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 지도에서 우리는 안전한가?
지난 2022년 12월 세계는 Chat GPT라는 새로운 AI가 출현하며 앞으로 바뀌게 될 세계에 대한 핑크빛 전망이 나돌았다. AI가 대체해 줄 업무로 인해 인간이 추가로 확보하게 된 시간을 활용하여 만들어내는 효율은 향상될 것이고 더욱더 발전된 사회로 나아갈 것이라는 기사가 언론을 장식했다. 그런 와중에 이런 변화가 인간의 삶에 영향을 끼쳐 점점 많은 수의 인간은 예전보다 힘든 삶을 살 것이라고 우려하는 여론도 적지 않다. 누구의 주장이 맞을지는 시간이 흘러가야 알겠지만 현재까지의 흐름으로 보았을 때 우려하는 여론이 맞아가는 듯하다.
소위 ‘천조국’이라고 불리는 USA. 독보적으로 앞선 군사력으로 세계의 경제와 정치를 이끌어가는 독보적인 존재다. 그런 USA에 최근 이상한 일이 발생하고 있다. 바로 사람들이 길거리에 똥을 싸는 것이다. 사람들이 화장실이 아닌 ‘길에서 똥을 싸다니?’, ‘과연?’, ‘설마?’, ‘선진국이라는 USA에서?’ 모두 이런 반응일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며 이를 처리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 당국은 ‘똥 순찰대(이하 순찰대)’가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다. 도로에 차량보다 마차가 다니는 게 익숙하던 시기에는 말이 싸는 똥이 거리에 즐비했지만 오늘날에는 사람이 싸는 똥이 도시에 즐비한 시대를 맞이했다. 순찰대는 똥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서 발견된 똥을 말끔하게 치운다. 신고된 지역은 지도에 표시를 해뒀다.
이런 기록을 누적시키자 놀라운 데이터가 나왔다. 신고가 주로 들어오는 지역이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금문교와 각종 박물관, 차이나타운 등이 모여있는 동북부에 집중되어있다는 것이다. 한때 돈이 쌓이면서 부유함의 상징으로 불렸던 대표적인 도시였던 샌프란시스코에 똥이 쌓이고 있다. 발견되는 똥은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발견되는 똥도 증가하는데 발견되지 않은 똥은 얼마나 더 많겠는가? 그로 인해 쾌적했던 생활환경도 점점 불쾌한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21세기 초강대국에서 왜 이런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을까?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상승하는 생활비와 집값, 줄어드는 일자리는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샌프란시스코의 시민들을 점점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일자리에서 밀려난 시민들은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집에서 쫓겨난 시민이 갈 곳을 길거리 밖에 없다. 노숙자가 증가하면서 그들은 먹는 것외에 씻는 것은 고사하고 그들이 용변을 볼 곳이 없어진 것이다. 대중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한 샌프란시스코에서 늘어나는 노숙자에 대한 대책이 없다 보니 벌어진 일이다.
과학과 기술이 눈부신 속도로 빠르게 발전하면서 많은 사람의 삶이 거기로 내몰리고 있다.
USA의 전설로 불리는 가수 토니 베넷이 부른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내 마음을 두고 온 곳은 샌프란시스코다.)’의 가사에서 나오는 것처럼 샌프란시스코의 태양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것은 여전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그로 인한 열기가 똥에서 더 많은 냄새를 유발해 샌프란시스코의 도로와 골목을 채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은 샌프란시스코에서만의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AI는 그 편이성만큼이나 빠르게 보급될 것이고 그로 인해 파급되는 사회적인 문제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이는 USA를 넘어 AI가 보급되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첨단기술에 열광하고 받아들이는 데 익숙한 우리에게도 멀지 않아 닥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물론 우리나라에는 도심 곳곳에 있는 지하철역을 비롯한 공원마다 공중화장실이 갖춰져 있어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일이 당장 발생할 거라는 예측은 어렵다. 다만 이런 문제의 단초가 될 수 있는 경제‧금융적인 사회현상이 우리 주변에서 이미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부의 쏠림은 시간이 갈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이를 완화하는데 기여하는 제조업은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부의 쏠림을 완화시켜 주는 시스템인 조세제도도 법인세 경감과 소비세 인상 등의 요인으로 역할은 점점 무뎌지고 있다. 불확실한 고용으로 인한 미래 소득이 안정적이지 않다 보니 청년세대는 결혼을 미루고 있다. 이로 인해 20~30대 자녀가 독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들의 부모는 자녀를 부양해야 시간도 늘어나고 있다.
이는 결국 출산율과 연결되며 0.78명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아직까지 인류가 가보지 않은 출산율 0.78명은 세계의 이목을 대한민국에 집중시키며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이에 따른 경기침체는 물론 전 국가적으로 경제성장률 감소에 따른 GDP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때 우리가 미래에서 살아갈 환경이 샌프란시스코보다 환경적으로 쾌적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물론 치안과 같은 안전에 대한 대안도 서서히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