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텔라 Feb 03. 2023

내 아이가 글쓰기를 잘했으면 하나요?

'글쓰고 발표하는 아이들' 초도 기획안 공개합니다.

언제부터 시작이었는 모를 까만 터널에서 한 줄기 빛이 보입니다.

이런 날은 어떤 기분일까, 훗날 지금의 이 기분을 추억하고 공명하고 싶을까봐 이 감정을 글로 남겨놓습니다. 이럴때 내 안에 들어온 빛나는 생각,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잘 표현해 두고 싶어서..그 습관 가지려 여태 글쓰기를 놓지 않고 살았으니, 지금 이 중요한 순간, 글쓰기의 참된 본연의 기능 그걸 잘 쓰고 싶네요.


이 글, 호흡이 많이 긴 편입니다.

이 점 감안하셔서 읽어주세요.



저는 사남매의 엄마입니다.

남편을 만나기 전 제 꿈을 제대로 이뤄본 적이 없어서, 혹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몰라 늘 결핍이 있었습니다.

모르고 살아도 상관없고 그걸 다 알고 사는 사람이 어딨냐는 아우성이 들렸지만, 저는 제 삶이 가야할 방향을 내가 모른다는 그 사실에 몹시도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현실에 두 발을 제대로 딛지 못하고 허공에 둥둥 떠서, 살아있다는 것이 크게 즐겁지도 의미있지도 않은 상태로 10대와 20대를 보냈습니다.


29살 지금 생각해도 왜 갔는지 모를 미국행을 선택합니다.

내부의 것이 해결되어야 한걸음이라도 딛던 저는, 그 흔한 해외연수, 누구나 한번씩은 생각한다는 배낭여행도 와닿지 않는 사람, 집앞에도 겨우 나가는 성향을 가진 제가 인생처음, 혼자 비행기를 탄거죠.

다행히, 풀리지 않는 삶이 어려워 포기, 도피처로 삼았던 그 곳에서 지금의 일호작가님을 첫눈에 알아보았습니다. 그의 뒷통수에 피어오르던 주홍색 아지랭이같은 빛, 그게 뭔지 너무나 궁금했어요. (그거 진짜 보였냐고 그저께도 물으시더군요..  흠.. 증거가 없으니 평생 물어보시게 생겼습니다. ㅎㅎ)


그를 만난 덕에, 삶의 의미를 본격 찾고 싶은 의지가 다시 생겼습니다.  

그러다 다낭성 난포 증후군이라 쉽지 않다던 저의 몸에, 아이가 덜컥 생겼습니다. (이건 손붙잡고 같이 의사선생님 말씀을 들었기에 여러번 묻지 않더라구요. ㅎ) 일단 철없는 유학생 부부, 눈앞에 일어난 가장 큰 일을 해결해야 하니, 그 아이를 낳고 키우고 정신 차려 그 의미 찾아 나서나 싶었는데 아이가 또 생겼습니다.


아니 솔직히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습니다'. 아이를 왜 이렇게 많이 낳았는지는 저의 이기적인 유전자가 한 일이라 저는 달리 설명할 말이 없습니다. (아직도 그 이유를 찾고 있습니다. 남편의 꿈을 이루어 주려고 제 몸이 쓰인건가? 라는 생각을 하고 있고, 그게 지금으로서는 가능성이 제일 높네요)


그렇게 연달아 아이를 넷이나 낳았습니다. 뭔가 여태 스스로 만족할만한 것을 이룬게 없다는 결핍이 낳은 최종 결과물이었습니다.



낳고 보니 이럴줄은 몰랐네~

결핍이 낳은 결과치고 감당해야 하는 댓가는 혹독했습니다.


아이가 예쁜 순간은 잠깐씩, 그 잠깐의 환희를 위해 희생하고 이를 악물고 참아내야 하는 시간은 길고 외로웠고, 아득했습니다. 집안 어느 공간에서도 숨을 쉴수가 없어 자주 세탁실에 숨어들어 그렇게 목놓아 자주 울었습니다.


