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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ddmavin project Apr 29. 2024

헛된 100점 말고, 70점짜리 내가 좋아

(c)엉뚱복실

고개를 들어 세상을 바라보기 아득해질 때. 바닥을 본다. 당장 코앞에 문제에 몰두한다. 그것이 70점 인생이라 하면 70점짜리 나로 살아간다. 더 높고 넓은 곳을 바라보지 않는다. 70점짜리 일을 하고 70점짜리 생각과 70점짜리 걸음으로 70점짜리 길을 간다.


절망은 헛된 욕심 때문일까. 불행은 높은 이상을 품은

탓일까. 갖지 못한 걸 욕심내지 않는 삶은 행복일까.


남에 대한 감탄과 나에 대한 절망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다. 그 반복 없이는 결코 나아지지 않는다는 걸 아니까 기꺼이 괴로워하며 계속한다.

-매일의 감탄력-


매일 느끼는 절망, 불행은 남에 대한 감탄이자 성장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꿈에 감탄을 자아내는 두 사람과 어울리는 내가 보였다. 주눅 든 나였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그들을 감탄하듯 관망한다. 내 말은 퍼져나가지 못하고 내 행동은 그들에게 버겁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사람이 되어 동경하는 이들 틈에서 쓸쓸히 겉도는 행성이 된다. 잠에서 깼지만 여전히 주눅 든 해초다. 추욱 늘어져 바닥만 보고 출근을 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 틈에 섞여 걷는다.


문득,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하려는 일들 때문에 지금 내 삶이 부정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오래된 생각에 머문다. 갈구하는 작은 세상에서 있으나 마나 한 찐따가 되기보다, 나만의 작은 세상 안에서 행복을 만드는 찐따가 되는 게 더 소중하고 의미 있고 가치 있지 않나. 내 작은 세상 안에서는 내가 주인공이고, 누구든 행복할 권리가 있으니까.


80점짜리가 늘 100점을 생각하고 살면 늘 80점이야. 80점짜리가 80점에 살아 그럼 100점이야. 100점이 되려면 81점이 돼야 하고 83점이 돼야 하지. 어떻게 80점에서 100점으로 점핑이 되냐.

행복한 사람은 있는 것으로 행복하고 불행한 사람은 없는 것을 바라기 때문에 불행하대.

-김지석 내안의 보석 유튜브, 그의 아버지의 격언-


횡단보도에서는 어느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다. 누구도 뒤로 가지 않는다. 방향만 다를 뿐 각자의 자리에서 앞을 걸어간다. 비록 바닥을 보고 걸어도 난 내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그것이 70점짜리 길이어도 나에겐 만점이었다. 그 길에서 마주한 인연은 어떠랴. 비록 조붓한 길일지라도 그 길에서 만난 수없는 실수, 좌절, 이별, 불행도 귀하디 귀하다. 70점짜리 나여도 나는 괜찮다. 내가 있는 곳이 만점의 지점이니까. 내일도 70점을 바라보며 바닥을 보고 앞으로 걸어갈 것이다. 헛된 100점 말고, 70점짜리 내가 되고 싶다.


내 세상이 아닌 곳에서 주인공이 되려다 내 삶의 조연이 되지 말아야지. 밀어내는 사람에게 밀려나면 오히려 좋다. 그게 내 자리를 찾아가는 길이니까. 각자의 세상과 각자의 자리가 있는 것이다. 내 자리에서 즐기는 인생은 아름다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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