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키워서 만든 유기농 허브차
2021년 봄.
우리집 정원에는 여기저기 불쑥 저먼 카모마일이 피어났다.
작년 봄에 옆집 이웃이 카모마일 씨앗을 나눠주셨다.
작은 화단에 씨를 뿌려 키웠는데, 바람에 날려 씨앗이 퍼졌는지
올해는 정원에도 텃밭에도 길가에도 여기저기 카모마일이 만개했다.
이웃은 이사가고 없지만, 이웃이 준 씨앗 덕분에 가끔 함께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주말 아침, 카모마일 꽃을 따기 시작했다.
작은 꽃이 망가질세라 조심조심. 아이고 허리야.. 소리가 나올 때 까지 따니, 대략 300송이쯤 되었다.
한 포기마다 얼마나 많은 꽃송이가 피는지, 300송이를 땄어도 꽃이 줄어든 느낌이 없다.
허브를 딸 때면, 허브향을 실컷 맡을 수 있어서 참 행복하다.
카모마일 꽃향기는 정말 달콤하다. 이건 생화를 따본 사람만 알 수 있는 그런 향기 ^^
물에 담가 꽃송이들을 살살 씻어내고.
키친 타월 위에서 살살 물기를 걷어내고.
식품 건조기에 잘 펴서 널었다.
낮은 온도로 2시간 말리고 식혔다가 또 2시간 말리고를 반복해서. 드디어.
완성.
이 상태로 뜨거운 물에 우려서 마셔도 좋지만, 가끔 꽃가루가 둥둥 뜨는 경우가 생겨서.
올해는 티백을 만들어보기로 한다.
'공티백'으로 검색하여 나일론 티백 구입.
티백을 만들려면 열로 접착하는 실링기가 필요하다.
몇년 전에 교회 집사님이 칠레로 이민가시면서 (준학집사님, 진선집사님 감사해요!) 우리집에 실링기라며 이걸 주고 가셨었다. 아이들 과자 먹고 남으면 봉지 밀봉해 두라고.
이걸로 실링을 해보니, 세상에, 너무 잘 되는 것! ^_______^
남편은 꽃송이 열개씩 티백에 담고, 아내는 꾹 눌러 실링하고.
삼각티백 30개 넘게 완성 ^^
새로 이사오신 옆집 이웃에게도 선물하고.
남편과 따뜻한 티타임도 갖고.
시골 부부의 소소한 삶의 모습들.
이런 소소한 삶에서 얻는 행복이 참 크게 느껴지는 요즘.
올해들어 벌써 민트잎도 두번 수확해서 말렸는데, 앞으로는 민트잎도 티백에 실링해보면 더 좋을 것 같다.
좋은 분들과 나눠먹기도 선물하기도 좋고 ^^
이렇게 늘 먹는 것에 진심인 활초리 빤짝이네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