그렇게 네 아이를 키우면서 제가 버틴 힘은 '언젠가 이 버팀이 주는 교훈이 무엇인지, 너, 의미 너..XX
내 눈앞에 드러나라!! 꼭 나타나라 내 삶의 의미, 그놈의 의미, 너 보기 전엔 내가 안죽는다.


이렇게 나를 오래 고생시킬 꺼면 그 삶의 의미라는 것 이왕이면 멋진것이여라!! 제가 버틴 건 엄마라는 소리가 문득 감격스러운 순간과 삶의 의미가 이어질 날이 올거라는 하나의 희망이었습니다.




김미경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 대단해 보이는 분도 싱크대마다 포스트잇으로 "난 언젠가 세상에 나갈꺼야"라고 써붙이시고 버티셨다길래, 저도 써붙였습니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읽다가 꼿히면 또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 그렇게 '그날'이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지금 니가 살고 있는 모습이 과거의 니가 간절히 바라던 모습이다.

있는 그대로의 너를 받아들여라.

현재로서 충분하다."


이런 마음챙김의 말들에 의지하려고 애쓴 시간도 길었습니다.  하지만 뭔가를 하고 싶은 욕망을 잠시 마음챙김이 덮어줄 수는 있었을지 몰라도, 그건 제가 원하는 그것을 드러내는 직접적인 해결의 방법이 아니라선지, 여튼 잘 되지 않았어요.


그 욕망은 그 욕망을 해결하는 것만이 방법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후로 자기계발이란 계발엔 손닿는 대로 말그대로 닥치는 대로 했습니다.

여기에는 삽질(돈, 시간 쓰고 얻은게 별로 없음) 이라는 단어를 쓰고 싶습니다. 그렇게 삽질을 한 리스트, 크고 작게 실패했던 경험을 메들리로 다 나열하자면 읽는 분들이 토가 나오실지도 모르니, 엄~~청 나게 많았다고 각설하고
(일호작가님이라는 생생증인이 이 안에 버젓이 있으시니, 아.. 그새 제 좌충우돌을 보아온 글벗 증인이 더 많이 생기긴 했네요.)


암튼 그렇게 목적도 모른채 자기계발에 마음을 쓰고, 돈을 쓰고, 희망이 꺽이고, 내 자신에게 실망하고, 그 크고 작은 실망이 지속될 때마다, 혹은 아무 이유도 없이 "어짜피 한줌이 흙이 될 허무한 인생 도대체 왜 살지?"라는 회의감이 일상을 자주 공격해 왔습니다.
그 공격에 저는 아주 자주 무너지고, 무너질때마다 안전지대인 남편과 아이들에게 내 감정이 시키는대로 여과없이 감정을 표출하고 화를 내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언제가 올 내 미래의 희망을 위해 '적어도 선을 넘지 않는 라인에 서서' 버팀을 계속 해왔어요.

명색이 삶에 대한 애착을 이만큼이나 갖고 있는 사람인데,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널 수는 없잖아요.

나를 미워했다가도 갖은 수단을 다 써서, 다시 나를 용서하고 사랑하려고 노력했고..

남편과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책읽고, 글쓰며 평생 살고 싶다는 욕심을 내려놓지 못해, 생각도 없이 산다고 남편을 원망하고 비난했다가도 이 모든것이 '내가 남편을 바꾸고 싶다는 내 욕심'에서 기인한 것음을 깨달아지면 어렵사리, 이 마음을 꺼내 사과도 해서 관계를 지켜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에게 글쓰기의 재미, 자신만의 정신세계를 갖는 것이 얼마나 황홀하고 중요한 일인지 알때까지 그를 포기하지 않고 붙드는 것으로 제 방식의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밥으로 살림솜씨로 사랑은 못줬지만, '사랑하는 이의 오롯한 정신세계를 포기하지 않는 것'

바로 제 방식의 사랑에 양껏 힘을주었습니다.





