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란
토끼와 거북이 우화를 읽으면
자신의 능력에 지나치게 심취한 토끼는
늘 꾸준히 하나씩 차분히 이뤄나가던 거북이를 결국 이기지 못한다고 하지요.
그러나 원작의 해석과는 다르게 한 번 생각해보았습니다.
사람들은 다 진다고 하지만,
그게 내게는 지는 게 아니라 네 속도에 맞추는 것이라면.
전 늘 마음이 급해서
앞서 나가 사랑을 주고 앞서 상처도 받습니다.
상대가 늘 그 자리에서 있다면 알쏭달쏭하겠지요.
예전엔 막 퍼붓는 사랑이 솔직하고 때 묻지 않은 것이란 묘한 자신감과 승리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상대가 마음을 여는 시간을 주는 것도, 천천히 내게 궁금함을 느끼게 하는 것도, 여전히 솔직한 것이며,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라는 것은 아주 최근에 불현듯 떠오른 생각입니다.
어쩌면, 토끼는, 세상 사람들은 져 준다고 하지만,
왜 져주냐며 자존심도 없냐며 하겠지만,
토끼에게는 그저 사랑인 것이겠지요.
당신의 속도에 맞추는 것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