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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ma Oct 05. 2023

들라크루아의 일기_18220924

화요일, 파리

9월 24일 화요일, 파리


일요일 아침에 이곳에 도착했다. 지붕 위 좌석이라 으스스하게 추웠고 비가 얼굴을 때리는 바람에 불쾌한 여행을 했다. 파리를 다시 볼 마음에 설렜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파리에 다가갈수록 그 마음이 점점 수그러들었다. 삐에레와 볼을 맞대고 인사를 할 때는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그날의 뉴스 때문이었다. 낮에는 뤽상부르 박물관에 가서 내 그림을 보았고, 친구네 집으로 가서 저녁을 함께 들었다. 다음날에는 기쁜 마음으로 에두아르*를 만났다. 나에게 말하길 루벤스에 대해 열심히 연구 중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자 반가웠다. 그의 작품에서 무엇보다 부족한 것이 색감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통해 진정한 재능과 성공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기에 그가 연구한다는 사실이 참 기뻤다. 그는 살롱전에 아무것도 출품하지 못했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지! 우리는 이번 겨울에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다. 



*기유마르데 대사의 아들이자, 펠릭스의 형제인 에두아르 기유마르데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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