아이들도 몹시 사랑했지만 저는 솔직히 제가 먼저였습니다. 내 정신세계가 갖추어져야 그 힘으로 올바르게 아이를 키워낼 수 있다는 본능이 저를 지켜준것으로 핑계를 대보겠습니다. 여튼 그렇게 채워지지 않은 어리고 어리석은 엄마는 저만 쳐다보고 있는 아이들에게 화를 내고 난 후, 그 화에 내가 더 치이지 않고 '엄마가 또 미안하다. 고칠때까지 이 행동을 반복해야겠지만, 그게 사실이야' 라고 어른의 자존심을 구기고 아이들에게 굽신거려야만했죠.


그러는 사이, 가족과는 다른 이유로 가족만큼 소중한 글벗인연들이 탄생했습니다.

허나 이들에게는 더 많은 적정거리가 필요했습니다.

글로 마음과 정신세계를 나누는 사이지만, 일방적으로 저의 못남과 바닥을 보일수까지는 없었습니다. (지금은 저를 막 꺼내보여 드리고 있습니다만, 초반엔 가식적이고, 자기검렬의 벽이 높고, 필터링 촘촘하고 그랬습니다. 맞죠? ㅎㅎ) 그런데 글벗님들이 저 그런거 봐주려고 귀한 새벽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니, 저는 제가 선언한 '내가 그 언젠가 간절히 바랬던 그런 모임을 만들고 싶다'라는 열망하나로, 무리를 했습니다. 누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제 완벽주의에 치여서 완급조절에 실패를 한거죠. 초기 1년, 저는 매일 새벽 3시30분에 일어나 칼럼을 읽고, 책을 선정해 자료를 만들고 내 글까지 완벽하게 쓴 후 5시에 글벗방에 알림을 날렸습니다.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차라리 그 시간에 잠을 자고 인간적으로 "우리 같이 일어나서 같이 써요! (지금처럼요 ^^)하는 것이 옳았는데 말이죠. 이 또한 안해본 세상엔 시행착오라는 댓가가 따르는 과정이었겠죠.?


어리고 어리석은 제 마음보다 훨씬 더 성숙한 글벗님들의 사랑으로 저는 작은 커뮤니티를 2년 넘게 유지할 수 있었고 저는 마침내 이 길 어딘가에 내 알을 완전히 깨고 내 꿈과 만나는 초입이 있을거라는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희망과 직감이 저를 다시 2023년 새해 첫날,'글쓰새'에서 '새벽글쓰기 학교'로 정식 네이밍을 하고 14기 새벽글방 주인장으로 저를 데려다 놓았습니다.


2022년 그 지독하고 어두운 터널이 2023년에는 드디어 끝날꺼라는 '셀프 명리학'의 예언에 걸맞게, 저는 지금 다시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제가 희망하는 것들은 이런 것입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모'라는 존재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그토록 찾았던 '부모 이전의 오롯한 나라는 존재'에 집중하고, 각각의 삶의 의미를 찾아드리는 일에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 삶의 의미는 제가 찾아 드릴수도 없고, 책은 냈지만 책을 쓰게 해 드릴수도 없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그냥 '새벽에 깨어나서, 매일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그 공간에서 '자신만의 정신세계를 갖추고 결이 같은 친구들과 나눌 수 있게 해드리는 일' 그것이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중에 최선이었습니다. 제가 가족을 포기하지 않았듯이 제 방식의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세상 친구가 처음으로 생겨나기 시작한거였으니, 이 소중한 사람들의 정신세계도 소중했습니다. 그래서 그걸 지키는데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미 그것이 되었다고 전제하니 자꾸 새로운 곳을 쳐다보았습니다.
더 큰 커뮤니티, 더 돈이 되는 곳, 더 나의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곳 없나..? 방황하고 여전히 두리번 거렸고 그러다가 다시 잘못된 선택을 해서 가족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그 잘못된 선택을 무마하려고 더 잘못된 선택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남편은 이런 저를 책망하지 않았고,(글쓰는 습관 안 들여놓았으면 지금쯤 가정 파탄이 났을지도..ㅎㅎ) 오히려 발벗고 나서 해결해주려고 애썼고, 글벗들은 묵묵히 기다려주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우리 글쓰새만한 모임이 없다. 글을 안쓰고 사는것이 일상에 큰 지장은 아닌것 같지만, 뭔가 스스로에게 잘못하고 있는 것 같다.' 는 목소리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어요.


