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기억할게
“이제 정말 그만해,
좋은 기억마저 사라질 거야.”
어디선가 맴돌다 머리에 앉은 말은 그렇게 입으로 나와버렸다. 물론 듣는 이는 없었지만, 나는 어떻게든 입술로 내뱉으며 말을 끝맺었다.
얼마 안 되는 기억 중에서도, 예쁘고 소중한 기억은 잊게 될까 두려워 눈에 어른거린다. 이 그림 같은 기억, 아니면 엉엉 울던 기억, 그리고 그런 유사한 마음들.
이렇게 어정쩡하게 이상한 마음으로 서로에게 집착하다가는 결국 마음은 산산조각 부서질 거고, 아주 못나질 거야. 결국은 우리를 위해 냉정했는데 부서진 마음을 주워 담는 건 또 나 혼자라, 좀 억울하기도 하네. 차라리 너의 마음이 부서지고 저며지고 나는 아주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이 순간만은 내 마음대로 예쁘게 기억하고 싶어서, 네가 그리운 게 아니라, 저 1초 남짓한 순간 공기를 남겨 두고 싶어서. 그럼 나중에 딱 한 순간만 기억하자면, 난 저걸 기억하려고.
둔탁한 돌덩이가 서늘하게 마음에 내려앉아 묵직하게 저으며 실컷 마음을 벨 수도 있다는 걸 알게 한 사람이지만.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나 마음부터 말라가게 한 사람이지만.
딱 한 가지만 기억하자면, 이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