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노마드 직장인도 가능할까
눈을 감고 한 번 상상해 보세요. 에메랄드빛의 잔잔한 바다와 하얀 백사장이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선베드에 앉아 따스한 햇살을 느끼며 레모네이드를 들이켜고 있고요. 그곳에서 노트북을 켜고 잠시 일을 합니다. 가끔씩 고개를 들어 주변의 풍경을 바라보곤 하죠.
어떠신가요? 아마 디지털노마드를 꿈꾸시는 많은 분이 이런 상상을 하시지 않을까요? 이렇게까지 거창하지 않아도, 누구나 한 번쯤은 '동네에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에 앉아서 느긋하게 일하고 싶다~'라고 생각하신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 재택근무를 지향하는 곳이 많이 생겨나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직장인이 디지털노마드로 일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제가 직장에 다니던 때, 상사에게 일주일에 하루 정도 재택근무를 해보면 어떨지 제안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이에 주신 답변은 아주 빨랐습니다.
'안된다.'였습니다. 다른 팀원들과 합을 맞추거나 고객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한 명이 자택에서 근무하기 시작하면 다른 직원들한테도 영향을 미칠 거고, 곧 회사 분위기가 해이해질 거라고도 하셨고요. 회사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생각은 곧 '내가 직장인 신분을 벗어나지 않는 이상 출퇴근 하는 삶은 끝나지 않겠구나.'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온라인으로 강의를 시작하니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출퇴근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게 된 것이죠. 주변에 디지털노마드로 지내면 어떤 점이 좋냐고 질문하시는 분이 많은데요, 제가 제일 크게 느꼈던 장점은 세 가지입니다.
우선, 좋아하는 여행을 언제든지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행지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잠깐 시간을 내어 일을 하면 되니까, 업무에도 여행에도 크게 지장이 가지 않습니다. 며칠 전에는 일주일 동안 싱가포르를 다녀왔는데 위의 사진이 그날 찍은 것들입니다. 호텔에 머무르며 탁 트이는 전경을 보고 화려한 슈퍼트리쇼를 즐기는 동시에 강사로서 해야 하는 일도 했습니다.
유튜브 영상 촬영을 하고 수강생 분들의 질문에도 응대해 드렸으며 기획해 두었던 서포터즈 모집까지 마쳤어요. 심지어는 제가 잘 쉬고 잘 먹는 동안 통장에는 돈이 입금되었고요.
자랑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재택근무를 하면 어느 정도까지 자유로울 수 있는지를 말씀드리려는 것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계속 해외에서 지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두 번째, 업무 시간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회사에 다니면 보통 8시나 9시에 출근해서 5시나 6시에 퇴근합니다. 제 경험상 하루를 규칙적으로 보낸다는 건 좋았지만 문제는 은행 업무나 병원 등 필요한 볼일을 봐야 하는데 그 시간을 내기가 참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에 짬을 내거나 연차를 쓰는 수밖에 없었어요.
디지털노마드로 사는 지금은 어떨까요? 낮에 다른 볼일을 보더라도 저녁이나 밤에 일을 하면 돼서 편합니다. 그리고 제 나름의 출근 시간을 마음대로 정할 수도 있습니다.
세 번째는 투잡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회사를 2군데 다니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지만 회사에서 퇴근한 뒤 컴퓨터로 다른 부업을 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니까요. 저는 현재 전업 디지털노마드로 지내고 있지만 제 수강생 분들 중에는 직장을 다니는 동시에 온라인 강의로 부수입을 내는 분들이 계십니다. 체력이나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니까 투잡에 대한 부담감이 없고 만족감이 크다고 하시는데 저도 공감이 되는 부분이에요.
지금까지 디지털노마드의 장점에 대해 알려드렸는데요, 어떻게 느끼셨나요?
물론 일상과 일 사이의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는 데서 오는 불편감이 있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시공간에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만족감이 훨씬 더 크게 느껴집니다. 잔잔한 바다와 백사장을 바라보며 일하는 것, 불가능하지 않더라고요. 그동안 상상만 하고 계셨다면 지금 이 시간을 기회로 삼아 디지털노마드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셨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