저는 가끔은 생각했어요.

글? 그냥 쓰시면 되지. 왜 여기에선 써지는게 다른데서는 안써질까?

그런데, 가만보니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책쓰고 싶은 욕심에 원고를 쓰기로 한 기획자와의 약속을 계속 미루고 안 쓰고 있어요. 아, 글벗들이 말하는 글안써짐이 이건데, 나도 그러네. 그들과 나에게 물었어요. 왜지?


정답은 단순했습니다. 원고에는 글벗의 다정함이 즉석해서 달리지 않거든요. 블로그는 댓글이 브런치에는 좋아요가, 인스타에서는 인스타의 인사이트가 내 글을 누군가가 보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나 공감하고 그 덕에 감사하다는 반응이 실시간 반응이 달려나오는데, 원고는 너무 외롭고 조용하거든요.


요즘 세상, 그렇게 외로움과 싸워 이겨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쥐꼬리만한 인세, (제 첫책은 아직도 마이너스 입니다. 선인세라는 제도가 이렇게 기막힌것일줄은 저도 겪어보기 전엔 몰랐죠) 혹은 빛진 느낌, 나무와 종이에 미안한 본능적인 죄책감인데, 새벽에 쓴 내 정신세계에는 꽤나 많은 분들이 좋다고 '반응'을 해 주십니다.

물론 책쓰기는 글쓰는 사람들의 최종 목적지 같은 것이고 저 역시 책을 쓰는 사람으로 오롯하게 서기 위해 이 길을 가고 있지만, 글쓰기의 의미가 채워진 후라야 책도 의미가 있다는 것조차 출간을 몇 차례 겪어보고서야 알게 된거죠.


여튼 다른 글벗님들도 매일 살아 숨쉬는 새벽기운과 소통하는 이 감각때문에, 나는 살아있다는 이 환희로움 느낌 때문에 새벽글쓰기에 중독이 되어계신 거더라구요.





이 좋은 것을 아이들 교육에 심어보면 어떨까? 요즘 이 생각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저희집 아이들만으로 작은반 하나가 만들어지니, 이 장점을 활용해 저는 '오레오글쓰기'를 아이들과 해봤어요. 꾸준했다 할 수는 없지만 어느정도 반응과 변화 후기를 볼 수 있는 만큼은 지속해 본 결과, 어른들에게 이렇게 좋은 것이 아이들에게 안 좋을 리가 없다는 생각과 잇닿았고, 아이들에게 '독서와 글쓰기' '논술과 필기' 이런 우리 시대의 글쓰기 산물말고 '온라인 글쓰기'의 이 꿀잼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저희 가족은 가족까페를 만들어서 소소히 그곳에 일상을 공유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번 엄마가 독려해도 잘 안됩니다. 그런데 우리 글벗들이 과제를 제출하는 곳인 '새벽글쓰기 학교'의 까폐는 매일 새벽 시끌시끌 때론 하루종일 많은 손님들이 오갑니다. 하루종일 댓글의 재미에 빠져계신 분들도 많거든요 (저 포함. ㅎㅎ)


결은 똑같이 '글쓰기 까페'이고 주인도 같은데, 저의 가족까페가 살아나지 않는 이유는 그 고정맴버가 '오로지 가족' 뿐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어리기도 하구요. 그런데 어리다고 해서 자신만의 정신세계를 갖추고자 하는 본능이 작다고 할수는 없습니다. 그저, 아직 그것이 무엇인지 말로 표현할 방법이 없을 뿐.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다른집 아이들에게도 가족말고 '글벗친구'를 만들어 주고 싶어졌습니다.





현재로선 얼토당토 않는 꿈을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저,

지금 그냥 떠오르는 생각을 손가락에 맡겨서 막 써보겠습니다.



