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초중고대 나와서 얼렁뚱땅 영국 직장에 취업하다
6년 전, 워킹 홀리데이로 영국에 도착했을 때 저의 가장 큰 고민은 ‘과연 내가 비즈니스 영어를 사용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대학교 때 어학연수 1년 다녀온 것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 태어나 초중고대를 졸업한 탓에, 제 영어 실력은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아주 제한적으로만 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나마도 대부분 영어 드라마를 보며 익혔기 때문에 비속어와 속어 같은 말을 위주로만 회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영어 실력으로 고급 영어 단어만을 사용하여 전문적으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비즈니스 영어는 저에게 큰 장벽처럼 느껴졌습니다.
영국에서 제가 처음 얻었던 직업은 스타벅스의 바리스타였습니다. 제가 일했던 곳은 본드 스트리트 매장으로 회사원들과 관광객들이 끊임없이 드나드는 곳이었습니다. 따라서 다양한 국가 출신의 영어 억양을 알아듣고 주문을 받았어야 했는데, 고객들의 영어를 못 알아듣는 상황이 많아 두 번씩 되묻는 것은 일상이었습니다. 매장이 한가할 때는 음료를 길가에서 나눠주는 호객행위도 했습니다. 그때 바닐라 라테를 만들어 나눠주었는데, 이게 뭐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바닐라 라테’라고 대답하니 아무도 알아듣지 못해서 계속 말해주니 그제야 ‘아! 붜늴라 라테!’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사소한 회화도 알아듣기 힘든데 어떻게 사무직을 얻어 비즈니스 영어를 사용할 수 있을지 앞길이 막막했습니다.
비록 스타벅스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지만 6년이 지난 지금, 저는 영국에서 취업 비자를 받고 정착하여 글로벌 기업 영국 본사에서 글로벌 디지털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영어 이메일은 매일 몇 십통씩 보내고, 매주, 매월, 분기별로 임원들에게 보낼 리포트도 영어로 작성할 정도로 영어 실력이 많이 늘었습니다.
이번 브런치 북에서는 제가 따로 공부하지 않고 영어 리포트 작성 실력을 늘린 방법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