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모든 게 정답이다
뭐든 쓰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 말을 잘하지 못해서 글 쓰는 것을 좋아했었는데. 표현하는 걸 미루고 피하다 보니 하는 방법을 잃어버린 것 같다. 참여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도 그렇다. 조금 적어도 좋다는 말이 위안이 되어 글을 썼는데, 쓸수록 그 조금도 힘들다. 그리고 왠지 모르게 부끄럽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나를 모르는 사람도 내 글을 읽으면 내 벌거벗어진 모든 면을 다 보게 될 거라고 생각되었다. 그래도 글을 잘 쓰고 싶고 누군가에게 보여지고 싶다. 글쓰기 모임은 언제나 위로받는다. 정답만 강요받던 사회에서 글쓰기는 모든 게 정답이다. 새로운 생각들의 발견이고 각자의 생각의 존중이다. 언젠가는 거창하지 않더라도 완전한 내 글을 쓸 수 있을까. 시중에 나온 모든 책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초라한 모습을 보며 했던 생각을 글로 풀어낸 멤버가 말했다. "누군가의 약점과 치부를 팔아 글감을 얻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날 워크숍 멤버들이 써 온 글은 반만 투명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마음. 사회적으로 예민한 문제를 건드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지나치게 솔직해지면 지킬 수 없는 체면. 끝내 투명할 수 없었던 나머지 영역에는 그런 것들이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한 걸음 물러날 때마다 나라는 사람과 내가 쓴 글이 사이에는 어떤 괴리가 생긴다. 둘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지면 그건 더 이상 내 글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