<온라인 장면>

각자의 글쓰는 도구를 폅니다.(랩탑이나 휴대폰.)

글벗들이 글을 쓰듯 아이들도 그날의 자신의 생각을 씁니다. 생각이 안나면 '엄마 나 뭐써?' 라고 물을 수 있고 답해주실수도 있고, '네가 스스로 생각해볼까?' 해도 좋습니다.


어쨌든 아이들도 주어진 마감시간에 맞춰 글을 씁니다. 그리고 정해진 곳에 올립니다. 친구들 글에 댓글을 답니다 (여기까지 부모님이 조금 안내를 해 주신다면 한번이면 익숙해질 디지털 네이티브들 ^^)



<오프라인 장면>

집같은 안락하지만, 책향기가 가득한 공간에 아이들이 들어섭니다.

정리된 공간에 아무것도 없는 책상 위에는 선생님이 큐레이션한 한 권의 책이 있습니다. 그것을 모인 친구들과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정원 6명으로 구상중 ㅎㅎ) 한 단락씩 소리내서 읽습니다. 이때 친구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곧, 내 글을 쓸 수 있거든요.

이어질 발표시간의 워밍업도 되고 소리내서 읽으면서 느껴지는 책의 문장 감각을 몸으로 익힙니다 .(아이들은 몸으로 느끼게 해 줄때 가장 직관적인 반응이 나온다고 하잖아요.) 그 돌려읽기가 끝나면, 선생님이 오레오의 형태, 혹은 오늘은 자유형태, 혹은 오늘은 묘사하며 글쓰기 등.. 글의 형식을 알려줍니다.


그 형식에 따라 글을 쓰는데, 각자 핸드폰을 꺼냅니다. 핸드폰이 필수 준비물인 최초의 이상한 학원이 되는 셈이죠. 각자 핸드폰에다가 (무선 블루투스 키보드를 가지고 다니는 것도 좋은 생각일듯 한데, 그건 손으로 글씨 쓰는 것이 빠른 아이들에겐 필요가 없을지도요) 한 30분정도 다양한 배경지식을 통해 얻은 이야기와 주제로 사색과 글쓰기를 마친 후 지정된 장소에 업로드를 합니다. 바로 이어 자신이 쓴 내용을 바탕으로 친구들 앞에 나서서 (이때 앉아서 아닌, 서서가 중요합니다.) 서서 몇발자국 나왔을 뿐인데, 대중앞에 스피치를 연습하는 겪이라, 짧은 발표연습이 됩니다. 이러면 말하는 요령, 떨림을 극복하는 멘탈, 발표의 용기, 무대공포증 극복등의 사이드효과도 있습니다.


내가 쓴 글이 있으니, 발표 시나리오가 마련된 셈입니다.

어른들의 글쓰기 모임에서는 이걸 '합평'이라고 하는데, 생각난 김에 부모와 함께 하는 '합평의 날'을 행사처럼 기획해보는 것도 괜찮겠네요. 그 지역에 '작은 문화 행사'로 자리매김하는 거예요. 맛있는 음식과 음악과 글발표가 있는날. (음악은 제 친언니가 맡아줄거에요. 피아노 전공자이라서 아이들 글방과 언니 피아노 학원을 엮어보려고 이것도 생각중에 있는 사안이거든요. ㅎㅎ)


그렇게 발표가 끝나면 즉석해서 그 발표자의 글 아래에 댓글달기로 나만의 감상평, 발표를 듣고 난 생각등을 서로 써줍니다. 글쓰고 발표한 후 나의 글에 대한 반응까지 볼 수 있는 하나의 페이지가 만들어졌습니다.

