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건 나라에서 권장해야 하지 않을까?
결혼생활에서 나를 격리시킨 지 1주일 차.
지금이 아니면 다신 돌아오지 않을 기회 같아 한국으로 떠난 지 딱 일주일 차다.
결론을 한마디로 정의하고 싶은데 참 그 한마디를 고르는 것이 쉽지가 않다.
직장을 그만두고 내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게다가 결혼생활에서 오는 권태와 불만족을 잠시만이라도 피하고 싶어 선택한 여행이었다.
비행기에 몸을 싣고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리를 어지럽혔다. ‘괜한 짓을 한 걸까?’ ‘왜 벌써부터 불안한 거지?’ ‘한국에 있는 식구들과 친구들이 날 루저로 생각하면 어쩌지…’ 깨 볶는 결혼생활도 아닌 직장도 없는..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도피한 나로만 생각되었다.
내 고국이란 참…
나의 가족들은 그저 코로나 시국에 건강히 부모를 보러 방문해준 것에 감사하셨고 하나라도 더 좋은 것을 먹이기 위해 신경 쓰셨다. 몇 년 만에 다시 만난 고등학교 때의 친구들은 그때의 그 순수함 그대로였다. 철없던 시절을 같이 보내어서 일까? 우린 아직도 그때의 18살의 우리들 그대로였다.
캐나다에서의 나는 그저 나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그 상황에서 잠시 빠져나오니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보게 된다. 이번 여행을 오기 전 한 가지 결심한 것이 있었다. 그곳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자. 진심으로 많이 듣고 채우고 많이 느끼자라고.
내가 힘들 땐 고군분투하는 나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한걸음 물러서 보니 모두가 그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이겨내고 있었다.
온전히 나 혼자이니 내 마음을 더 집중하여 들여다보게 된다. 남편의 마음도 그때는 그렇게 미웠던 것들이 그 사람의 이유가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 여행 홀로 1주일 차.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남편과 오랜 전화통화를 했다. 그땐 그리도 지겹던 대화가 내 마음을 열고나니 그 사람의 마음이 보이기 시작한다. 한 번은 심각하게 싸웠던 일이 있었는데 남편은 내가 없는 동안 그 일을 다시 곱씹어 보았던 것 같다. 그때는 내 분노와 서운함에 하지 못했던 말을 이번에 차분히 내 마음을 전해보았다. 그렇게 우리의 대화는 유쾌한 웃음으로 끝이 났다.
마음이란 것이 참 밉살스러운 장난질 같다.
그땐 앞으로 나가고 싶어도 벽에 부딪혀 나아갈 수 없는 듯하더니.. 그리도 나를 답답하게 하더니 내 마음을 열고 여유가 생기니 상대의 마음도 보이게 되니 말이다.
혼자만의 여행을 추천한다.
지금 이 순간, 내 몸을 던져 난관을 해결하려 몸이 부서져라 노력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상황에 지친 사람들, 그러다 삶의 무기력에 빠진 사람들, 이 악물고 노력해서 얻었지만 그 끈을 놓아야 하는 순간을 겪은 사람들.
혹시 자신을 패전병이라 느낀다면 혼자만의 여행을 해보시길…
그 여행에서 한 줄기 희망이 아직은 있다는 그 긍정의 한 줄을 느껴보시길…