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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슈베린 궁전 방문기

슈베린에 2박 3일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by 정금호 Mar 21. 2025

여성의 날이 끼어있는 주말에 2박 3일간 슈베린 여행을 다녀왔다. 보통 지나가는 길에 반나절 정도면 충분한 작은 도시이지만, 늘 그렇듯 2박 숙박을 예약하고 슈베린 성과 구도심 관광에 하루를 쓰기로 했다. 집에 남기로 한 애들에게 강아지까지 맡기고 홀가분하게 출발하려 했으나, 일이 끝난 와이프를 픽업해서 바로 슈베린으로 떠나려던 계획은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금요일 오후에 베를린 시내를 빠져나가는 데 무려 2시간이 걸려서, 총 5시간이 넘게 운전을 해야했다. 조금만 나가면 바로 고속도로를 타고 어디든 쉽게 갈수 있는 동네에 살다보니, 이러한 교통 정체를 미처 생각치도 못했던 것이 실수였다.



예상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호텔에 도착을 하고보니 옆으로 펑퍼짐한 구조의 호텔이었고 주로 컨퍼런스와 같은 행사를 하기에 적합한 장소로 보였다. 넓직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영어를 잘 못하는 직원과 체크인을 한 다음, 호텔 근처에 있는 대형 쇼핑몰로 걸어갔다. 쇼핑몰도 길고 긴 1층짜리 건물이었는데, 집앞에 있는 쇼핑몰에 간 것 같은 느낌에 저녁 외식하러 나온 독일인들로 붐볐다. 우리는 카우프란드에서 저녁으로 먹을 초밥과 다음날 점심으로 먹을 샐러드, 호텔에서 마실 물과 음료수를 샀다. 다음날이 공휴일인 여성의 날이라 대부분의 매장이 닫을 것으로 예상을 해서 미리 샐러드를 도시락으로 사놓은 것인데, 공휴일이라고 해도 관광지 답게 식당이나 카페는 열었다.


https://maps.app.goo.gl/xDVviq727Gu1t5f88


호텔에서 슈베린 성까지는 약 7km 정도 떨어져있었는데 걸어서 다녀올만한 거리로 보여서 (대중 교통은 애매했고, 주차가 어떨지 몰랐음) 왕복 16km를 걸었는데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ㅎㅎ 슈베린의 기찻길은 꽤나 인상적이었고 마치 일본의 작은 시골길을 걷는 기분이 들었다. 큰 기대 없이 방문한 슈베린 성은 꽤나 아름다운 성이었고, 박물관도 훌륭했다. 휴일이라 2인중 한사람은 무료라 1인 입장료만 내고 들어간 슈베린 성 박물관은 꽤나 화려하고 볼 것이 많아 강력 추천한다. ChatGPT의 도움을 받아서 거의 모든 전시물을 꼼꼼히 살펴보고 나니 점심 시간이라, 슈베린 성 앞쪽의 물가 정원에서 오리들과 함께 샐러드 도시락을 까먹었다.


https://maps.app.goo.gl/bn2JbxAD4qBgDJ7e8


공휴일인데다가 작은 시골도시라 볼것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좋은 날씨에 관광객이 꽤나 많았고 열려있는 술집 중에 경쟁이 심한 외부 테이블에 앉아 시원한 맥주 한잔도 즐겼다. 왠지 모르겠지만 이날 이 술집의 손님이 거의 모두 남자라서 남자 화장실의 줄이 긴 모습을 보기도 했다. ㅎㅎ 이제 독일 생활 7년이 넘어가는 덕분에 나름 알차고 능숙하게 독일 소도시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 것 같다.


https://maps.app.goo.gl/yNFNjW3Y8feXW4rh6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호텔 조식은 "모텔원"에 비하면 기본기가 훌륭했고, 든든하게 먹고 여행을 하기에 좋았다. 커피를 테이크아웃 할 수 있게 종이컵과 플라스틱 뚜껑을 옆에 구비해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좋은 날씨에 좋은 여행지에서 2박 3일간 지내면서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리고, 2시간 동안 신나게 아우토반을 달려서 집으로 돌아온 다음 제일 먼저 한 것은 한국인 답게 라면을 끓여 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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