그 다음 친구가 발표를 하고 똑같은 과정을 6명의 친구들이 모두 완결합니다. 그러면 선생님과 허그로 작별인사를 나누고 (아이들과 신체로 교감하고 싶습니다. 제가 글쓰기보다 앞세우는 저만의 사랑표현법이니, 원장 직속권한으로 해결하겠습니다. 자기 아이 안는거 싫다. 혹은 내가 글쓰기를 가르쳐달랬지, 안아도된다고 했냐? 라고 일일이 눈에 불을 켜고 따지실 부모님은 그냥 보내시지 않으시면 됩니다. 저는 이 모든 저의 생각을 믿고 맡겨주시는 부모님만으로도 학원이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고, 혹은 그렇지 않다해도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지켜주는 곳이지, 부모님의 비유를 맞추는 기관을 오픈할 생각은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사람은 '결모으기'를 합니다.

나와 주파수가 비슷한 사람과 찐 소통을 나누면서 그렇게 살고 싶은 것이 자아실현의 욕구에 이어 사회적으로 연결욕구, 사람의 강한 본능입니다.


저는 이 본능을 타고 잘 살고 싶어서, 나만의 존재감으로 바로 서고 싶어서, 훌륭한 부모이고 싶어서, 글벗들과 공명하고 싶은 본능을 타고 여기까지 살아냈습니다.

앞으로 살아낼 인생은, 이 능력과 경험을 활용해 글로서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지키고 가꾸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험난한 세상에 자신만의 정신세계와 표현력은 국영수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라 믿기 때문이예요.


글쓰기가 좋은건 알지만, 딱히 방법이 그리고 믿고 맡길 기관에 대한 부재를 '글쓰기 학교'라는 시스템이 넣어 아이들에게 직접 '그 좋음'을 '체험하고 느끼게' 해주자는 거죠.

그러고도 싫다고 하는 아이들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건 그 아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결이 다른데 있는 아이일 수 있죠. 하지만 적어도 '제대로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그것을 발표하고 인정받는' 경험만큼은 공평하게 제공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보고도 아니면 어쩔 수 없지만 제대로 '글맛'을 들일 기회조차 안 준다는 것은, 세상에서 좀 중요하게 생각되는 문해력, 이해력, 소통능력, 말하는 능력, 표현력을 재밌게 들일 기회를 뺏는 것일수도 있잖아요.



아이들은 종일 학교에서 선생님의 이야기를 '듣고' 발표는 소수의 정해진 아이들만 하고, 학원에 가서는 수동적으로 듣고, 또 듣고 옵니다.

온라인 세상에서는 게임에 접속해서 게임을 하고, 유투브를 또 보고, 듣고, 음악을 듣고 영상을 보죠. 모두 청자의 입장에서 사는 세상입니다. 내 목소리를 내어 진짜 내 글을 쓰고, 말할 기회가 없어요.


내가 주체적으로 쓰고, 내 목소리로 말하고, 오롯이 내 내면에서 떠오른 생각을 정리해 보는 기회.

얼마나 가지고 있을까요? 정작 제 앞길이 바빠 저 조차도 제 아이들에게 제공해주던 '글쓰기 시스템'에 물을 잘 못주고 있는데, 일반 부모님은 더 어려우실수 있습니다.


제가 마련한 이 글벗시스템을 키즈 버전으로 발전시켜 이곳에 아이들을 태워보면 어떨까요.

오프라인은 어쩔 수 없이 제가 사는 동네 가까이에서 밖에 제공할 수 없을테지만 (또 모르네요. 글벗님들중에 마음이 연결되 "글쓰고 발표하는 아이들-강화점" "글쓰고 발표하는 아이들-진주점" "제주 지부" 이렇게 프랜차이즈 전국망으로 뻗어나갈지도요. 또, 또 희망은 저 멀리 갑니다 (사실 이 시점에서 globol writing&saying school, Huston, TX 등등도 말하고 싶지만 이쯤에서 참은겁니다...라고 말하고 결국 괄호치고 말했음... 스텔라 너란 인간. 쯧쯧...ㅋㅋ)




입시는 경쟁이지만 글쓰기는 상생입니다.

입시는 너를 누르고 내가 올라야 하는 줄서기지만, 글쓰기는 너와 다른 내가 서로 스승이 되는 관계라 서로에게 도움과 인정과 사랑을 줍니다. 우리가 새벽마다 글벗님들 각자의 삶에 감탄하듯이, 분명히 아이들의 삶 속에서도 그런 것이 존재하는데, 어른인 우리와 그걸 다 나누기 힘들꺼예요.


