는 출근 전에 워밍업 용도나 재택 근무할때 30~45분 운동하는 용도, 피트니스센터 가는 날에는 역시 워밍업 용도로 잘 쓰고 있다. 곧 펠로톤 600 라이드를 달성할 것 같은데 2~3년 이내에 1000 라이드도 달성할수 있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