우리도 우리끼리 노는게 재밌어서, 가족이 만나면 아이는 아이끼리 어른은 어른끼리 하잖아요.

글쓰기의 무대도 그걸 아이들에게 제공해 주고, 거기서 가짜 온라인소통 말고 '진짜 온라인 소통'을 느끼고 공명한다면 그 학원은 엄마가 가지 말래도 가고 싶어하는 학원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럼 그 때부터 친해진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성숙해서 자신의 세상을 만든 후 이 연결고리가 '자신들의 진짜 든든한 인맥'이 되어주지 않을까요. 단지 '학원같이 다니는 아무개'가 아닌 학원생이 '글벗'으로 어쩌면 평생 친구가 될 수도 있구요.


그런데 왜 종이와 연필대신 컴퓨터도 아닌 핸드폰 글쓰기냐구요?


종이와 펜은 이제 우리 시대의 산물, 즉 아이들이 일상에서 주로 쓰는 도구가 아닌세상이 된 지 오래입니다.

종이책이 좋지만 어쨌든 전자책, 인터넷 화면으로 쏟아지는 컨텐츠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데, 글쓰기만큼은 저 멀리 선비들이나 하던 고고한 형태로 아이들에게 각인시킬수는 없습니다. 바로 내가 지금 들고 있는 게임만 하는 줄 알았던 이 도구로 '우아한 나만의 정신세계'도 가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은, 아이들의 눈높이와 진짜 원하는 것을 배려한 장치입니다.


애들이 오고 싶으려면 그들에게 "오~ 신박한데?" 라는 인상은 줄 수 있어야 하잖아요.

(우리집 네 아이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


댓글에 새로운 문화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온통 글로 소통하는 시대에 악플이나, 무례한 행동으로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쉬운 세상입니다. 이 세상에서 댓글하나만으로도 '나만의 정신세계'가 드러나도록 쓸 수 있다면 글쓰기가 삶 깊이에서 얼마나 유용한 도구인지, 아이들이 스스로 깨닫게 되겠지요.






아...


정말 오랜만에 머리속에 부유하던 생각을 막 쏟아내는 글쓰기를 하였습니다.

잠깐 드는 생각은 "괜히 이걸 발행해서, 이 좋은 아이디어를 실행력 좋은 누군가가 가져가면 어쩌지?"라는 귀여운(?) 생각을 했지만 괜찮습니다


첫번째로는 이걸 가져간다고 스텔라라는 나만의 색깔과 에너지까지는 가져가실 수 없기 때문에 괜찮고요.

혹시 누군가가 어딘가에 이걸 먼저 차리신다고 하면 이런 기관이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거니까 제가 감사할 일이고요.


그래도 혹시, 만약 저작권이 문제가 된다면 이걸 보신 글벗님들이 든든한 증인이 되어주실꺼잖아요.

(아, 아닌가요? ㅎㅎ)



그럼 일단 글쓰기의 순기능 중 오늘은 '날아가는 아이디어를 붙잡아 두기 위한 글쓰기'를 마쳐봅니다.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아이디어와 의견을 댓글에 달아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제 혼자만 땅굴파던 버릇이 드디어 글벗님들의 사랑으로 고쳐지는 광명도 찾아오고 있음은..  감동 그 잡채입니다.

그러니 또 그 멋진 정신세계에 담긴 고견들을 들려주세요. 스텔라에게 찐 도움이 됩니다 ^^ 플리즈~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이건 모임운영관련 이야기인데요.

제가 한동안 새로운 생각에 빠져 지금처럼 막 시스템과 밑그림을 구상하는데 골몰해 있느라

글벗님들의 글을 자주는 못 뵐지 몰라요.

이해해 주세요. 그러다 어느날 아, 머리식힐래~~ 하고 올댓글을 할 수도 있고 랜덤으로 막 타고 들어갈 수도 있는데, 일단 글벗님들끼리 모임의 텐션을 유지하기 위해 자생적으로 각자의 기본적인 규칙(발행시간, 오늘의 의 의무댓글 투어 플러스 알파 ^^) 그것만 잘 지켜주세요. 너무 매일 댓글에 빠져있다보면 일상과의 괴리가 생길수도 있으시니, 완급조절하여 자신만의 적정댓글분량도 가늠해 보시구요.



우리 글이란거 하루이틀 쓰고 말게 아니라, 인생습관으로 밥먹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만들고 싶잖아요. 그러니 각자에게 가능한 롱런전략을 마련하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전, 오늘 이렇게 주구장창 말씀드린 이 플랜이 저만을 위한 기획과 구성이 아니라고 자부합니다.

'글쓰고 발표하는 아이들(이하 줄임:글발아- 벌써 기관이름이 나왔네요. ㅎㅎ)'온라인 버전을 생각하게 된건 다 글벗님들의 말씀 때문이었거든요. 밝은미소님의 이안이때문에 중학생 반까지 생각한거고, 제주에 있는 한별이, 대전에 짱가양, 그리고 잠정 최우수 고객 지혜님. ㅋㅋ 내일만날 태현이, 그리고 태생부터 글벗이었던 소쿠리랑 람보, 엄마를 괴롭히는 친구들 때문에 글쓰기 교실을 안다녔다는 찬이, 설이.. 등등


이게 정말 좋은 혜택의 기회라면 우리 글벗님들의 아이들에겐 어떻게 이걸 드릴 수 있을까?
우리가 이렇게 우리끼리 좋은데, 아이들은 글 속에서 어떤 캐미스트리를 주고 받을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저한테 인스타 가르쳐주는 친구는 미취학인 딸래미 보내겠다고, 주말반 만들라고 어제 한 30 번도 더 얘기하더라구요. 전 아직 이사도 안 갔는데..ㅎㅎ 그렇게 자녀교육엔 부모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이 세상을 다 바꿀 수 없지요.

타고난 성향도 바꿀 수 없고요.


그런데 이거 하나는 알겠더라구요. 세상 속에 내가 태어난 삶의 의미를 알고 그것을 적어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주파수가 서로 연결되면 그 안에 정말 '행복의 안전지대'가 된다는 것을요.


몸을 붙여 살 수는 없지만, 다행히 기술의 진보로 '정신을 연결해'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어요.

이제 첫주 지났지만 벌써 찐친이 된 듯한 15기 신입글벗님들과 이젠 정말 가족보다 더 심오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하나도 어색하지 않죠. 기존 글벗님들은 모임을 운영하는 동안은 우리가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 는 그 감각의 행복지대에 살고 있잖아요.


그 안전지대는 저 혼자 힘으로는 지켜낼 수 없고, 아니 지킨다 해도 제 혼자 역량정도에서 멈추겠지만,

그래서 부부가 함께 해야 끝까지 오래간다는 생각에 일호작가님이 탄생하셨고, 가족같은 글벗님들과 오늘과 같은 관계까지 이루어내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사는 세상속 아이들이 진짜 행복을 찾을 수 있는 '행복의 안전지대, 글쓰고 발표하는 아이들을 지지, 응원해주세요!!' 우리 아이들이 잘 크는 방법은 결국 같이 크는 아이들이 모두 잘 자라야 합니다.

어른으로서 교육자로서 (희안하게 현직 선생님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우리 글방 ^^) 저희가 해야 할 사명같은게 저는 느껴집니다! 그 섹시한 정신세계에서 나오는 말들을 저에게 쏟아부어 주세요.

잘 요리해서 한번 만들어 볼까 합니다!!



(와~~~ 이건 뭐,  국회의원 출마선언이 따로 없네요 ㅎㅎㅎ
이렇게 길고 장황한 저를 이해해 주실때도 됐잖아요~네? 별말 안하는 읽어주신 글벗들에게 우격다짐, 자격지심 난리임. ㅋㅋㅋ)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들 글쓰는 습관+ 발표력을 키워주는 곳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